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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수 주제는 <월화수목금토론>이다. 군포토론모임에서 쓴 책(창비교육)에서 가져온 제목이거니와, 토론은 늘 우리 삶에 함께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토론연수회 이틀도 토론에 푹 빠져보려 한다.
이번부터 겨울연수회는 토론교육을 조금 더 깊이 살피기로 했다. 공부 모임 선생님들이 실천한 사례를 모아서 이야기 나누며 살을 붙이고 새로운 상상을 펴기로 했다. 그래서일까 지난 여름연수회보다 신청이 많지 않다. 이건 우리가 예상했던 바이다. 한편으로는 지역 공부 모임 선생님들로 참가자가 다 차길 바랐는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우리 모임 연수 준비는 6개월 전부터 한다. 연수회를 마치면 다음 연수회 준비한다. 이번 겨울연수회도 지난 여름연수회를 마치며 준비위를 꾸려서 준비했다.
준비위는 온라인으로 생각을 나누고 직접 만나서 생각을 모아 오늘을 맞았다.
준비위에서도 몇 사람은 늘 하루 전날 연수 장소에 온다. 이번에는 네 사람이 하루 먼저 와서 연수 장소에서 잔다. 이렇게 연수 준비에 정신을 쏟는다. 준비에 쏟은 만큼 연수 진행은 매끄럽고 연수 내용을 알찰 터이니.
2019년 1월 16일 목요일
이곳에서 잔 사람들과 아침 일찍 온 사람들이 연수할 곳을 살핀다. 연수원 사정으로 오전에는 아주 큰 대강당에서 연수를 연다. 날씨가 싸늘한데 대강당은 더 춥다.
온풍기를 켜고 준비위에서 준비한 먹을거리와 연수회 준비물품을 챙긴다. 이번 연수회 총무님이 준비한 간식은 놀라움이다. 그 애씀이 우리 연구회의 성장이며 힘이로 모인다.
삶 나눔
우리 토론 모임이 가진 빛깔이자 힘이 삶을 나누는 것이다. 공부 모임마다 만나서 가장 먼저 힘주어 하는 건 삶 나눔이다. 연수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분임으로 나눠서 나누던 삶을 모두가 함께 나눈다. 넓은 곳에서 책상을 돌리면서까지 돌아앉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그럼에도 서로 얼굴을 보며 삶을 나눈다. 첫 인사를 삶으로 한다. 연수 준비 일꾼이 ‘2019년에 좋았던 것, 2020년에 해 보고 싶은 것’으로 하나씩 말하게 한다. 선생님들 모임이라 2019년 좋았던 것은 아이들과 살았던 이야기가 많다. 좋아서 행복했다는 이야기와 힘들었다는 이야기가 뒤섞인다. 2020년은 설렘과 걱정이 함께 있다. 누구나.
+ 힘들 때 우리 모임이 힘이 되었다는 선생님이 몇 분 계신다. 토론을 공부하는 우리 모임이지만, 굳이 토론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힘든 삶을 나눌 수 있다는 것, 힘듦을 위로 받고 함께 걱정해주는 게 힘이 되었다고 한다. 나도 그랬다.
분임토의
분임토의를 오전, 오후 두 번으로 나눠 한다. 오전은 삶 나눔 시간이 오래 걸려 40분 정도 했다. 대강당이 추웠는데 분임토의로 추위도 잊는다. 오후에는 2시간 동안 쉼없이 이야기 나눈다. 작은 세미나실에 여섯 모둠이 하나 같은 뜨거움을 보인다. 선생님들은 사례를 나누고 분임 선생님들 질문이나 도움말로 사례를 살찌운다.
분임토의 결과 발표
모둠에서 사례를 소개하고 생각을 나눈다.
첫 모둠은 여섯 사람이 교실에서 실천한 이야기를 나눈다. 현장학습에서 학생들이 미리 생각을 모은 사례, 정치로 행복한 학교를 위해 정당을 만들고 선거한 사례, 거꾸로 수업으로 학생들 배움을 나누고 모아 원탁토론한 사례, 온작품읽기로 토론한 사례, 모서리토론으로 모두가 말하게끔 이끈 사례, 토론을 마치며 어떻게 하는지 생각 나눈 결과를 발표했다.
