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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곡 선생(1537-1584) 學校模範 (번역)
天生蒸民,有物有則,秉彝懿德,人孰不稟?只緣師道廢絶,敎化不明,無以振起作成,故士習偸薄,良心梏亡,只尙浮名,不務實行,以致上之朝廷乏士,天職多曠;下之風俗日敗,倫紀斁喪。念及于此,誠可寒心。
今將一洗舊染,丕變士風,旣盡擇士敎誨之道,而略倣聖賢謨訓,撰成學校模範,使多士以爲飭躬制事之規,凡十六條。爲弟子者,固當遵行,而爲師者,尤宜先以此正厥身,以盡表率之道。
하늘과 땅 커다란 우주가 온 세상사람들을 낳았으며, 사소한 사물이라도 법칙을 갖고 있는데,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룩하고 밝은 덕성을 타고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다만 스승이 가르치는 교육제도가 엉클어지고 어떻게 가르쳐야하는지 교육방법도 밝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사람이 되라고 흔들어 깨우칠 방법이 없다. 그래서 공부하는 선비들의 풍습은 몰래 속이고 얄팍하며, 양심은 마비되어 없어진 것 같으며, 오로지 인기 있는 명예를 좇으며 실천하려고 힘쓰지 않는다. 그래서 위로는 조정에 인재가 모자라서 많은 관직에 관원이 채워졌으나 비어있는 것과 같고, 아래로는 백성들의 풍속도 날마다 무너져서 사람의 윤리기강이 없어지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참으로 한심하다.
현재 이렇게 오래토록 물든 나쁜 습관들을 한꺼번에 씻어내고 선비들의 나쁜 풍습도 크게 고치기 위하여, 좋은 선비를 가려내서 가르치는 선발교육제도를 완비시키고 또한 옛날 성현의 교육방침을 참고하여 ‘학교 모범’을 지었습니다. 공부하고 있는 선비와 관직에 있는 관원 모두 자신을 바르게 정돈하고 또 실무에 힘쓰도록 하는 규범 16조를 만들었습니다. 학생은 반드시 지켜서 실행하고 스승은 먼저 이 모범에 따라 자신을 바르게 하여 학생들의 모범이 되는 방법을 다하여야 합니다.
一曰立志
謂學者先須立志,以道自任。道非高遠,人自不行。萬善備我,不待他求。莫更遲疑等待,莫更畏難趦趄。
直以爲天地立心,爲生民立極,爲往聖繼絶學,爲萬世開太平爲標的。
退託自畫之念,姑息自恕之習,不可毫髮萌於胸次。至於毀譽、榮辱、利害、禍福,一切不動其心,奮發策勵,必要作聖人而後已。
첫째, 성인이 되겠다는 의지를 확립한다.
배우려는 선비는 먼저 스스로 성인이 되어 올바른 진리(道)를 책임지겠다고 결심해야한다. 진리는 아주 높거나 멀어서 못할 것도 아니지만 일반사람들은 스스로 포기하고 실천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모든 착하고 좋은 것은 나 자신도 타고났으며, 또한 반드시 남들에게 배운 뒤에야 갖는 것도 아니다. 더 이상 나 자신이 타고난 것을 의심하지 말고 또 남에게 배운 뒤에야 갖게 된다고 기다리지 말라! 더 이상 진리가 아주 높고 멀다고 여겨서 겁내거나 머뭇거리지 말라!
성인이 되겠다고 목표를 세우는 바로 즉시 하늘과 땅이라는 우주가 만물을 낳고 살아가도록 돕는데 이런 우주를 위하여 우주의 마음을 나의 마음으로 삼아야하고, 모든 사람들이 본받아야할 표준이 되어야하고, 옛 성현의 끊어진 학문을 이어받겠다고 하고, 온 세상의 영원한 태평시대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워야한다.
뒤로 물러서서 핑계를 대거나 나는 할 수 없다는 생각, 또는 그때그때 둘러대고 자기를 합리화시켜온 습관이 털끝만큼이라도 마음속에서 다시 싹트지 않도록 해야한다. 심지어 명예와 오명, 영광과 치욕, 이익과 손해, 재앙과 행복 등 어느 것에도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 게으를 때는 정신을 차리고 힘들 때는 채찍질하여 반드시 성인이 되겠다고 결심해야한다.
二曰檢身
謂學者旣立作聖之志,則必須洗滌舊習,一意向學,檢束身行。
平居夙興夜寐,衣冠必整,容貌必莊,視聽必端,居處必恭,步立必正,飮食必節,寫字必敬,几案必齊,堂室必淨。
常以九容持身,足容重【不輕擧也,若趨于尊長之前,不可拘此】,手容恭【手無慢弛,無事則當端拱,不妄動】,目容端【定其眼睫,視瞻當正,不可流眄邪睇】,口容止【非言語飮食之時,則口常不動】,聲容靜【當整攝形氣,不可出噦咳等雜聲】,頭容直【當正頭直身,不可傾回偏倚】,氣容肅【當調和鼻息,不可使有聲氣】,立容德【中立不倚,儼然有德之氣象】,色容莊【顏色整齊,無怠慢之氣】。
非禮勿視,非禮勿聽,非禮勿言,非禮勿動。所謂非禮者,稍違天理,則便是非禮。如以粗處言之,則倡優不正之色、俗樂淫靡之聲、鄙褻傲慢之戲、流連荒亂之宴,尤宜禁絶。
둘째, 나쁜 습관 교정과 유가의 행동방식
배우려는 선비가 성인이 되겠다고 결심하였으면, 반드시 오래된 나쁜 습관과 행동을 씻어버리고, 오직 배우는 학문에 생각을 집중하고, 몸가짐과 행동을 점검하여 수정해야한다.
