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용이야기1,
유명한 한약제인 사슴의 어린뿔 녹용.
녹용의 효능을 알아보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음양으로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세상에 뿔에 피가 흐르는 것은 녹용뿐이라는 사실~
이 뿔은 나중에 늙으면 피가 다 빠지고 뼈조직만 남은 녹각이 된다.
이런 점에서 출발해서 음양의 주객을 파악한다면 녹용의 기본적인 효능을 쉽게 알수 있다.
일단 먼저 피와 뼈의 성질을 보면 뼈는 딱딱하고 굳은 음이다.
그리고 부드럽고 움직이는 피는 양이다.
수축, 수렴의 기운이 있는 음인 뼈는 힘을 안으로 모아 양을 압박한다.
그 결고하 양은 불출, 분열하는 기운이 있기 떄문에 눌릴수록 더욱 반발하게 된다.
그래서 끝내는 피가 뼈를 탈출하게 된다.
뼈는 몸속에 있어 압박을받으며 그 압박 받는 힘에 반발하여 피를 만들어 내는 것인데 뼈가 속에 있지 않고 머리를 뚫고 밖으로 돌출해 나와 있는 것이 바로 녹용이다.
결론적으로 녹용이란 안에 있는 양의 힘이 너무 강력하여 머리를 뚫고 외부로 돌출해 나온 모습인데 사음의 어린 뿔은 딷끄한 피가 뼈를 이끌고 머리 밖으로 돌출해 나오는 과정속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녹용을 주로 태음인의 겉이 냉하면서 습한 병에 복용케 하여 한습을 몰아내는데 쓰는 것이다.
또한 태음인에게 혈액이나 호르몬의 조성을 도외주며 또는 골다공증 처럼 내부에 양기는 빠지고 껍질만 남은 노인들의 뼈를 활성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외에 양기가 부족해 생기는 디스크, 남성의 발기부전 등 부족한 양기를 보충하는 데에 주로 쓰인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생긴 디스크나 태양인, 몸이 뜨거운 소양인이 복용하게 되면 해롭게 될 소지가 많은것이 녹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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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용이야기2
이솝 우화 중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여우가 포도나무 아래를 지나다가 아주 탐스럽게 열린 포도를 발견했다. 손을 뻗치면 금방이라도 따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팔딱 팔딱 뛰었지만 결국 닿지 못해 실패하고 말았다. 쓸쓸히 뒤돌아서며 여우가 한 말은 “분명히 저 포도는 맛이 시어서 별로일 거야. 차라리 안 먹는 게 나아”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간절히 원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능력이 따르지 못해 실패하면 자기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 가치를 깎아내리게 된다는 얘기다.
생뚱맞지만 우리 한약 중에 그러한 약재가 있으니 바로 ‘녹용(鹿茸)’이다.
녹용은 사슴의 갓 자라난 뿔을 말하는데 예부터 사람에게 중요하게 사용되는 약재 중 하나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녹용이 포함된 한약 처방을 많이 하는 이유는 단순히 몸을 보하는 개념 이외에 큰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면역력을 강화시켜 잦은 감기나 잔병치레를 막아준다. 특히 어린이집에 처음 보내거나 학교 신학기가 되면 대부분의 어린이가 감기에 걸린다. 이 때 항생제가 많이 처방된 양방 감기약을 먹이려면 걱정이 된다. 하지만 한의원에서 녹용이 포함된 한약을 먹이면 확실히 감기에 걸리는 비율이 떨어진다. 최근 연구에서도 이에 대한 효능이 입증됐다.
둘째 성장에 도움이 된다. 뼈를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대부분의 성장클리닉에서는 녹용이 포함된 한약 처방을 하고 있다.
셋째 밥을 잘 먹게 해준다. 태어나면서 비위 기능이 약하거나 위장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강제로 밥을 먹여도 소용이 없다. 이는 식욕이 없거나 아예 소화를 못시키기 때문인데 이 경우 위장 기능을 강화시켜 소화가 잘 되게 만들어 줌으로써 자연스레 식욕을 돋우어준다.
한의원에서는 최소한 1년에 한 번 정도는 복용시키는 게 권장사항이다. 하지만 필자는 아예 계절 바뀔 때마다 복용하길 권한다. 보통 어린이들이 환절기에 감기를 많이 앓기 때문이다. 이 때 가장 많은 질문이 바로 “계속해 녹용 많이 먹여도 되나요”다. 오랫동안 녹용을 많이 먹으면 뚱뚱해지거나 바보가 된다는 얘기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그런 어린이 본 적 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직접 본 적은 없고 다 누군가에게 전해들은 얘기란다.
이럴 때 필자는 올해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필자의 딸 차트를 보여준다. 돌 지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매월 한약 먹인 기록을 보여주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안심한다.
사실 녹용은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좋다. 물론 체질과 중상에 맞춰야 하지만 그것은 한의사가 알아서 정확하게 진단하고 처방해준다.
왜 녹용의 부작용에 대한 유언비어가 유포됐을까. 바로 이솝우화가 답이다. 알다시피 녹용은 매우 귀한 약재기 때문에 아무나 쉽게 먹을 수가 없었다. 그 결과 녹용 많이 먹이면 부작용 생긴다는 자기 위안성의 말이 시작된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면 녹용의 선택도 중요하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원에 공급된 의약품용 녹용의 경우 자체적으로 이력추적제를 실시하고 있다.
/장동민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 겸 홍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