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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갯벌체험장에서 쏙잡이 체험을 하는 참가자들. 전도갯벌체험장은 계절따라 쏙, 바지락, 낙지잡이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 바다와 산 아름다운 조화 남해
- 79개 이르는 섬 숫자 만큼 다양한 체험 즐길 수 있어
- 어부 미리 던져둔 통발, 어선 타고 나가 걷어올리고
- 수상오토바이에 매단 보트 하늘로 시원하게 날아올라
- 갯벌에서 낙지·해삼·바지락 잡다 더우면 바다에 풍덩
- 단무지 물들이는 노란 치자 염색, 1~3인용 요트 체험도 이색적
302㎞에 이르는 해안선과 79개의 섬 그리고 섬 면적 대비 70%에 이르는 산악 지형. 바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내는 경남 남해다. 섬 꼭대기에 걸쳐진 구름을 감상하다가 눈을 돌리면 해안가에 늘어선 어촌의 한적함을 느낄 수 있다. 잎사귀가 풍성한 가로수, 산을 따라 늘어선 논밭의 옥수수 줄기는 한여름 눈부신 바다와 선명하게 대비된다.
아기자기 늘어선 섬 만큼 남해에는 수많은 체험장이 있다. 남해의 독특한 풍광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갯벌 체험은 물론 전통어촌 체험이나 수상레저 활동 등 종류가 다양해 계절마다 남해를 찾을 수 있다. 남해 속 대표 체험장에 다녀왔다.
■ 은점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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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가 은점마을에서 통발로 잡은 문어를 보여주고 있다. |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물건해수욕장에는 은점마을(010-3070-5513)이 있다.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독일 마을과 가깝고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지정된 해안도로와 인접한 곳이다. 은점마을이 특이한 것은 전통어촌 체험과 수상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1) 전통고기잡이 체험
얼마 전 은점마을에서는 '통발 체험'이 진행됐다. 어부들이 미리 바다에 던져둔 '통발'을 체험객들이 어선을 타고 나가 걷어 올리는 것이다. 통발 속에는 문어가 가득 들어 있었다. 안영현(14·경기도 평택) 양은 "(살아있는 문어를 직접 잡아 올리는 경험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또 오고 싶다"고 즐거워했다. 잡은 문어는 직접 요리하거나 체험마을 사무소에 요리를 부탁할 수도 있다.
남해군 체험마을연합회 강병철 사무국장은 "통발 체험 외에도 다양한 전통어촌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선상 낚시나 후리 체험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후리 체험은 어선이 해안가를 돌며 200~400m 둘레의 그물을 치는 것이다. 어선이 그물의 한쪽을 담당하고 나머지 부분은 해변에서 사람들이 잡아준다. 둘러친 그물 속의 생선을 잡는다. 이색체험에 은점마을을 찾는 이용객의 반응은 좋다.
2) 수상레저
"꺅~" 수상오토바이에 매달린 커다란 연이 공중에 뜨자 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환성을 내질렀다. '플라이피시'를 탄 사람들이다. 이날 수상레저 체험을 한 이동현 황지혜 씨는 "시원했다. 바닷물도 시원하지만 플라이피시를 타며 느끼는 짜릿함은 최고다"라며 감탄했다.
은점마을 안에는 수상레저 활동을 위한 장비가 갖춰져 있다. 요트 관광, 스킨스쿠버, 카약 강습과 체험 활동이 있다. 또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시, 제트스키, 웨이크 보드 등 박진감 넘치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가격은 3만~8만5000원. 8만5000원에 바나나보트 등 모든 장비를 타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분야별 전문 강사가 있어 일일체험 외에도 체계적으로 해양레포츠를 교육받을 수도 있다.
