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 행위는 본질적으로 삼위일체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입니다.
그리스도교 전례는 그 자체가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부께 드리는 흠숭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창조되었으며, 그 창조는 당신의 영광을 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영광을 드러내고 나누시기 위해서입니다.
묵주기도의 매 단을 마칠 때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바치는 ‘영광송’은 그러한 흠숭입니다.
성모송과 영광송
묵주기도는 신자들에게 수난의 어둠을 넘어서,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그리스도의 영광을 바라보도록 초대합니다.
승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영광중에 성부 오른편에 앉으셨습니다.
하늘로 불러올리심을 받으신(몽소승천, 蒙召昇天) 성모님께서도 영광을 받으셨으며,
유일한 특권으로 죽은 이들의 부활 때에 모든 의인을 위하여 마련된 상(賞)을 앞서 누리셨던 것입니다.
놀라운 구원 경륜 전체에 대해 하느님을 찬양하는 영광송을 노래하는 것은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과 죽음과 부활이 삼위일체 하느님께 영광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최후의 심판에 관한 말씀처럼 ‘세상 창조 때부터 우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마태 25,34 참조)하고자 드리는
청원입니다.
묵주기도의 신비 묵상이 ‘고통의 신비’(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서 ‘영광의 신비’(그리스도의 부활)로 넘어가듯이,
성모송 다음 이어지는 영광송은 일생을 충실히 주님 뜻에 따르는 이들이 누리게 될 영광에 대한 믿음입니다.
그리스도의 영광은 믿는 이들의 영광이며, 믿는 이들의 영광은 그리스도의 영광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마리아께서는 당신의 아드님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겪음으로써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스럽게 되셨습니다.
그래서 열 번의 성모송 뒤에 이어지는 영광송은 성모님의 일생이 온전히 삼위일체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 머물러 계심을
묵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