두 번째 모둠은 마주이야기는 아이들이 하는 말로 모든 교육을 할 수 있다는 박문희 선생님 말씀을 듣고 알게 되었다. 백창우 님이 마주이야기로 노래(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보리)를 만들었는데 이것으로 토론이 가능하다. 교실에서 마주이야기(의자에 가방 걸기)로 토론했다. 5학년에 온책읽기, 2학기 교과서 토론 단원으로 5:5 토론한 사례를 발표했다.
세 번째 분임은 도덕 교과에서 통일로 토론했는데 어려웠다. 주제가 어렵고 주제 관련 정보가 어려웠던 것 같다. 쉬운 것으로 하고서 자연스럽게 넘어가야 한다. 피라미드 토론에서 자기가 낸 의견으로 고르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생각이 바뀔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게 좋다. 토론에서 말하는 것이 되기 위해 보통 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네 번째 분임은 달마다 한 가지 주제로 토론한 사례에 이야기를 나눴다. 질문 만들기로 직접 그림책으로 실습했다. 표지를 보고 질문 만들기, 책 보고 말하면 그것을 질문으로 만들기, 사고 기술 카드로 질문 만들기를 했다. 질문을 하다보면 사고가 확장된다.
다섯 번째 모둠은 시스템이 있어야 뭐든 잘 된다. 토론을 위한 시스템을 위해 첫 만남부터 준비한다. 제대로 듣는 연습을 많이 한다. 시스템에 문화까지 보태지면 좋다. 4학년과 슬로 리딩으로 가치수직선으로 학부모 공개 수업을 동학년이 같은 수업지도안으로 했다. 과학수업으로 플라스틱 토론한 사례를 나눴다. 토론 경험이 쌓여 삶이 풍요롭길 바랐다. 토론으로 결정하는 문제도 나눴다.
여섯 번째 모둠은 전체토론이 어려웠는데 근거 하나로만 묻고 답하기를 했더니 잘 되었다. 난상토론을 넣어 하고픈 친구와 짝토론을 했더니 좋아했다. 대구교육청 책 꾸러미로 우리 반 아이들 수만큼 달마다 책을 빌려서 온작품 읽기를 꾸준하게 했다. 토론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패들릿을 소개했다. 토론 과정 하나하나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신기했다.
지역 모임 소개
지역이 다르지만 해마다 여러 번 모여서 친하다. 여름, 겨울에 연수회로 만난다. 봄, 가을에 나들이로 만난다. 새학기 맞이 연수로 만난다. 자주 만나서 지역은 다르지만 서로 친하다. 이런 지역 모임에 함께 하면 좋겠다.(고양, 세종, 서울, 군포) 서울경기글쓰기교육연구회 대표 일꾼이 자리에 참여해 인사도 나누고 함께 즐겼다. 서울경기글쓰기교육연구회와 우리 모임은 회원도 겹치거니와 봄, 가을에 나들이도 같이 하며 손잡아 함께 걷고 있다.
강평
저녁에 30분 남짓 강평 시간을 가졌다. 내가 하겠다고 했다. 사례로 보내주신 분들 글을 읽고 한 마디라도 도움말을 드린다.
+ 독서토론 진행 과정이 잘 드러났다.
+ 과학 전담으로 토론하려 애쓰는 모습이 좋다. 그 과정(영상, 인터넷 조사, 책, 경험하기, 토론하기)이 좋았으며, 토론이 학생들 삶에 좋은 영향이길 바라는 기대도 좋다. 플라스틱으로 토론하기 위해 플라스틱의 좋지 않은 모습을 영상으로 봤다는데 학생들이 토론하게 동기 유발로 적절하다.
+ 논제분석으로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는 과정만으로도 토론을 겪을 수 있다.
+ 전체토론에서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어디에서건 전체토론에서는 하지 않는 학생이 있다. 짝토론에서 학생 수가 맞지 않으면 선생님이 짝을 하거나 그 학생은 다른 역할을 맡길 수 있고 1:2로도 토론할 수 있다. 짝토론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럴수록 기회를 더 가져야 한다.
