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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대림역 근처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이동연 사장을 만나면 첫인상이 무척 무뚝뚝하고 멋대가리 없어 보이는 남자라는 느낌을 갖는다. 심지어는 퉁명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묘한 인간적인 이끌림이 있다. 그와의 대화는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단답형이다. 용건만 간단히, 핵심만 간결하게 하고 끝난다.
그러나 그를 한동안 겪어보면 그에게 진실성과 진한 사람의 정이 물씬 풍기는 매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그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상대방에게 배려하려는 마음과 삶에 지치고 고달파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고자 하는 진실된 자세를 엿볼 수가 있다. 그래서 나는 인간, 이동연을 참 좋아하고 내 마음을 듬뿍 드리고자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지하철 대림역 근처는 서울시내에서 우리 중국동포들이 많이 모여서 사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로변이나 뒷골목 거리를 걷다 보면 ‘이곳이 중국이다’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중국식 한자 간판이 즐비하며 중국동포들의 일상적인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상가 임대 문의와 점포 창업에 관한 수요가 서울시내 다른 어느 곳보다도 활발한 곳이다. 낯선 고국 땅에 돈벌이 온 중국동포들과 많이 상대하는 이동연 사장은 이곳에 ‘터전부동산’이라는 매우 의미 있는 상호를 내걸고 이 업계에 종사한지 벌써 15년째나 되는 베테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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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골목 구석구석 모르는 데가 없고 웬만한 건물의 소유주와 임차인들에 대한 신상명세를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도사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동네 밑바닥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몰려들고 있다. 이 동네에서는 이동연 사장을 ‘흥정의 대가’로 인정하고 있다. 손에 쥔 자금은 부족한데 탐나는 가게를 임차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동연 사장은 구원투수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고 있다. 집주인을 설득해내고 거래를 성사시키는데 남다른 능력을 발휘하는 그이게 유독 단골손님이 많은 것은 이처럼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가 점포 컨설팅과 부동산 거래를 성사시켜 대박이 난 성공사례가 몇 군데 있다. 이곳에서 김경수 사장이 운영하는 순대국집, ‘장터순대국’이 바로 그런 곳이다. 돼지 애기보 부위를 ‘오소리감투’라고 하는데 많이 나오는 게 아니라서 귀한 고기에 속한다고 한다. 이를 특화하여서 순대국 재료로 쓰는 맛집이다. 다른 순대국집은 순대국 국물은 돼지 뼈를 쓰는 데 이 집은 소뼈를 우려서 쓰기 때문에 맛이 정갈하고 고소하다. 그래서 찾아와서 맛을 본 손님들은 오소리순대국 애호가가 되어버린다고 한다. 김경수 사장이 적은 자본으로 가게를 물색하다가 만난 사람이 바로 이동연 사장이었다. 그의 도움으로 장터순대국집은 지금 도약의 채비를 하고 있다. 작년 여름 중국동포 부부가 이동연 사장을 만나서 현재 대박집이 된 ‘일심 양꼬치집’도 그렇다. 대림역 부근에서는 특A급 대로변에 위치한 이곳을 이 사장은 건물주인을 잘 설득하여 저렴한 임대료를 내도록 유도하였다. 그 결과 지금 중국동포 부부는 ‘작은 부자’가 되어 흥겹게 장사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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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의 탁월한 능력의 이면에는 삶의 애환과 정에 굶주린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그의 마음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추론을 하게 된다. 그는 한때는 크게 벌었다 한때는 크게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남의 애환이 자기의 것이고 어려운 삶을 겪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과거가 생각나기 때문인지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마음이 드는지도 모른다. 이동연 사장은 고향인 전남 영광에서 건실한 가정에서 태어나 순탄한 청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고향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큰 꿈을 품고 과감하게 상경한다. 그리고 자영업에 투신하였다. 젊은 시절에 조그만 오락실 운영에서부터 금융회사 자금 컨설팅까지 다채로운 사업경험을 쌓은 후에 부동산중개업에 뿌리를 내리고 15년째 대림동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늘 남에 대한 배려와 삶의 애환을 같이 공유하는 이동연 사장은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라’란 말을 충실히 실천하며 흥정을 붙여 서로에게 부자가 되게 하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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