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이 없냐?” “어!, 너 별로 말 없어!” 양동근이 말해준 막역한 그의 친구와의 실제 대화다. 그런 후 양동근는 말한다. “하도 많이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술 먹으며 친구한테 물어봤는데.....제 성격인 거 같아요. 그래도 요즘은 좀 나아진 거 같다는 말 자주 듣는 편이에요. 다른 분들이 하도 답답해 하니까 제 자신도 좀 노력했죠.”
필자가 보기에도 여전히 어눌하기는 하지만 전보다 분명 말수가 늘었다. 말이 많고 없음은 한 배우를 평가하는 데 있어 그다지 의미심장한 지표가 될 순 없다. 그럼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비중이 실려 흘러나오는 건 홍보와 관련된 비즈니스적인 측면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정은 달라졌다. 배우가 아닌 엔터테이너가 필요한 매체의 그물망에서 벗어나 있는 몇몇 배우들의 그러한 면모가 강점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고 양동근도 그 범주 안에 들어서 있는 인물로 자리했다. 말이 아닌 거대한 움직임으로 열도를 뒤흔들었던 최배달 선생의 청년시절을 그린 <바람의 파이터>에 적역으로 그가 선택된 건 그 같은 양동근의 성향이 한몫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히, 기왕의 그의 영화와는 달리 다양한 얼굴 표정으로 언어가 포착해내는 그것 이상으로 많은 걸 보여주는 <바람의 파이터>는 아찔한 액션도 액션이지만 감히 말하건대, 얼굴의 스펙터클 영화라 명명해도 될 정도로 양동근의 안면 근육의 움직임이 필살기에 다름 아니다. 시쳇말로 말하자면 짧은 촬영 기간 안에 죽기아니면 까무라치기 식으로 함 해보자는 그의 억센 근성이 고스란히 얼굴에서 읽힌다는 말이다. 물론, 인터뷰 장소에 나온 그의 헤어스타일이나 복장 매무새에서는 전혀 그런 기운이 감지되지 않았지만, 말 주고받음의 행간을 유심히 살펴보면 영화에 대한 그의 미묘한 집념이 필시 눈에 밝힐 것이다.
많이 더우시죠. 아니요....
더우실 거 같은데.. 정말 아닙니다.
요즘. 식사는 제때 하고 다니는지 점심시간 전에 일어나서 점식 먹고.......그 다음에 저녁 먹고....뭐, 하루에 두 끼 먹는 거 같아요. 잠은 새벽에 자는데 밤에 아무것도 안 하고, 활동량이 적어져서 그런지 많이 안 먹어도 괜찮아요.
촬영 마치고 요즘 뭘 하고 다니세요. 날씨가 덥다 보니까 수영 열심히 하고 친구들 만나고 또 컴퓨터 고스톱 있죠. 제 종목이 아닌데 워낙 할 일이 없다보니까 엄마가 추천을 해서 하고 있어요. “야! 이거 고스톱 치는 거니까 한번 해봐!!” 그래서 해봤는데 혼자하기에 재밌더라고요.
가편집본 정도는 보긴 봤죠 부분적으로 거의 봤어요.
어땠어요. 영화를 본 소감이 ...........................어............그냥, 어떻게 얘기해야 하나? 같이 찍고 작업한 분들이 다들 좋아하는 눈치였어요. 같이 고생한 분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은 좋았죠.
생각했던 거랑 크게 다른 점은 없었나요. 별로 없었어요. 저나 감독님이나 액션도 액션이지만 인간 최배달을 그리자. 이쪽에 생각이 많았기 때문에 저 역시 시나리오 보고 그쪽으로 방향을 잡고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보니 잘 그려져 나온 거 같아요.
원래는 비가 캐스팅 됐다가 중간에 양동근씨로 교체됐는데... 음............감독님이 직접 연락을 줬어요. 일단 시나리오 한번 봐라! 같이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봤는데 워낙 재밌었어요. “이런 건 내가 해야지”될 만큼 괜찮았죠. 이것저것 생각 할 거 없이 하겠다고 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배달에 대해 잘은 몰라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데. 그러니까 송강호씨의 <넘버3> 그 대사 정도는 알고들 있죠. 양동근씨는 최영의 선생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나요. 아니요. 저 역시 그것밖에 몰랐어요. 송강호 선배님이 말했던 그 대사! 최배달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어려서 그런지 잘 몰랐어요.
영화상 일본어를 구사하는 데 있어 별 문제는 없었나요. 일본 무도인으로 나온 가토 마샤유 말에 의하면 일본어를 별 어려움 없이 구사했다고 하던데. 글쎄.......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일본어 선생이 코치를 잘 해줬고 제 발음이 원래 잘 세는 편이라 나름대로 그게 도움이 된 거 같아요. ㅋㅋㅋ 어쨌든, 선생님이 잘 가르쳐줘 큰 문제는 없었어요.
