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시라하마를 탐방합니다.
길을 따라 조금만 더 가면 해수욕장이 나옵니다.
가장 가까운 주차장은 해수욕장 바로 옆의 삼거리에 있는데 우회전하면서 왼편의 입구로 들어가야하니 주의합니다.
인터넷에 알아본 바로는 비싼 주차료를 받던데 비수기라서 그런지 무료 주차더군요.
새하얀 모래가 정말 멋진 해수욕장입니다.
시라하마의 명성은 이 해수욕장, 시라라하마(白良浜)가 으뜸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곳은 커플들이 와서 낭만을 즐겨야겠죠. 쓸쓸한 저는 이만 사라집니다;
바다를 끼고 계속 가면 엔게츠토(円月島)를 볼 수 있습니다.
가다가 섬이 보이면 그냥 적당히 길가에 주차하시면 됩니다.
노을지는 시간에 저 구멍 사이로 해가 들어가는 모습이 장관인 곳입니다.
대낮에는 그냥 좀 생긴 섬이구나 정도군요;
다음은 시라사키 해양공원(白崎海洋公園, 0738-65-0125)으로 향합니다.
저는 일부러 바다구경하면서 간다고 국도로 갔지만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30분은 절약됩니다.
고생길에 비해 딱히 경관이 좋았던 것도 아니었어요;
...홈페이지에서는 근사하게 보일려고 공을 많이 들였는데 실상은 잊혀진 공원일뿐입니다.
로그하우스, 오토캠핑장이 있지만 시라하마의 센죠지키보다 더 심하게 바람이 불어서 어린 아이가 왔다간 날아갈 것같습니다;
새하얀 석회암으로 둘러쌓인 아름다운 공원을 상상하고 왔지만 기대에 한참 못미칩니다.
공원 내에 있는 일본 100대 해안의 한 곳인 시라사키 해안입니다.
...잠시 눈물 좀 닦아줍니다.
관리 좀 하시죠?!
공원 내에 클럽하우스라고 편의점 겸 다이빙장비 판매소가 있는데 왼쪽으로 잘 보면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이 곳을 올라와서야 원하는 모습들이 보이네요.
새하얀 석회암 사이로 푸른 풀잎이 돋아난 광경이 꽤 볼만합니다.
...여기만 볼만합니다; 다른 바위들은 흙먼지로 누렇게 변색된게 많아서 별로였습니다.
오늘 숙박할 곳은 작은 료칸입니다.
관광료칸 키쿠야(観光旅館 喜久家, 073-492-0068)로 향합니다.
좀 많이 허름합니다.
사실 망할 국민 체육 대회때문에 숙박업소들이 동이 나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이 곳은 옛날 일본 전통집이란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입니다.
대부분의 집 구조가 나무로 되어 있고, 천장은 낮고, 문도 잠글 수 없는 미닫이문인데 방음이 전혀 안됩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홈메트식 모기향을 켜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이걸 실제로 보게 될 날이 올 줄이야...
덮개로 온기를 유지하면서 함께 쓰는 욕탕은 처음 경험해봅니다.
유일한 또다른 손님이 늦게 와서 의미는 없었지만요.
저녁 식사입니다.
전골과 고추과 식물무침(?)을 제외한 모든 음식이 수산물이군요.
전골입니다.
돼지고기는 냉동이라 별로지만 가정식이라 생각하면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입니다.
방 내부 장식입니다.
참 고풍스러운 곳입니다.
다른 곳에는 일본 전통 의상을 입은 흑백 인물사진도 걸려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머리에 기둥이 안부딪히게 조심스럽게 방으로 돌아가 옛날 3단 형광등을 취침등으로 변경한 후 잠이 들었습니다. ㅇㅅㅇ
다음 날 아침입니다. 아주 심플하군요.
료칸 주인 아주머니가 외국인이 묵는게 처음이라고 신기해 하시더군요.
...뭔가 어떤 의미로 제대로 일본을 접하게 된 기분이 들어요;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군요.
다음은 아와시마 신사(淡嶋神社, 073-459-0043)로 향합니다.
와카야마시 주변으로 렌트카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출근시간대는 되도록 고속도로를 이용하세요;
교통체증으로 예상보다 30분이나 지체되버렸습니다.
덕분에 학생들 구경은 실컷 했지만요.
아와시마 신사에 도착했습니다.
그다지 많이 알려진 신사는 아니지요.
신사 옆쪽으로 보면 내부 주차장이 있습니다. 30분간만 주차하라는 안내문이 있더군요.
뭔가 이상한게 보이시나요?
잘 보신겁니다.
이 신사는 인형공양의 신사로 유명한 곳입니다.
