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내년도 국·도비 등 예산확보에 비상이 걸려있는 가운데 올해 예산 9백여억원을 집행하지 못하고 내년으로 이월 할 것으로 알려져 관광 거제발전과 주민숙원사업 해소를 기대하던 시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매년 30% 명시이월…농협만 살찌워
지난 28일 거제시의회 윤종만의원(신현 1)의 시정질의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1억원 이상 확보된 사업비 중 집행하지 못하고 다음해로 이월된 사업비는 총 3백83건, 1천5백74억7천6백만원이나 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 책정된 사업비 중 집행하지 못하고 내년으로 이월되는 사업비도 2백26건 8백50억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매년 수백억원의 예산이 농협 시 금고에서 낮잠, 계약만 해 놓고 이자 등 수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농협만 살찌우고 있는 실정이다.
시가 예산을 확보하고도 집행하지 못하고 있는 사업 대부분은 도시계획도로 개설 및 확·포장 사업으로 지가상승, 이용성, 활용도 등에 따른 지가상승 기대심리를 노린 토지소유자들이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는데 기인하고 있다.
#사업추진 소극적 대응…행정·예산 낭비
그러나 3∼4년간 집행하지 못하고 있는 사업 대부분이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설득, 협의 등 노력여하에 따라 추진이 가능한데도 담당공무원들은 형식적인 토지수령안내문 통지 등만 발송한 후 보상금 수령거부라는 이유로 사업추진을 수년간 방치하고 있다.
이처럼 담당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으로 토지 재 감정을 실시할 때 상승된 지가로 보상해야 하는 등 행정력과 막대한 예산낭비마저 초래하고 있다.
# 내년 국·도비 예산확보 비상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역경제활성화와 도·농간 격차완화를 목적으로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이 중요한 국정과제로 선정되면서 지난해 12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 법에 따라 지금까지 국비로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해 오던 양여금 대부분과 환경, 복지 등을 제외한 지역개발 관련 보조금과 농어촌 정주권사업을 비롯 특성화발전과 낙후지역개발, 지방도 등 지역 SOC개발, 농어촌 생활기반정비, 지역경제활성화와 문화관광진흥사업 등은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이하 균특)에 편성, 예산을 집행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도에 거제시에 지원하는 예산 대부분이 균특회계로 편성될 것으로 알려져 국비 50% 지원에 따른 도비 30%·시비 20%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시가 중·장기 지방재정 계획에 의거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시의 역점사업들에 대한 예산확보는 물론 시장공약사업 등 신규사업추진사업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공공청사신축 부문
시는 중·장기 지방재정운용계획에 따라 능포동 청사를 올해 준공하는데 이어 내년도에 신현읍과 연초면, 옥포1동, 청사를 착공, 또는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내년 예산에 연초면 청사신축에 따른 설계용역비만 일부 반영될 뿐 분동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신현읍과 옥포1동 사무소신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옥포1동은 현재의 여객선 터미널 2층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및 문화부문
시는 해금강 집단시설지구조성, 조선테마공원, 사등관광지조성, 고현·폐왕·오량성 보수, 강망산 봉수대, 옥포운동장, 시체육공원, 농어민문화센터, 양지암 조각공원, 청마기념관건립, 대통령 생가기록관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부분 당초 계획대로 예산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건·지역사회·생활개선 부문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장승포 하수처리장, 하수관거정비사업, 하청·장목·사등면 하수처리장, 고현천 수변공원조성, 가조연륙교 가설공사 등 중·소형사업들을 계획 또는 추진하고 있으나 지방재정이 점차 열악해 지고 있어 국·도비는 물론 시비 확보대책이 시급하다.
▲사회보장부문
사등면 지석리에 추진키로 한 공설납골당 설치계획이 주민들의 반대로 답보상태에 있고 노인복지회관과 휴양촌건립, 시각장애인 자활센터 건립 등도 국·도비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종 현안 및 주민숙원사업
극심한 병목현상을 보이고 있는 연초∼장목간 12km 도로 확·포장, 낙후돼 있는 거제. 둔덕, 동부면 등 서부지역 경기활성화를 위한 상동∼명진간 계룡산 터널공사, 고현∼문동간 지방도 1018호선 확·포장을 비롯 부춘∼학동간, 수월∼양정간, 사곡∼거제간, 저구∼탑포간 도로 확·포장 등 각종 현안사업과 주민숙원사업들에 대한 사업비 지원요청을 해 놓고 있으나 국·도비 지원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 있다.
#경남도…국·도비 배정 권한 확대
내년부터 양여금 등의 제도가 폐지되고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가 시행됨에 따라 국·도비 배정권한이 도지사에게 많이 위임돼 있어 특별교부세 등 확보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시 예산 관계자는 “사업별로 국·도비 지원액이 등이 정확히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원액은 올해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라며 “사회각층을 망라한 범 시민적인 예산학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거제시는 지난 19일부터 3일간 시장실에서 김한겸 시장 주재로 각 실과별 내년도 사업추진 분석 보고회를 갖는 등 국·도비 확보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시민들은 “주민숙원사업 해소를 위해 어렵게 확보한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다면 처음부터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게 아니냐”며 “각종사업 추진에 대한 시장의 강력한 의지”를 촉구하고 있다.
거제시는 11월 중순까지 예산편성을 마친 후 시의회 정례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