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0일 월요일. 12월의 생활을 매듭짓는 일기.
12월 1일 주일 오후에 교회 70세 이상의 모임인 1마을 예배에서 한의사의 특강을 듣고, 이어서 간증의 시간을 가지면서, 갑자기 목사가 나에게 예고되지 않은 간증을 하라고 했다. 목사에게 다른 모임에서 사적으로 간증성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상황을 생각해서 간증 희망자가 없으니 나더러 하라고 한 것 같았다. 거절할 수가 없어 준비되지 않았지만, 60의 나이에 신학 공부를 하게 된 이야기와 3년간의 목회 경험에서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셨던 경험을 바탕으로 간증을 했다. 70여 명의 교회 노인들이 모인 자리였는데, 갑자기 노인 세대들의 중심부에 서게 된 느낌이었다. 간증 이후로 만나면 인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15일 주일에는 70세 이상의 남자들 모임인 상록회 월례회 자리에서 새로운 제안을 해보았다. 아파트 경로당의 모임과 비슷한 세대인 상록회의 모임에 차별이 없는 것 같다고 하면서, 신앙인들의 모임은 신앙 성장을 가져오는 모임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월례회 시간에 찬송가 외워 부르기, 성경 말씀 외우기, 간증의 시간을 번갈아 가며 하자고 제안했다. 나이가 많아 외우는 것이 어렵다는 반론이 있었으나 의무가 아니고 노력을 하면 찬송가도 더 많이 부를 수 있고 성경 말씀도 더 많이 읽어지는 것이 될 수 있으므로 일단 시행을 해보고 여의치 않으면 중단하기로 하고, 새해 첫 월례회 때부터 시행 하기로 결정을 하고 그 진행을 제안자인 내가 맡아 하기로 했다. 그래서 1월 첫 주에는 찬송가 301장(지금까지 지내온 것..)과 384장(나의 갈 길 다가도록..)을 외워서 부르기로 결정을 했다. 상록회의 모임에 중심의 자리에 선 기분이다. 나이가 많으면 말을 줄이라고 하는데,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기는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해보고 싶은 욕구가 나에게 아직은 있는 것 같아 말을 하게 되었다. 22일과 29일 주일에도 친교실에서 만나 연습하자고 하면서 지정된 두 곡의 찬송가를 부르는 시간을 가졌는데 모두 잘 따라 부르는 것을 보았다. 모두가 믿음의 행동이 되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좋은 효과를 기대해 보아야겠다.
12월의 날씨가 춥고 정국의 혼란으로 어수선 했지만 지하철 여행도 어느 정도 했다. 특히 야간에 여행은 삼가하고 있었는데, 이번 12월에는 성탄절을 전후한 야간 빛 축제가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아 서울 청계천의 빛초롱축제와 도림천의 관악별빛축제를 밤에 다녀오기도 했고, 주간에도 5회의 지하철 여행을 했다.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도보여행을 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 건강에 무리가 안 되는 코스를 다니며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성탄절 이브인 24일에 오랜만에 서울 누나집에 가서 누나를 만나 시간을 보냈다. 다른 때에는 오지 말라 해서 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내와 통화하면서 오라고 해서 갔다. 남매가 가까이 살면서도 만남이 거의 없이 전화나 하고 지내고 있는데 직접 만나니 많이 늙어 있는 것 같았다. 두 시간 정도 머물고 마침 조카인 현이가 와서 점심을 사 주기에 먹고 왔다. 저녁에는 친하게 지낸 정근한 선생이 전화를 해서 40여분 통화를 하며 회포를 풀고 교회 생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시골에서 전원생활을 하면서 맘에 드는 목회자를 만나 교회 생활에 푹 젖어 살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이는 분이다. 성탄절인 25일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아들이 전화를 했고, 샌프라에서 동생도 전화를 해서 성탄 축하를 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밤에는 서울 도림천 별빛축제장에 가서 아름답게 꾸며논 야경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성탄의 기쁨이 온누리에 넘쳐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금년 성탄절이었다.
12월 3일 느닷없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나라가 큰 혼란에 빠졌다. 국회의원들의 신속한 움직임과 시민들의 활동으로 계엄군의 활동을 막았고 국회가 곧 계엄 해제 결의를 해서 계엄이 선포된지 6시간 만에 해제 되었지만, 12월 3일 이후 정국이 큰 혼란에 빠졌고 많은 국민들이 거리에 나와 나라를 걱정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다행히 대통령이 탄핵 되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국무총리마저 대통령편이 되어 탄핵 되고, 기재부장관이 대통령 대행이 되었지만, 계엄을 계획하고 지휘한 장관들과 군 지휘관들과 경찰 지휘관들이 구속되고 수사를 받고 있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29일 주일에 갑자기 무안공항에서 태국 방콕을 떠나 무안공항을 향해 온 국제선 여객기가 추락하여 179명이 사망하고 2명이 구조된 사고로 온 나라가 초상 집이 되고 말았다. 희생자들 대부분이 광주 전남 사람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해 주었다. 혹 우리와 관련있는 친척이나 지인이 있을 가 염려가 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아무 일이 없다. 일시적으로 정치권의 다툼이 정지되고 사고 수습에 정부와 정치권이 모두 나서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어느 정도 사고 수습이 되고 완전히 정국이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한 무지한 대통령이 기어이 큰 사고를 내고 스스로 자멸의 길을 간 것을 보게 되어 안타깝다. 불안한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로 이해하고 싶고, 바르게 정국이 안정되어 갈 수 있게 인도하시리라 믿고 기도하며 새해를 기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