역동적인 액션을 선보이고자 액션스쿨 다닌 거 외에 또 다른 무엇을 준비한 게 있나요.? 으........으......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준비할 여력도 없었고, 액션스쿨에서도 많은 훈련을 못 받았고, 워낙 시간이 타이트해서 현장에서 많은 걸 해결해야만 했어요. 그래서 살인적인 스케줄에 몸 망가질까봐 술 담배를 잠시 끊었고요. 이 점이 가장 아쉬워요. 조금이라도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힘합으로 다져진 유연한 몸 때문에 여러 모로 덕을 봤을 거 같아요. 거친 몸동작을 몸소 실천해야만 하는 장면 같은 데서 말이에요. 아무래도 그렇죠. 액션장면 찍을 때 합을 짜고 하는데 그게 동작만 틀렸지 춤과 똑같은 꼴이에요.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워낙 가닥이 있으니까....ㅋㅋㅋ
일본 배우 히라야마 아야와 가토 마사야와의 작업은 평소에 가토 아저씨랑은 같이 호흡할 일이 그리 없었고요. 아야 그 친구와는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상대역인데 의사소통이 안 되고 같이 얘기를 나눌 시간도 없어서 친하게 지내지는 못 했어요. 부딪힐 일이 예상외로 적었죠. 외국인이니까 뭐가 다르고 특별하고 그런 느낌을 가지지도 받지도 않았어요.
해외 로케이션은 처음인데 어땠어요. 일본에서는 대략 2주간 정도 머물며 영화의 30% 분량을 찍었어요. 총 네 군데를 옮겨 다녔죠. 한번 생각해보세요. 2주간 동안 30% 분량을 네 군데 옮겨 다니며 다 찍어야하니. 거의 뭐 죽음이었죠. 그래도 일본에 온천이 많아서 그나마 그게 좋았어요.
유독 힘들었던 장면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휴~~우 영화, 보시면 알거예요. 어느 특정 장면이 기억에 남고하고가 없어요. 모든 장면이 장난이 아니었죠. 그래도 그렇게 힘들게 찍고 나니 많은 게 더 기억에 남고 보람됨을 느껴요.
실존인물이라 좀 부담이 됐을 거 같아요. 전혀요. 애초 그런 부분은 신경을 안 쓰기로 했어요.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의 헤어스탈 중 가장 길고 머릿결이 심하게 안 좋던데 거치적거리진 않았나요. 촬영 당시가 겨울이라 오히려 따뜻하게 해주는 부분도 있었어요. 물론, 신경이 쓰이긴 쓰이죠, 가발을 쓰니까. 그래도 가발 덕에 감정이입을 하는덴 한결 쉬웠다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어쨌든 그래요.
친구나 주변사람들에게....“야 이건 장난 아니야! 꼭 기억해놨다가 꼭 봐” 뭐, 그런 죽이는 장면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액션을 상당히 신경 쓰긴 썼어요. 실제 공수이다 보니까 진짜로 치고받고.. 이거 괜히 했다 싶을 만큼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 영화는 스탭들이 한 목소리로 늘 말하듯 액션영화를 가장한 휴먼드라마예요. 그만큼 액션뿐만 아니라 내용이나 드라마의 감동이 많이 섞인 영화라고 볼 수 있어요. 그치만 뭐 보시면 아는 거지. 지가 이렇다 저렇다 하기에는 좀.....하!하!하!
혹, 호불호가 명확한 스타일이 아닌가요? 맞아요. 확실히 그런 스타일 거 같아요. 그럴 때가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인터뷰를 그다지 달갑게 생각하지 않을 거 같아요. 어, 물론 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긴 있는데 근데, 어쩔 수 없잖아요. 그냥 해야지.
영화매체가 “이건 좀 오바다”라고 단상될 때가 있을 텐데. 크게는 없고요. 다만, 현재 매체의 시스템이 영화를 홍보하려면 어, 퀴즈를 풀어야하고 쇼를 해야 하고, 뭐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겠지만....해야 되는 건지 나 원참. 이런 건 나중에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좀 더 얘기를 나눠야 할 거 같아요.
음악 하는 사람들과 친한 걸로 알고 있는데 스타일이나 취향면을 보자면 오히려 영화보다는 음악을 더 즐기면서 하는 거 같아요. 맘껏 즐기면서. 음, 힙합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어려워요. 처음 시작할 때는 한 없이 즐거웠지만 지금은 힙합이 삶이나 마찬가지에요. 그 안에서 어떤 걸 깨우치게 되고,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힙합을 하기에 내가 있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말이 길어지는데 이거....이런 문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어요.
현재 차기작이나 향후 계획이 준비돼 있나요. 전혀, 전혀 없고요. 지금은 그냥 <바람의 파이터> 홍보하고 인사 다니고 있어요. 그 뒤로는 음반 영화 아무것도 생각 안하고 있어요. 좀 제 자신을 내버려둬야 할 거 같아요. 너무 일만 하며 달리다보니까 내 자신을 너무 잃어버리지 않았나 싶어요. 뒤도 돌아보며 정체성도 찾아야 하고, 지금 쳐진 울타리도 한번 둘러보고 그럴 예정이에요. 뭐, 말처럼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기다리는 네티즌 제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어, 저희 영화 <바람의 파이터> 좀 있으면 개봉하는데요. 좋은 거 보여드리려고 스탭들 고생하며 영화 찍었어요. 어. 그러니까 극장에서 한번 보세요. 비디오로 보셔도 되고 뭐 안 보셔도 할 말 없는 거고....(웃음)
취재: 서대원 기자 촬영: 이기성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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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거 본다고 하던데...개인적으로 알포인트가 더 보고 싶네여...
알포인트는 예고만 봐두 넘 무서웠어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