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이 진귀한 자료를 이렇게 우연하게 찾아내다니^.^
한국대중음악역사에 있어 남진과 나훈아는 세기의 라이벌로 회자된다.
남진은 한때 한국의 엘비스 플레슬리로 불리며 가요계 정상에 군림했던 영원한 오빠다.
나훈아괴담설로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나훈아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운 트로트의 황제다.
70년대에 벌어진 남진과 나훈아와의 세기의 라이벌전은 대중가요사의 중요 사건임에 분명하다.
한국 걸그룹 역사 전시회에 전시할 자료를 찾다가 남진 나훈아 라이벌전의 서막이 된 광고를 우연하게 찾았다.
두 사람의 라이벌 전을 야기시킨 저 광고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겠다.
나훈아는 남진의 월남파병으로 빚어진 공백기에 최고의 인기 가수로 급부상했다.
순박한 시골청년 같은 건장한 나훈아의 구수한 노래는 여성들에게 섹시한 이미지로 어필이 되었다.
지방의 극장 공연 때는 그야말로 수난의 연속이었다.
극성 여성 팬들에게 와이셔츠를 찢기고 손등을 할퀴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옷 속으로 손이 들어오는 봉변을 다반사로 겪어야했다.
1971년 6월 필생의 라이벌 남진이 제대를 해 가요계로 복귀했다.
최초의 '남진.나훈아 대결'은 1971년 8월, 청계천에 소재했던 국내 최대 살롱무대에서 시작되었다.
살롱 아마존은 의도적으로 두 사람의 라이벌 대결 무대를 기획해 포스터까지 제작했고 언론에 광고까지 냈다.
적중했다. 두 가수의 대결을 보기 위해 아마존 홀은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남진의 불참으로 대결은 불발탄으로 끝났다.
이 소식이 세간에 화재가 되자 MBC TV 가요프로 '오색의 화원'에서
두 가수를 함께 초대해 노래 바꿔 부르기로 자웅을 겨루게 했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두 청춘 가수의 세기의 라이벌 전은 본격화되었다.
방송이 나간 후 '나훈아가 판정승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자 남진은 시민회관 리사이틀무대로
한판 뒤집기 진검 승부를 걸었다.
그러니까 걸그룹 자료를 찾다 우연하게 주간경향잡지에서 발견한 저 아마존 쌀롱의 광고는
세기의 라이벌 남진 나훈아 대결을 부추킨 최초의 자료다.
비록 불발로 그쳤지만 광고를 보니 두 사람의 노래대결 심사를
입장객 전원의 인기투표로 결정한다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그러니까 노래대결은 히트곡 대결, 팝송 대결, 신곡 대결, 히트송 바꿔부르기
총 4라운드로 진행될 예정인데 요즘 유행하는 청중평가단의 심사로 승자를 결정짓는
일종의 서바이벌 오디션 배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대를 한 참 앞선 기획인 셈이다^.^
또한 중견가수들의 배틀이었던 나가수와도 질감이 다른 최정상 가수의 진검승부란 점에서
나가수에 부여되었던 대중음악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형식이란 비난에 면죄부가 부여되는 셈이다^.^
그동안 기사로만 접했던 저 광고의 실체를 찾게 되어 기쁘고 블로그 이웃친구님들에게
이렇게 포스팅을 통해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