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에 전해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셨다는 소문이 돌자 이곳의 목동 네 명이 아기 예수님을 뵈러 베들레헴으로 찾아갔습니다.
첫 번째 목동은 달걀, 두 번째 목동은 빵과 치즈, 세 번째 목동은 포도주를 갖고 갔습니다.
그런데 네 번째 목동은 빈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네 번째 목동을 앙샹떼(L’Enchanté)라고 불렀습니다.
이 말은 ‘마음을 빼앗겼다.’, ‘매혹되었다.’라는 뜻입니다.
앞의 세 목동은 ‘마리아가 아름답다.’, ‘마구간이 참 아늑하다’, ‘요셉이 이곳을 잘 골랐다.’, ‘별빛이 아름다운 밤이다.’ 하면서 마리아 부부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들은 부모를 축하하고 선물을 건네면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만 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다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그런데 앙샹떼는 어디 간 거지?” 그들은 이곳저곳, 안과 밖을 찾아보다 바람막이로 쳐놓은 담요를 슬쩍 젖히고 구유가 있는 곳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구유 앞에는 앙샹떼, 곧 예수님에게 매혹당한 자, 마음을 빼앗긴 자가 무릎을 꿇고 있었습니다.
바람의 방향을 가리키는 깃발이나 불꽃처럼 그는 사랑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날 밤 내내 그렇게 경배하며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예수님, 예수님, 예수님, 예수님.”
우리들은 대림시기를 지내며 주님의 탄생을 기다려왔고 또 그 주님의 탄생을 기쁜 마음으로 경축하였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탄축일과 그 기쁨을 나누는 성탄시기의 중심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가장 높으신 분이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신비요 사랑입니다.
주님의 오심으로 슬픔은 기쁨으로, 절망은 희망으로, 어두움은 빛으로 변했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을 몽땅 내어 주시고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성탄을 기뻐한다는 말은 우리도 예수님처럼 가족에게 그리고 이웃에게 사랑으로 자신을 내어주며 용서함으로 한 가족이 된다는 것입니다.
주변의 기쁨에 들떠 예수님을 잊고 지내는 성탄이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 우리의 가족,
우리의 이웃을 생각하며 주님의 사랑으로 충만한 기쁨의 성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성탄 팔일 축제 내 레지오 마리아 훈화 (민병섭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