경내에는 정말 무수한 인형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에 있는 1000여개의 아와시마 신사(淡嶋神社, 粟島神社), 아와지신사(淡路神社)의 총본산이기도 합니다.
마네키네코, 달마, 각종 동물에 탈까지 정말 다양하면서 수가 어마어마합니다.
경내는 지나다니는 길 외에는 다 인형이 놓여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니 또 이나리신사가?!
경 내에는 키분이나리샤(紀文稲荷社)라는 봉납된 이나리 인형상이 모셔진 작은 사당도 있습니다.
경 내에 유일한 정상적인(?) 곳일지 모르겠네요.
그 외에도 보물전도 있는데 아쉽게 개방을 하지 않았네요.
부정기적으로 여는 보물전의 지하에도 인형들이 많은데 특히 심령현상을 보인다는 인형들이 많아서 심령 스팟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저녁에는 무서워서 못 올 것같습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관광지가 되는 와카야마 산성(和歌山城, 073-422-8979)으로 갑니다.
주의 하실 것이 네비가 지도의 붉은 화살표 방향으로 안내하던데 그냥 왔던 길을 돌아서 가세요.
저 곳으로 가니까 주차권 뽑는 게이트를 통과하게 해놨더군요?
산비탈에 뭔가 허름한 집들이 별장처럼 배치되어 있는 동네인데 계속 가면 바리케이트로 길이 막혀있습니다;
괜히 30분을 또 까먹고 돌아갔습니다. ㅠ
다행히 나가는 방향은 게이트가 상시 열려있어 주차비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성 내부에 있는 공원주차장(1시간 200엔)에 주차 후 가볍게 성으로 올라갑니다.
와카야마 산성은 도쿠가와 3가의 하나인 기슈토쿠가와 가문(紀州徳川家)의 성으로
히메지성, 마츠야마성과 더불어 일본의 3대 연립식 평산성중 하나입니다.
와카야마현 유일의 대도시인 와카야마시의 관광명소답게 관광객이 많습니다.
내부는 평범하게 박물관처럼 꾸며져 있더군요.
와카야마 산성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오하시로카(御橋廊下)입니다.
번주가 아무도 모르게 지나다니기 위해 만들어 졌다지요.
내부는 신발을 벗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미끄러지지 말라고 바닥이 저렇게 되어 있는 탓에 내려갈 때는 걷기 힘듭니다;
성 안에 조성된 니시노마루 정원(西之丸庭園)입니다.
모미지다니 정원(紅葉渓庭園)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름처럼 가을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잠시 쉬어가며 구경했습니다.
다음은 일본 온천 고수님이 소개해주신 와카야마현의 또다른 최고등급 온질의 온천을 갔습니다.
하나야마 온천(花山温泉, 073-471-3277)입니다.
여기는 많이 알려진 곳인지 대낮인데도 넓은 주차장이 꽉 찼습니다;
일일온천 이용료는 1,080엔으로 비싼 편입니다.
내부에 사람들이 많아서 인터넷에 구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물색깔이 흙색이고 온질은 이산화탄소-철-칼슘-마그네슘-염화물-탄산수소염천입니다. 온질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흙색 탕이 2개 있는데 좌측의 탕은 26도 정도의 원천이자 냉탕이고 우측의 탕은 38도의 가열 온탕입니다.
건강과 장수의 입욕법이라 하여 온탕에서 10분, 냉탕에서 5분을 2번 반복하면 최고의 효능을 발휘한다고 적혀있더군요.
한번 해봤는데 기분이 오묘하더군요;
와카야마시까지 와서 와카야마 라멘을 안먹을 수는 없죠.
유명한 가게들이 많은데 저는 중화소바 마루상(中華そば 丸三, 073-444-1971)을 가봤습니다.
대부분의 라멘집은 점심시간부터 오픈을 합니다.
오픈시간에 거의 맞춰서 가니 다행히 줄서지 않고 앉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와카야마 라멘입니다.
맛은 하카타라멘보다는 덜 짭다라는 걸까요. 그렇게 특징적이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다 먹고 나가니 줄을 많이 섰더군요;
이렇게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간사이공항으로 와서 출국했습니다.
피치항공이 제가 아쉬워 보이는지 1시간 30분을 지연출발해주시는군요. -_-
수속시간 짧은건 좋은데 실제로 당하게 되니 좋게 보이진 않네요;
와카야마현의 여행은 자연이 어우러진 곳들이 많아서 저에게는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고야산에 시간을 오래 할애하지 못한게 못내 아쉬웠습니다.
다음 기회가 온다면 좀더 느긋하게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