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립보드입니다.
미루고 미뤘던 팔씨름 테이블의 제작기를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네요. 사실 8월 13일 그립보드 1회 정기모임 앞두고
진행상황에 맞게 제작기를 올리려 했지만...이런저런 사정으로 몇일전에야 팔씨름 테이블이 완성(完成)되었습니다.
제가 누누히 얘기해왔던 점이지만 팔씨름(Armwrestling)이 단순한 놀이가 아닌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팔씨름 전용 경기대의 구축과 규격의 통일이 이뤄져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소재의 통일도 이뤄져야겠지요.)
사실 10년전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팔씨름 테이블을 구경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고, 팔씨름 테이블이란 개념 자체도
매우 생소했습니다. 지금은 팔씨름 매니아/동호인들의 열정과 노력에 힘입어 예전보다는 상황이 많이 좋아졌죠.^^
아무튼...또 사설이 길었습니다.
이번에 그립보드 1회 정모를 위해 제작한 팔씨름 테이블은 MLA 규격으로써 WAF 규격과는 팔꿈치 패드(Elbow Pad)의
너비를 제외하고는 완전히 일치하는데, MLA 본부에서 패드의 규격을 넓힌 이유는 선수들이 파울에 대한 부담감 없이
역동적인 움직임과 화려한 기술을 자유롭게 선보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WAF: 7"×7" ⇒ MLA: 8"×8")
▲ MLA 팔씨름 테이블의 규격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 고무롤러는 선수들의 복부 및 허리를 보호해주기 위해 장착했는데 WAF/MLA 공식 규격과는
무관하지만 팔씨름이 고급 스포츠 문화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 판단되어서 장착을 결심했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인 제작기가 들어가기전 그립보드 1호 팔씨름 테이블 AWR-1의 특성을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 테이블 상판 - 4.5 t 철판 (4.5 t 라는 말은 철판 두께가 4.5mm라는 말입니다.)
- 테이블 하부 지지대 - 12 t 철판
- 테이블 다리 - 40 × 40 mm 각관
- 롤러 - 40mm 환봉이 축으로 된 60mm고무롤러
- 롤러 체결 방식 - 무급유 베어링 + O링
- 손잡이/페그 - 스테인레스 스틸 파이프
- 그라인더로 면처리
- 전부위 알곤 용접
- 조립식 (무드볼트 사용)
- 분체도장
▲ AWR-1 초기 도면 일부
어떤 제품이던 마찬가지지만, 설계...즉, 아이디어의 도면화는 필수입니다. 사실 이번에 제작된 팔씨름 테이블은
제가 애초에 계획했던 설계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약 2년정도 전부터 구상해온 팔씨름 테이블이 있는데,
이를 레이저 가공을 통해 구현시키려면 많은 자본과 기술력이 동원되야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정기모임을
약 1개월여 앞두고 새롭게 도면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비록 많은 부분에서 제 이상(理想)과 타협을 봐야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꼭 적용해야할 6가지의 원칙을 정해놓고 설계 및 제작에 임했습니다.
첫째, 튼튼해야 한다. "Durability"
┗ 팔씨름 테이블은 한 명도 아닌 두 명의 선수가 자신의 온 에너지를 활화산처럼 뿜어내는 곳이다.
엉성하게 대충 만들었다가는 경기를 하는 도중 팔씨름 테이블이 분리되거나 부숴질 수 있다.
둘째, 안전해야 한다. "Safety"
┗ 팔씨름 테이블은 신체와 직접접촉이 이뤄지는 부분이 많다. 튼튼함에만 초점을 맞춘 팔씨름 테이블은
사람의 몸을 다치게 하는 흉기와도 같기에, 반드시 세부적인 곳까지 안전성을 신경써서 제작해야 한다.
셋째, 이동성이 좋아야 한다. "Portability"
┗ 입식 팔씨름 테이블은 부피가 커서 일반 승용차 및 승합차로 이동하기에는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다.
각종 모임 및 행사에 팔씨름 테이블을 손쉽게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테이블이 조립식이어야 한다.
넷째, WAF/MLA 규격에 충실해야 한다. "Standard"
┗ "프로 팔씨름" 또는 "스포츠 팔씨름"은 교실책상 또는 거실바닥에서 하는 팔씨름을 말하는게 아니다.
동네 팔씨름에서 벗어나 세계의 프로 팔씨름꾼들과 당당히 겨루기 위해서는 "WAF/MLA" 규격에 충실한
팔씨름 테이블을 제작해야 한다.
다섯째, 외관이 미려해야 한다. "Design-wise"
┗ 단순히 규격만 맞춰서 될 일이었으면 우리가 직접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기본 도면부터 색상 선택까지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디자인하고 신중히 결정했다. 물론, 처음 시도하는 일이었기에 완벽할 순 없었고, 무작정
돈을 쏟아부을 수 있는 일도 아니었기에 많은 부분에서 양보를 했다. 그래도...기존의 팔씨름 테이블과는 비교를
거부한다.
>>>>> 2부를 기대해주세요.
P.S. AWR-1은 그립지기(엄재용) 운영자님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첫댓글 다음이 기대됩니다 ㅎㅎ 그때 본 테이블은 학교 테이블밖에 모르던 저에게 충격을 주었었어요 ㅎㅎ
학교에도 테이블이 한두대씩 배치가 되면 더 많은 학생들이 팔씨름을 즐길 수 있을거 같네요. 생활 속 스포츠로써 하루 빨리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립지기님과 같은생각이에요 . 학교에도 팔씨름 테이블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다는 표현은 이런 테이블을 두고 하는말인가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