+ 피라미드 토론에서 한 사람이 세 개씩 내어 세 개를 고를 때 내가 낸 것에서 하나를 의무로 넣으면 좋지 않을까. 내 것으로 하나씩 내고, 나머지 하나만 서로 의견을 나누면 될 것 같다.
+ 한 해 동안 토론을 꾸준하게 한 것이 너무 고맙다. 꾸준하게 하면서 잘 되다가 힘들다가를 되풀이한다. 이 모습이 성장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 토론을 했는데, 배경 지식과 역사 맥락을 알아야 하기에 힘든 역사 토론이지만, 초등학생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정도로 한 것이 좋다.
+ 학생들이 하는 말, 마주이야기로 토론을 시작한다. 아람유치원에서 마주이야기로 토론할 수 있겠다. ‘생각과 주장’, ‘의견과 주장’을 생각해 봤다.
+ 전체토론에서 학생들 참여를 이끌고, 재미를 보태려 노력한다. 토론으로 학급에서 생기는 문제를 학생들 스스로 해결하게 한다.
+ 5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로 토론한다. 지난 교육과정과 마찬가지로 이번 교육과정도 교과서 토론 단원은 아쉽다. 토론 과정에서 반론이 질문과 반박을 함께 포함해 헷갈린다. 주장다지기가 6단논법이라 어렵다. 교과서 논제에서 ‘꼭’이라는 말을 쓰는 아쉬움까지. 언제 비판하는 글을 써야겠다.
+ 토론에서 차례와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찬성과 반대에 같은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아울러 학생들이 조금 더 집중하는 힘도 있다.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토론에 익숙해지게 하는 과정이다. 이것에 익숙해지면 차례와 시간을 허물어 자연스럽게 토론할 수 있다.
+ 토론 과정이 아주 잘 드러났다. <월화수목금토론> 책을 참고하면 좋다. 토론을 마치며 토론 과정을 학생들에게 질문하는데, 이게 평가라 생각한다.
+ 학부모 공개수업으로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토론이 재미나다.
+ 원탁토론으로 학생들 참여를 이끄는 과정이 좋다. 우리 모임도 원탁토론을 함께 공부하고 실천해보면 좋겠다. 협동학습기법을 토론 과정에 넣을 수 있다.
+ 가치수직선 토론을 하고, 마지막에 프리즘 카드로 학생들이 정리하게 했다. 이런 도구를 쓰는 까닭은 참여와 자극이다. 아울러 쉽다.
+ 토론의 힘: 토론이 가진 힘은 말하고 듣는 힘이다. 글쓰기는 쓰고 읽는 힘이다. 이 둘은 영원히 갈 수 있는 힘이 있다. 기본이니. 아울러 글쓰기를 하는 교실에서는 글만 쓰게 하지 않는다. 좋은 글을 위해 학급살이를 풍성하게 한다. 여러 학급운영으로 학생들이 행복하다. 토론하는 교실은 토론만 하게 하지 않는다. 토론으로 학급 문제를 함께 푼다. 민주주의를 경험하게 해 학생들이 행복하다.
+ 성장: 여러 선생님들의 사례가 우리 모임의 성장을 보여준다. 앞서 한 사람이 한 것을 그대로 따라 하며 성장한다. 앞서 한 사람이 한 것을 그대로 따라 하는데 되지 않아 고민하며 내 것으로 만들며 성장한다. 앞서 한 사람이 한 것을 비판하며 내 나름으로 하며 성장한다. 혼자서 하고 혼자서 판단하면 내 성장을 가름하기 쉽지 않다.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나누며 도움말을 받고, 비판을 들으며 검증한다. 이렇게 성장한다.
미디어본부장 준 샘이 만든 영상을 함께 보았다. 그 짧은 시간에 만든 영상이라니. 모두가 깜짝 놀라며 내 모습을 영상에서 찾았다. 고맙다.
