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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방송대 일본학과 길나장이 원문보기 글쓴이: 윤기호
세상읽기와 논술(1강)
이 정 호 문화교양학과 교수
2014학년도 [세상읽기와 논술] ‘학보특강’은 교재의 핵심 내용을 추려 두 번에 걸쳐 제공한
다. 방송강의 및 교재를 통해 기본학습을 충분히 한 후, 워크북 연습문제와 함께 마무리정
리 학습자료로 잘 활용하기 바란다.
1. 논술이란 무엇인가
‘논술’이란 비판적 글쓰기, 논리적 글쓰기로서 다양한 사회적 갈등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하
고, 타인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자신의 견해를 논증적으로 제시하는데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논술은 비판적 읽기 능력,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논리적 서술 능력을 필요로 한
다. 곧 논술은 “비판적 읽기와 창의적 문제 해결하기를 기반으로 하는 논리적 글쓰기”로 정
의할 수 있다. 글쓰기에는 시, 소설 등 창작적 글쓰기, 설명문이나 해설문 같은 해명적 글쓰
기, 논설문 류의 비판적 글쓰기(critical writing)로 나눌 수 있는데 논술은 비판적 글쓰기와
해명적 글쓰기를 아우르는 글쓰기라 할 수 있다.
논증은 주장(=결론)과 그 주장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제시된 근거 역할을 하는 명제들(=전
제)의 집합으로서, 논증기법은 글 구성 조직 능력뿐만 아니라 근거 설정 능력에 있어서도
논술의 핵심이다. 논증은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으로 구분되며 연역 논증은 전제들 속에 묵
시적으로 들어가 있는 내용을 결론에서 명시적으로 밝혀 주며(필연성), 귀납 논증은 전제들
속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새로운 지식을 결론으로 확보하여 지식을 확장시켜 준다(개연성).
논술을 구성하는 기본요소로는 논점, 논지, 논거가 있다. 논점은 논제 속에 담긴 핵심적 쟁
점 사항을 말하고 논지는 논점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며 논거는 논지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근거를 말한다. 좋은 논술문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읽기, 생각하기, 토론하기, 쓰기, 평가받기
등의 논술 훈련이 필요하다.
2. 비판적 사고와 논증
비판적 사고란 어떤 주장을 받아들일지 또는 거부할지 또는 유보할지를 주의 깊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 또는 어디까지가 옳고 어디부터 그른지 하나하나 능동적이고 반성적으로 따져
보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주의 깊게 듣고 읽는 능력, 숨어 있는 가정을 찾아내는 능력,
주장의 귀결을 추적하여 알아내는 능력 등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 비판적 사고는 학문 활
동의 기초인 동시에 합리적인 민주사회의 토대, 정보사회의 적응능력, 업무수행 능력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흔히 ‘비판’은 ‘좋지 않다고 평하거나 판단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그
와 같은 의미뿐만 아니라 ‘사물의 옳고 그름이나 잘 되고 못 됨에 대하여 검토하여 평가·판
정하는 일’을 모두 포함한다. 그러므로 비판적 사고를 ‘비판하는 사고’와 혼동하여 비판을
반박과 동일한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요컨대 비판적 사고는 어디까지 옳고 어디부터
그른 것인지, 의의는 무엇이고 한계는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규정하는 사고인 동시에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다른 적절한 대안이나 정보를 찾아내는 작업까지 포함하는 창의
적 사고이기도 하다.
비판적 사고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논증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논
증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문제, 결론, 근거 사이의 관계를 순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분석적 이해
비판적 사고와 논술의 관계는 분석적 이해-비판적 평가-창의적 적용의 단계별 접근을 모
델로 하고 있는 통합교과형 논술에서 잘 드러난다. 분석적 이해의 1단계는 글의 논증 구조
를 골라내는 작업으로서, 문제-결론-근거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 논증구조를 정리하는
것이 곧 요약이다. 논증적 글을 요약할 때는 평면적 요약을 벗어나 글의 논리적 뼈대가 들
어 있는 부분만 골라내어야 한다. 2단계는 글의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은 기본이며, 나아가 주요 ‘개념’이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개념 규정이 달라지면 글의 내용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3단계는 글
을 심층적 이해를 위한 드러나지 않은 요소들의 분석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저자의 ‘목
적’과 ‘관점’이 글이 ‘함축’하는 바를 읽어 내어야 한다. 특히 함축은 맥락에 의해 결정되므
로 텍스트 밖의 맥락에 대한 접근이 심화이해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명제는 말이 가진 글자 그대로의 의미인 반면, 진술은 어떤 주장의 속마음까지 포함된 의미
로서, 어떤 상황에서 특정한 화자(話者)가 특정한 청자(聽者)에게 내뱉은 말이다. 같은 말이
라도 누가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했는가에 따라서 그 속뜻은 달라질 수 있다
4. 비판적 평가
비판은 단순한 반박이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 따지는 작업이다. 비판적 평가란 어디까
지 맞고 어디부터 틀린 것인지, 의의는 무엇이고 한계는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규정하는 작
업을 말한다. 비판적 평가에는 유형상 자기 입장에서 평가하고 따져보게 하는 유형과 어떤
관점을 정해 주고 그 관점에서 따져보게 하는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비판적으로 평가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틀린 부분이 없는지 살피는 일이고 상대의 입장이 틀리지 않았지만
내게 더 좋은 대안이 있는 경우에는 적절한 이유와 근거를 들어 그 차이점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결국 비판적 평가는 든든한 근거를 제시하는 일이 중요하며, 나아가 더 좋은 대
안을 찾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부분도 지적해야 한다.
