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식론 제10권
17.5. 구경위(5.2), 5법으로 3신을 포섭한다
[다섯 가지 법으로써 3신을 포섭한다]
다섯 가지 법261)의 체성으로써 세 가지 불신(佛身)을 포섭시키는 것에 대하여262)
다음과 같은 견해가 있다.263)
처음의 두 가지264)에는 자성신을 포섭시킨다.
경전에서 진여는 법신이라고 말씀하기265) 때문이다.
논서에서 말하기를,266) 아뢰야식을 전환해서 자성신을 얻고, 대원경지에 상응하는 심품은 장식을 전환해 증득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가운데 두 가지 지혜267)에 상응하는 심품에는 수용신을 포섭시킨다.
평등성지는 순수한 정토에서 많은 보살을 위해 부처님의 몸을 나타낸다고 말하기268) 때문이다.
묘관찰지는 큰 법회에서 법을 말하여 의심을 끊게 하고 자재함을 나타낸다고 말하기269) 때문이다.
모든 전식(轉識)을 전환해서 수용신을 얻는다고 말하기270) 때문이다.
마지막의 한 가지 지혜(성소작지)에는 변화신을 포섭시킨다.
성소작지는 시방 국토에서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려운 수많은 종류의 변화를 나타낸다고 말하기271) 때문이다.
또한 지혜의 뛰어남에 모두 세 가지 불신(佛身)을 포함시킨다고 말하기 때문에, 272) 세 가지 불신이 모두 참다운 지혜가 있음을 안다.
다음과 같은 견해가 있다.273)
처음의 하나274)에는 자성신을 포섭시킨다.
자성신은 본성이 상주하는 것이라고 말하기275) 때문이다.
부처님의 법신은 생멸이 없다고 말하기276) 때문이다.
원인을 증득해서 얻는 것이지, 생겨나게 하는 원인은 아니라고 말하기277) 때문이다.
또한 법신은 모든 부처님에게 공통적으로 있으며, 모든 법에 두루하고, 마치 허공처럼 형상이 없고 무위(無爲)이며, 색법도 아니고 심법도 아니라고 말하기278) 때문이다.
그런데 장식(藏識)을 전환해서 얻는다고 말한 것279)은 제8식 중의 두 가지 장애의 추중(종자와 습기)을 전환해서 단멸하고, 법신을 현현하는 데 의거하기 때문이다.
지혜의 뛰어남 중에서 법신을 말한 것은, 그것(지혜)의 의지처이고 그것의 참다운 성품이기 때문이다.280)
자성법신은 진실하고 가없는 공덕이 있지만, 무위이기 때문에 색법이나 심법 등의 사물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네 가지 지혜에 상응하는 심품 중의 진실한 공덕281)과, 대원경지에서 일어나는 상주하고 두루하는 색신에는 자수용신을 포섭시킨다.
평등성지에 상응하는 심품이 나타낸 부처님의 색신에는 타수용신을 포섭시킨다.
성소작지에 상응하는 심품이 나타낸 것인, 중생의 부류에 따른 갖가지 신체의 형상에는 변화신을 포섭시킨다.282)
대원경지는 수용하는 부처님이라고 말하고, 283) 모든 전식을 전환해서 수용신을 얻는다고 말하기284) 때문이다.285)
장식을 전환해서도 역시 수용신286)을 얻지만, 그것을 전환해서 법신을 현현한다고 말하기 때문에, 수용신을 증득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략하여 말하지 않는다.287)
또한 법신은 생함도 멸함도 없고, 오직 원인을 증득함으로써 얻으며, 색법이나 심법 등은 아니라고 말한다.
대원경지에 상응하는 심품은 이것과 서로 다르며, 만약 수용신이 아니라면, 어떤 불신에 포함되겠는가?288)
또한 수용신에는 부처님의 불공(不共)ㆍ유위의 참다운 덕289)을 포함한다.
따라서 네 가지 지혜에 상응하는 심품의 실유(實有)의 색법ㆍ심법은 모두 수용신에 포함된다.또한 타수용신과 변화신은 모두 남을 교화하기 위해 방편으로 나타내 보이기 때문에 참다운 지혜로써 자체로 삼는다고는 말할 수 없다.
변화신은 지혜의 뛰어남에 포섭된다고 말하지만, 290) 지혜로 사현하고 혹은 지혜에서 일으켜지므로 가정적으로 지혜라고 이름한다.
그러나 자체는 실제로는 지혜가 아니다. 다만 평등성지와 성소작지가 능히 수용신291)과 세 가지 업의 변화신292)을 현현한다고만 말하고, 293) 두 가지 불신이 곧 두 가지 지혜라고는 말하지 않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지혜는 자수용신에 포함된다.294)
그런데 변화신과 타수용신은 비록 진실한 심왕과 심소(心所)는 없지만 변화로써 나타난 심왕과 심소법은 있다.295)
최상의 깨달음은 신통력을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렵기 때문에, 능히 형질이 없는 법도 변화로써 나타낸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여래께서 탐욕ㆍ성냄 등을 나타내겠는가?
오래전에 이미 끊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성문 및 축생 등이 여래의 마음을 알겠는가?