■ 전도갯벌체험장
휴가철뿐 아니라 평일에도 500명 정도의 이용객이 찾는 체험장이 있다. 남해군 삼동면 금송리 전도마을(055-867-7066)이다. 갯벌체험 전문 마을이다. 최근 방문 때 진행했던 것은 쏙잡이 체험. 쏙은 갯벌에 서식하는 것으로, 생긴 모습이 가재와 새우를 합친 모양이다. 잡는 방법도 재미있다. 된장과 멸치젓을 담그고 난 찌꺼기를 섞어 미끼를 만들고 갯벌의 구멍 근처에 푼다. 특유의 짠 냄새 때문에 쏙이 갯벌 근처로 올라온다. 구멍 안에 붓의 털끝을 넣고 기다리면 쏙이 붓끝을 문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쏙잡이 체험에 빠져들 수 있다. 손수진(대전시 미마지 무용학원 원장) 씨는 "학생들과 수련회를 왔다. 학생들이 쏙잡이는 물론 쏙 튀김에 푹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잡은 쏙은 튀김으로 즐길 수도 있지만, 된장찌개나 매운탕 재료로 삼으면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전도갯벌체험장은 계절별로 다른 바다 생물을 잡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5~6월에는 낙지, 4~10월에는 쏙을 잡을 수 있다. 바지락 등 조개는 언제나 잡을 수 있다. 전도마을 어촌계장 박동종 씨는 "갯벌에 사람이 많이 다녀가면 갯벌 생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획을 나눠 갯벌에 휴식기간을 주며 갯벌 생태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도마을 매력 또 한 가지. 마을에서 죽방렴을 관리하고 있다. 겨울철부터 이듬해 봄까지 죽방렴에서 멸치를 잡아 마을 특산품으로 판매한다. 박 대표는 "물살을 이용해 고기를 원통 안에 가두는 방식이어서 고기가 상처 없이 싱싱하다. 죽방렴 멸치가 유명세를 탄 이유"라고 설명했다.
■ 덕월 아이펀 마을
남해에도 조수간만 차에 따라 무인도 사이에 길이 열리는 곳이 있다. 남해군 남면 덕월리 앞바다의 대마도와 소마도라는 섬이다. 덕월 아이펀 마을은 한 달에 3~4회 섬 사이 길이 열릴 때마다 갯벌체험을 진행한다. 이미재 사무처장은 "길이 드물게 열리는 탓에 체험도 자주 있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섬 사이 갯벌의 생물자원은 상당히 많다. 4살짜리 아이가 호미를 들고 땅을 파도 바지락을 많이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지락뿐 아니라 낙지나 해삼 등도 얻을 수 있다. 또 섬 사이의 갯벌이 열리면 그 자체가 훌륭한 해수욕장이 된다. 바지락 등 갯벌 체험을 하다가 더우면 바로 물에 뛰어드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물길이 열리는 날 덕월 아이펀 마을에서 배를 타고 7분가량 나가 갯벌 체험을 한다.
아이펀 마을에서 즐기는 또 다른 체험은 선상낚시와 치자 체험이다. 선상낚시는 다른 체험장보다 가격이 비싼 편. 덕월리 앞바다가 훌륭한 낚시터이기 때문이다. 이 사무장은 "고기를 다른 곳보다 많이 낚을 수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또 치자 염색 체험은 손수건에 노란 물을 들이는 일종의 공예 체험이다. 유자로 유명한 남해에서 유자에 버금갈 정도로 유명한 것이 바로 치자. 단무지에 노란 물을 들이는 재료가 치자다. 주로 어린이들이 즐기는 체험활동이다.
■ 남해요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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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남해요트학교에서 딩기요트 타기를 배우고 있다. |
남해의 섬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남해요트학교를 찾으면 된다. 한 시간에 남해를 비롯해 통영의 섬들까지 둘러보는 코스로 짜여 있다. 아련히 보이는 섬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또 각 섬에 전해지는 옛이야기도 곁들여 들려준다. 김현진(38·부산 동래구 온천동) 씨는 "시원하다. 그리고 가족과 좋은 시간 보내 행복하다"고 만족했다. 가격 1인당 10만 원.
남해요트학교가 제공하는 즐거움은 더 있다. 바로 '딩기 요트'다. 1~3인용의 돛이 달린 배를 직접 몰아보는 것이다. 남해요트학교 김승석 교장은 "오전 세 시간 동안 간단한 교육을 마치고 강사와 함께 바로 실습으로 들어간다. 평상시에는 남해 인근 초등학생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