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만나면 '콕콕'… 병아리에겐 한없이 자상한 엄마
닭
닭과 달걀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아주 많이 생산되고 있어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추산에 따르면 1년에 닭 580억마리가 도축(屠畜·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잡아 죽임)되고 달걀은 2조개 정도 소비된다고 합니다(2011년). 쇠고기보다 닭고기를 더 많이 먹어요.
닭은 약 6000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가축으로 키워지기 시작해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갔어요. 북아메리카에는 콜럼버스가 도착한 이후 닭이 들어가 살기 시작했고 호주에는 19세기 후반에서야 닭을 기르기 시작했답니다.
약 200년 전 유럽에서는 아시아 닭과 유럽 닭을 교배시켜 달걀을 많이 낳는 알닭과 고기닭 품종을 개발했어요. 고기닭과 알닭은 야생 닭보다 수명이 짧아요. 보통 6년 정도 살 수 있는데 고기닭은 태어난 지 한 달이 지나면 도축되지요.
알닭은 더 가련해요. 알에서 깨어나 6개월 정도 자라면 일주일에 하루를 빼고 계속해서 달걀을 낳아요. 1년에 300개 정도 낳는데 이렇게 매일같이 알을 낳는 새는 알닭밖에 없어요.
알닭과 달리 야생 닭은 해마다 서너 번 여러 개의 알을 낳아 둥지에서 품어요. 알을 품고 병아리를 기르는 동안 암탉은 모성애가 아주 강해져 눈을 부라리고 적을 마구 쪼아댑니다.
하지만 병아리에게는 한없이 자상한 엄마예요. 알을 품을 때는 매일 서너 번 이상 달걀을 위아래로 뒤집어 달걀이 잘 부화되도록 하지요. 달걀 속에 있던 병아리가 다 자라 알의 숨 구멍이 막힐 때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려 소리를 내면 엄마 닭은 병아리가 껍질을 깨도록 도와줘요. 이 순간 병아리와 엄마 닭의 호흡이 척척 맞지요.
이렇게 닭은 모성애가 강한 동물이지만 알닭은 자신이 낳은 알을 잘 품지도 않아요. 사람의 손에 길들여져 야성과 모성을 잃은 탓이죠.
가축으로 기르는 닭은 사료를 먹지만 야생 닭은 풀씨와 곡물도 먹고 땅을 파 지렁이와 지네를 잡아먹기도 합니다. 야생 닭은 성질과 기세가 대단해요. 동남아시아 열대림에 사는 야생 닭은 길고 까만 꼬리 날개 여러 개가 길게 휘늘어져 있고 빨간 볏이 날카롭게 치솟아 있답니다.
닭은 고개를 세워 들고 앞만 봐요. 옆을 보려면 목을 돌려 앞으로 봐야 하고요. 다리가 튼튼하고 부리와 발톱이 단단해 땅 위에서도 잘 살아요. 좀처럼 날지 않지만 다급하면 초가지붕 위로도 날아오르고 졸리면 횃대로 날아올라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