비판적 평가의 1단계는 논증적 글이라면 필수적으로 우선 거쳐야 될 단계이다. 여기서는 의
사전달이 제대로 되는지(분명함과 명료함), 전달된 내용이 정확한지(정확성, 합리적 수용가
능성), 글의 핵심 요소들 사이의 관계가 적절한지(적절성)를 따져 보아야 한다.
비판적 평가의 2단계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평가해보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성’, ‘충분성’, ‘공정성’, ‘논리성(일관성)’, 등의 기준이 활용될 수 있다.
비판적 이해의 2단계까지 활용된 기준들은 소극적 기준이다. 필수적으로 지켜야 할 기준들
이다.
비판적 평가의 3단계는 이와는 달리 적극적 기준, 즉 필수적인 강제 조건들은 아니지만 만
족했을 경우 좋은 글이라고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기준으로 평가하는 단계이다. ‘독창성’, ‘심
층성’, ‘다각성’이 그 대표적인 기준이다
5. 창의적 적용
논술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가진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응용할 수
있는 고도의 응용 능력, 즉 ‘수렴적 창의성’이다. 특히 창의적 문제 해결에서는 관점 전환
능력으로서 영역전이적 통찰력이 중요하다. 영역전이성이란 한 영역에서 배운 내용을 그 영
역에 두지 않고 필요할 경우 영역의 벽을 넘어 다른 영역에 응용해 보는 것을 말한다.
이 영역전이성은 교과의 벽을 넘나드는 이른바 통합 교과의 핵심 원리이기도 하다. 학습은
1단계 암기를 통한 학습, 2단계 원리 이해를 통한 학습, 3단계 영역 전이적 통찰력 학습으
로 나눌 수 있는데 사고력 교육의 일차 목표는 2단계이지만 궁극 목표는 3단계 학습이다.
창의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접근(독창성), 깊이 있는 접근(심층성), 다각적인 접
근(다각성)이 필요하다. 독창성은 평가자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으며 근본적인 사고를
통한 관점의 전환을 통해 주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튄다고 독창적이 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근본적으로 따져 묻는 진지하고 솔직한 태도가 필요하다. 깊이 있는 접근이
란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보지 않고 내부의 본질을 파악하여 내적인 관계와 실상을 드러내
는 접근을 말한다. 그리고 단편적이고 일면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다각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창의성의 한 단면이다. 다각적인 접근이 가장 필요한 경우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장면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6. 종교와 과학
주어진 글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이 다루는 문제, 논점 혹은 이슈를 정확하게 파
악해야 한다. 글이 다루는 문제가 개념, 사실, 가치, 정책(실천) 중 어느 차원인지 명확히 인
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체벌 문제와 관련해서는 “체벌을 교육현장에 도입해야 하는가?”라는 정책(실천)
차원의 문제와 “체벌은 정당한가?”라는 가치 차원의 문제, “체벌이 효과가 있는가?”라는 사
실 차원의 문제 그리고 “무엇을 두고 체벌이라 하는가?”라는 개념 차원의 문제가 각각 구별
되어야 한다. 안락사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안락사는 정당한가?”는 가치 차원의 문제이지만
“안락사를 법적으로 인정해야 하는가?”는 정책(실천) 차원의 문제이다. 왜냐하면 안락사가
정당하다 하더라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와 과학의 양립가능성과 관련한 논쟁을 예로 들면 하이젠베르크는 종교와 과학이 양립
가능하고 뚜렷이 분리될 수 있다는 플랑크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그 견해에 약간의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파울리는 아인슈타인의 견해를 빌어 과학과 종교 사이에는 아무 분리가 없다
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폴 디렉은 종교가 필요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와 과
학의 관계 규정 문제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 결국 하이젠베르크(= 플랑크)는 종교와 과학이
양립할 수 있음을, 파울리(= 아인슈타인)는 과학과 종교는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을, 디랙은 종교가 별도로 존립할 여지는 없다는 종교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종교와
과학의 양립가능성과 관련한 이들의 입장을 분류하면 하이젠베르크 대(對) 파울리와 디랙으
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이젠베르크와 파울리는 종교의 의의를 인정한 점
에, 그리고 파울리와 디랙은 종교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한편 파울리와
디랙의 차이점도 발견된다. 종교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이유로 파울리는 세계의 주관적 질서
와 객관적 질서가 분리될 수 없다는 주장을, 디랙은 종교 자체가 환상이라는 주장을 제시한
다.
