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웅은 전관왕을 꿈꾼다.
K리그가 심상치 않다. 그간 이적시장이 열리면 너나 할 것 없이 좋은 선수를 앞다퉈 데려오던 K리그 구단들이 올 겨울 이적시장에선 몇 보이질 않는다. 대부분 팀이 재정의 허리띠를 꽉 졸라 매고있는 추세다. 대부분들의 기업구단들이 운영자금을 축소함에 따라 정말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가 아니면 어지간해선 영입 하지않는 소극적인 이적시장 행보가 계속 되고있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적극적인 이적시장 행보를 선보였지만, 모기업의 재정악화로 인해 울산 역시 운영자금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이 때문인지 거액의 돈을 써서 영입하는 것 보단 직접 길러서 자급자족하는 유소년시스템에 요 근래 눈을 돌리고 있다.
유소년이 갖는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당장 눈에 띄는 거액의 이적료가 들지 않는 점부터 자연스레 해당 프로팀에 대한 충성심이 생기는건 덤이다. 이 때문에 현재 세계적인 팀들부터 K리그팀들까지 실력있는 유소년 선수들을 적극 육성하는 추세이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울산이 사실 그간 유소년으로 재미를 본 구단은 아니다. 한국 축구의 미래로 까지 기대를 받던 이상호가 수원으로 떠난걸 시작으로 임종은(전남), 최진수(안양)등 자의반 타의반 남의 구단 좋은 일만 시켜 준적이 많았다. 앞으로는 다를 수 있을까? 정답은 아직 모르지만 충분히 다를 조짐이 보인다. 올 시즌 유소년 출신인 정승현, 장대희, 고민혁을 프로팀에 불러들인데 이어 앞으론 더 많은 유소년출신 선수들이 프로팀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K리그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에 미래 스타의 산실로 불리는 K리그주니어도 조명을 받을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현대고, 현대중 선수들은 장차 울산을 이끌어 나갈 귀중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K리그주니어를 준비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이 시점에 특별한 손님을 만나 얘기를 나눠 보았다. 현대고의 중추이며 올 시즌 현대고의 전관왕을 꿈꾸는 3학년 김건웅 선수다.
(다부진 체격만큼이나 김건웅은 큰 꿈을 그리고 있었다.)
프렌즈(이하 프): 울산현대 팬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김건웅(이하 웅): 안녕하세요. 울산현대고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김건웅이라고 합니다.
프: 프로필을 찾기 쉬운 프로선수들과는 다르게 김건웅 선수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다소 있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웅: 저는 미드필더를 보고 있구요. 중앙수비도 볼 줄 압니다. 패스플레이도 좋아하구요. 최대한 열심히 뛰려고 노력하는 스타일 입니다.
프: 특이하게 42번 번호를 달았습니다. 등번호에 얽힌 사연이 있나요?
웅: 제가 좋아하는 선수 중에 한 명이 야야 투레(맨체스터 시티. 잉글랜드)입니다. 좋아하는 선수의 번호를 현대고에서가 아니면 배정 받을 기회가 별로 없을 것 같아서 42번을 한 번 달아봤습니다. 물론 프로에 진출해서도 42번을 준다면 감사하게 받을 것 같구요. 개인적으로 42번이 좋아하는 번호에요.
프: 어린 선수니 만큼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데, 실력 향상을 위해 참고하는 롤모델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웅: 우리나라 선수는 스완지에 기성용 선수를 좋아합니다. 외국선수는 역시 야야 투레를 좋아하구요.
프: 현대고에서 3년째입니다. 김건웅 선수에게 현대고란 어떤 곳 인가요?
웅: 좋은 팀이죠(웃음). 사실 그간 (현대고)감독님이 자주 바뀌고 하셔서 적응하기가 힘들었는데 워낙 시설적인 면이나 선수들의 구성도 좋은 팀이다 보니 이젠 큰 문제가 없어요. 선수단이나 시설이나 현대고는 정말 좋은 팀인 것 같아요.
(돈 주고도 살수 없는 경험을 얻은 미야자키 전지훈련)
프: 올 겨울 프로선수들의 전지훈련에 이례적이게 참가하였습니다. 참가 요청을 받았을 때 솔직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웅: 처음 들었을 땐 진짜 많이 떨렸죠. ‘내가 가서 뭘 할 수 있을까?’, ‘경기만 보다가 오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구요. 그래도 참여하는 것 자체가 좋았어요. 현대고 친구들도 장난식으로 ‘넌 (당연히) 프로 가겠지~’라고 놀리기도 많이 했구요.(웃음)
프: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전지훈련에서 어떤 점을 배웠나요? 다녀온 후의 심정은 어떤가요?
웅: 확실히 프로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뛰는구나 라고 느꼈어요. 수비하는 부분에서도 프로 형들께 많이 배웠구요. 특히 미드필드에서 마스다 선수나 하성민 선수와 같이 뛰면서 (볼)관리 하는 법이나 패스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어요.
프: 지난 시즌엔 많은 대회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는데, 올해는 현대고가 기분 좋게 출발을 했습니다. 올 시즌 K리그클래식이 개막하며 곧장 K리그주니어도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데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가 궁금합니다.
웅: 모든 대회 다 우승하고 싶어요. 감독님도 선수들도 전관왕이 목표에요. 최대한 전관왕을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개인적인 목표는 딱히 없어요. 일단 팀이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면 좋겠어요.
프: 많은 팬 분들이 프로선수들의 경기는 많이 보지만 유소년 축구는 접하지 않는 편이고, 정보도 구하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정보에 목 말라하는 팬 분들에게 김건웅 선수가 ‘올 시즌 현대고 축구는 이렇게 봤으면 한다’ 고 관전 포인트를 알려줬으면 합니다.
웅: 7번 오인표 선수가 정말 잘 해요. 일단 빠르고 드리블도 잘 하구요. 패스 플레이나 선수들 간 호흡도 정말 좋아요. 리더십도 좋아서 올 시즌 현대고 주장을 맡고 있구요. 신입생들 중엔 현대중에서 이번에 현대고로 진학한 두 선수가 실력이 괜찮아요. 홍현석, 김규형 이라고 신체조건이 작은 선수들이긴 한데 고등학교에서도 통할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요.
프: 이제 한 달여뒤 주니어리그가 개막하죠? 주니어리그 개막을 기다리는 울산현대 팬 분들게 마지막 인사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웅: 3월 21일부터 주니어리그가 개막 하는데요. 저희는 서부B에서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프로 형들도 많이 응원 해주시고, 저희 경기도 많이 와주셔서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