뒤풀이
우리 모임 공부 정말 쉽지 않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8시가 넘도록(보통은 9시인데 이번에는 한 시간 줄었다) 공부한다. 이번 연수회는 분임토의와 분임발표라 계속 함께 해야 한다. 이렇게 열심히 한 우리, 이제는 놀 시간이다. 1부는 군포토론모임 변 샘과 태 샘이 진행하는 자리다. 재미난 놀이와 분임 퀴즈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기까지. 아, 선물까지 한 아름 안겨주니 더없이 정겹다. 11시까지 1층에서 놀고 방으로 가기로 했는데 즐거움에 11시 30분이 되어 함께 방으로 간다. 방으로 가서는 삼삼오오 모여서 놀거나 이야기 나누고, 많은 사람은 한 방에서 또 논다. 새벽 3시까지 노는 모습을 보고 잠을 잤다. 뒤풀이에서 놀이는 대구 연 샘이 맡았는데 그 즐거움이 컸다. 다음 겨울 모임에서도 그러해주시길.
2019년 1월 17일 금요일
토론 실습
우리 모임은 토론교육연구회이다.
첫날은 토론 사례를 나눴다면, 둘째 날은 직접 토론 실습하는 시간이다. 고양토론모임 영 샘이 이끈다. 논제는 어제 분임에서 나온 여러 논제에서 투표로 정한 [줄임말을 써도 된다]로 했다. 논제 분석을 하고 입안문을 찬성과 반대 모두 쓰고는 짝 토론을 실습한다.
짝 토론은 교차질의로 한다. 세미나실이 와글와글 토론으로 소리가 가득 찬다. 토론이 가진 힘이다. 모두가 말하고 그 시끄러움에서도 모두가 귀담아 듣게 한다. 회전목마로 한 자리씩 옮겨 찬성과 반대를 바꿔서 짝 토론을 한 판 더 한다.
이어서 전체토론이다 모둠에서 발표자를 세 사람씩 정해서 한 사람이 하나의 근거로 주장을 펴고는 전원교차질의로 한다. 근거가 하나씩이라 짧은 전원교차질의 시간이지만 치열하다. 역시 토론 좋아하는 선생님들이라. 토론을 모두 마치고는 논제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나눈다. 그냥 토론으로 마치지 않고 토론이 내 삶에, 내 생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야기 나눈다. 여러 선생님들이 말하지 않아도 전체토론에 열심히 참여하는(듣고 생각하기) 자신을 보았다고 한다.
연수회를 돌아보며
빙 둘러 앉았다.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앉았다. 이제 마지막 차례다. 붙임쪽지에 좋았던 점과 아쉽거나 바라는 점을 쓴다.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11시에 시작한 이야기는 12시에 정확하게 마친다. 좋았던 점(분임토의, 삶 나눔, 사례, 따뜻함, 노래, 뒤풀이, 이야기, 토론, 먹을거리, 잠자리, 게임, 영상 따위)을 이야기하며 또 오고 싶다고 한다. 오길 잘했다고 한다. 모두가 연수회를 위해 준비해준 여러 선생님들 덕분이라며 고마워한다. 아쉽거나 바라는 점은 오래 앉아서 허리가 아프거나, 치킨에 뼈가 있어 불편했거나, 너무 공부가 길어 집중이 떨어졌다는 따위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연수 준비를 위해 애쓴 오중린 준비위원장과 돈관리와 먹을거리를 챙긴 이정민 연수 총무님, 연수회 필요한 물건을 하나하나 다 챙긴 유준희 사무장님 그리고 함께 준비한 열몇 분의 준비위 선생님들에게 고맙습니다. 선생님들이 연수 준비와 진행으로 애씀이 다음에 다른 선생님들이 연수 준비와 진행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 고맙습니다. 연수에 오지 않은 여러 선생님들 생각이 납니다. 이런 보고픈 마음이 사라지기 전에 다시 만났으면 합니다. 이번에 오신 분들은 또 만났으면 합니다. 모임에서 만나도 좋고, 이렇게 연수회에서 만나도 좋겠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남기고 우리는 마쳤다.
+ 마치고 연수 준비위는 다음 연수를 위해 모였다. 다음 연수회 계획을 다 세웠다. 무엇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우리 연수회 힘이기도 하다. 다음 연수 날짜도 잡았다.
[열아홉 번째 연수회, 2020년 8월 13일(목)~14일(금), 평택무봉산청소년수련원]
열여덟 번째 토론연수회, 끝!
첫댓글 1정으로 못 갔는데 마치 참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감사합니다ㅎㅎ 다음 기회에는 꼭 참여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