그리고 동성애와 관련해서는 그 일차적 쟁점은 동성애가 도덕이 다루어야 할 문제인가 아니
면 도덕과는 상관없는 성적 취향의 문제인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동성애를 도덕적 문제라
고 볼 경우 ‘도덕적’이라는 말에 함축되어 있는 두 가지 의미를 구분해야 한다. 즉 ‘도덕의
영역에 속하는지 아닌지’와 관련된 서술적 의미가 있고 ‘도덕적으로 올바른지 아닌지’에 대
한 평가적 의미가 있다. 도덕적 평가가 가능하려면 그 행위가 선택의 자유를 전제하고 있어
야 한다. 선택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동성애의
경우, 만약 동성애자 역시 이성애자와 마찬가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 인간 본성에
입각한 순전한 사랑의 감정의 발로로 본다면 동성애는 도덕적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반면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와 달리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것이라고 본다면 동성애는 도덕적 책임
의 대상이 된다.
7. 생명과 건강
논증을 분석할 때에는 결론(주장)과 근거라는 기본요소만이 아니라 결론과 근거 사이의 관
계를 설정해주는 일반적 원리, 일반적 원리를 뒷받침하는 구체적 자료, 예상되는 반론에 대
한 반박 같은 요소들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논증을 실제로 평가할 때에는 결론이 근거에
대해 적절한지, 근거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근거가 결론을 충분히 지지하는지, 예상되는 반
론을 반박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하여야 한다. 철학자 스티븐 툴민(Stephen E. Toulmin)은
논증 구성요소로 주장과 근거 외에 아래와 같은 다른 세부 요소들까지 추가하여 제시하고
있다. ① 주장 : 어떤 문제에 대해 제시된 의견 ② 근거 :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된
이유 ③ 보증 : 주장과 근거의 관계를 보증해 주는 일반 학설이나 사회적 통념 등 ④지지
: 보증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현상, 사건, 통계 등 ⑤ 양상 : 한마디로 개연성에 관한 것으
로, 주장의 확실성의 정도를 표현하는 것 ⑥ 조건 : 예상 가능한 반박을 미리 고려하는 것.
그러나 모든 논증이 툴민 논증의 6요소를 다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학술
적 글에서는 보증이 꼭 필요하지만, 신문 사설에서는 지지의 요소만으로도 충분하다.
좋은 논증을 평가하는 기준 즉 좋은 논증의 4가지 요건을 꼽는다면 우선 근거, 보증,지지
등은 주장과 유관해야 하며, 근거가 참이거나 가치부합성이 있어야 하고 근거가 주장을 뒷
받침하기에 충분해야 한다. 자신의 논증에 대한 잠재적 반박을 잠재울 수 있는 내용을 포함
해야 한다.
동물실험에 대해서는 찬성, 반대, 조건부 찬성의 세 입장이 가능하다. 웰빙의 진정한 의미는
개인만이 아닌 공동체 전체를, 인간만이 아닌 자연까지 포함한 생태의 건강한 삶을 추구하
는 데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웰빙’에 대한 시야를 넓혀 좀 더 공동체적이고 생태적인 방향
으로 나아가야 한다.
8. 자본주의와 경제
비교와 대조는 어떤 대상들을 의미 있게 연관 짓는 방법이다. 비교는 공통점을 찾는 활동이
고 대조는 차이점을 찾는 활동이다. 비교와 대조를 통해 가능한 여러 입장들의 공통점과 차
이점을 고려하여 적절한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 비교와 대조를 올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으로 대등한 범주의 항을 선택하여야 하고, 얻고자 하는 정보가 분명해야 하며, 목적에
맞게 대상을 공정하게 선정해야 한다. 교재 논술문을 간략히 분석해보자.
①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시장 : 시장은 가격 메커니즘을 통해 방대한 정보의 효과적 처리하
고 효율적으로 생산자에게 경제적으로 보상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시장은 능력에 비례하
는 방식으로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의 승리자에게 과대평가된 방식으로 보상한다. 개인
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경쟁적으로 추구할 경우 사회 전체적으로, 결국 개인 자신도 손해를
보게 된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② 효율성의 문제와 공존의 가치 : 시장의 자동조정 기능을 낙관하지만, 시장의 경쟁 메카
니즘은 사회공동체를 위협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그러므로 공정하고 원활한 경쟁이 보장
되지 않을 경우 일정하게 국가 개입이 필요하다.
③ 청년 실업의 문제 : 청년실업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일자리 부족 때문이지만, 일자리 부
족은 높아진 업무 효율성 때문에 초래된 것이다. 청년실업의 문제는 결국 경쟁과 효율의 원
칙만 중시하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의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시스템
의 수혜자들이 이익의 일부를 환원하려는 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