여래의 참다운 마음은 등각(等覺)의 보살조차도 오히려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에 의거해서 경전(『열반경』)에서 수많은 부류를 변화해서 모두 심법이 있게 한다고 말씀한다. 또한 여래의 성소작지는 세 가지 업을 변화해서 짓는다고 말씀한다.296) 또한 변화신에는 의타기심이 있다고 말씀한다.297) 타인의 참다운 마음에 의지해서 상분으로서 현현하기 때문이다.
변화신에는 감각기관과 심법 등이 없다고 말하긴 하지만,298) 그것은 다른 이에 의거해서 말한 것이지, 여래에 의거한 것은 아니다.
또한 변화신의 감각기관ㆍ심왕ㆍ심소법은 감각기관 등의 작용이 없기 때문에 실재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262)
다음에 다섯 가지 법으로써 3신(身)을 포섭한다[第二五法攝三身門].
263)
제1사(第一師)의 견해를 서술한다. 그는 진여와 대원경지에 자성신을 포함시키고, 평등성지와 묘관찰지에는 수용신을, 성소작지에 변화신을 포섭시킨다.
264)
진여와 대원경지를 말한다.
265)
『불지경론』 제7권(『고려대장경』 15, p.399中:『대정장』 26, p.325下).
266)
무성(無性), 『섭대승론석』 제9권(『고려대장경』 17, p.249下:『대정장』 31, p.438下).
267)
평등성지와 묘관찰지이다.
268)
『대승장엄경론』 제3권(『고려대장경』 16, p.920中:『대정장』 31, p.607上).
269)
『대승장엄경론』 제3권(『고려대장경』 16, p.920下:『대정장』 31, p.607中).
270)
무성, 『섭대승론석』 제9권(『고려대장경』 17, p.249上:『대정장』 31, p.438上).
271)
무성, 『대승장엄경론』 제3권(『고려대장경』 16, p.920下:『대정장』 31, p.607中).
272)
섭대승론석 제9권(『고려대장경』 17, p.245中:『대정장』 31, p.435下).
273)
제2사(第二師)의 견해를 서술한다.
274)
진여(眞如)를 말한다.
275)
『대승장엄경론』 제3권(『고려대장경』 16, p.919下:『대정장』 31, p.606下).
276)
『유가사지론』 제78권(『고려대장경』 15, p.1194下:『대정장』 30, p.734上).
277)
세친, 『금강반야바라밀경론』 상권(『고려대장경』 15, p.441中:『대정장』 25, p.785上).
278)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1권(『고려대장경』 16, p.280中:『대정장』 31, p.694下).
279)
무성, 『섭대승론석』 제9권(『고려대장경』 17, p.245中:『대정장』 31, p.435下).
280)
앞에서 제1사(第一師)가 인용한 『섭대승론석』 제9권의 내용을 회통한다. 아뢰야식을 전환해서 법신을 얻는다고 말한 것은, 청정법계의 진여는 그 지혜의 의지처이며 참다운 성품이기 때문임을 밝힌다.
281)
화현(化現)의 공덕을 가려낸다.
282)
제2사(第二師)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진여에는 자성신(自性身)을 포함하고, 대원경지[實法色身]에는 자수용신(自受用身)을 포함한다. 평등성지의 실법(實法)에는 자수용신을, 불신(佛身)에는 타수용신(他受用身)을 포함한다. 묘관찰지의 실법에는 자수용신을, 설법(說法)에는 타수용신과 변화신(變化身)을 포함한다. 성소작지의 실법에는 자수용신을, 사현된 것[所現]에는 변화신을 포함시킨다.
283)
『대승장엄경론』 제3권(『고려대장경』 16, p.920上:『대정장』 31, p.607上).
284)
무성, 『섭대승론석』 제10권(『고려대장경』 17, p.264下:『대정장』 31, p.448下).
285)
이 두 가지 문장에 의해 네 가지 지혜가 모두 수용신(受用身)임을 알 수 있다.
286)
자수용신(自受用身)이다.
287)
앞에서 인용한 『섭대승론석』의 내용과 위배되는 점을 회통한다.
288)
대원경지에 상응하는 심품은 그것과 다르므로, 다섯 가지 법 중에서 진여는 자성신에 포함되고, 대원경지는 수용신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289)
중생이나 2승(乘)은 물론이고 보살과도 함께하지 않는, 부처님만이 갖추신 열여덟 가지 불공법[十八不共法:十力ㆍ四無所畏ㆍ三念住ㆍ大悲]을 말한다.
290)
앞에서 인용한 『섭대승론석』 제9권에서 지혜의 뛰어남[智殊勝]에 3신(身)을 포함한다고 말한 내용을 회통한다.
291)
평등성지가 변현한 것이다.
292)
성소작지가 변현한 것이다.
293)
앞에서 평등성지는 수용신을 현현하고, 성소작지는 3업의 변화신을 나타낸다고 말한 내용을 해석한다.
294)
이것은 실제로는 상분(相分)뿐이고, 견분(見分)으로 사현한다.
295)
『불설불지경(佛說佛地經)』(『고려대장경』 13, p.1205中下:『대정장』 16, p.722中).
296)
『해심밀경』 제5권(『고려대장경』 10, p.742上:『대정장』 16, p.710下), 『유가사지론』 제78권(『고려대장경』 15, p.1197下:『대정장』 30, p.736上).
297)
『유가사지론』 제58권에서 네 가지(根ㆍ心王ㆍ心所ㆍ業과 業果)는 변화할 수 없다고 말한 내용을 회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