평소에도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반듯하게 옷을 입고 갓을 쓰며, 용모를 장중하게 하고, 보고 듣는 태도를 단정하게 하고, 앉았을 때 공손하게 하고, 걷거나 서있을 때 자세를 바로하고, 마시고 먹는 음식도 적절하게 조절하고, 글씨는 공경한 마음으로 쓰고, 책상은 가지런히 정돈하고, 집안과 방안을 깨끗하게 치운다.
『예기、옥조(禮記、玉藻)』에 나오는 군자의 아홉가지 자세(구용, 九容)에 따라 항상 몸가짐을 유지해야한다.
첫째, 걸음걸이는 발이 무거운 듯이 장중하게 천천히 걷는다.
【걸을 때 발을 가볍게 떼어놓지 않는다. 다만 어른과 높은 사람 앞에서는 장중하게 천천히 걷지 않고 상황에 따라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뛰거나 걷는다.】
둘째, 두 손은 오른손 위에 왼손을 덮어 공손하게 모은다.
【두 팔을 이리저리 풀어서 휘졌지 않고, 일이 없을 때에는 마땅히 두 손을 모아 공손하게 하며 함부로 흔들지 않는다.】
셋째, 눈으로 보는 시선을 단정하게 한다.
【시선을 고정시키고 눈높이는 상대방에 따라 적정하게 하여 바로 쳐다보고, 두리번거리거나 곁눈질하지 않는다.】
넷째, 입을 다물어 입매를 반듯하게 한다.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는 경우가 아니면 항상 입을 다문다.】
다섯째, 목소리는 작지만 또렷하게 발음한다.
【몸자세와 숨을 잘 가다듬어 목소리를 내며, 기침하거나 숨이 목에 걸려서 끅끅하는 잡음을 내지 않는다.】
여섯째, 고개를 꼿꼿이 세운다.
【고개를 반듯하게 세우고 몸을 꼿꼿이 펴며, 머리를 기울이거나 몸을 비스듬히 기대지 않는다.】
일곱째, 숨을 고르게 쉰다.
【코로 숨쉬면서 숨을 고르게 하며, 숨소리를 내서는 안된다.】
여덟째, 서있는 자세는 남에게서 뭔가를 받을 때처럼 반듯하되 조금 허리를 숙인다.
【똑바로 서서 비스듬히 기울지 않고 반듯하되 남에게서 뭔가 받을 때처럼 조금 허리를 숙이는 자세를 한다.】
아훕째, 얼굴표정은 자신감 있어 밝고 엄숙하고 장엄하게 한다.
【얼굴표정을 바르게 하고 남을 무시하듯이 태만한 표정을 짓지 않는다.】
『논어、안연(論語、顏淵)』과 정이천의 「사잠(四箴)」에 나오듯이, 예에 맞지 않으면 보지 말고, 예에 맞지 않으면 듣지 말고, 예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말고, 예에 맞지 않으면 행동하지 말라. 예에 맞지 않는다는 뜻은 조금이라도 천리(天理)에 어긋나는 것이 예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에 맞지 않는 나쁜 사례를 들어보면, 배우가 진지한 마음없이 억지로 거짓으로 짓는 표정, 저속한 유행곡이 정상적인 음률보다 넘치고 지나친 소리를 내는 음악, 비루하고 오만한 연극, 정도를 벗어나 지나치고 방탕한 연회 등은 더욱 금지하고 끊어야한다.
*참고자료;四勿;
『논어、안연(論語、顏淵)』에서 공자가 안연에게 극기복례하여 인(仁)을 깨달으라고 말씀하자 안연이 다시 극기복례하는 방법을 여쭈었다. 공자가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네 가지부터 예(禮)에 맞도록 하라고 가르쳤다. 뒤에 송나라 정이천(程伊川)은 네 가지에 관한 잠언을 지었고 많은 학자들이 본받았다.
三曰讀書
謂學者旣以儒行檢身,則必須讀書講學,以明義理,然後進學功程,不迷所向矣。
從師受業,學必博,問必審,思必愼,辨必明;沈潛涵泳,必期心得。
每讀書時,必肅容危坐,專心致志;一書已熟,方讀一書;毋務汎覽,毋事强記。
其讀書之序,則先以『小學』,培其根本;次以『大學』及『近思錄』,定其規模;次讀『論』、『孟』、『中庸』、『五經』,閒以『史記』及先賢性理之書,以廣意趣,以精識見,而非聖之書勿讀,無益之文勿觀。
讀書之暇,時或游藝,如彈琴、習射、投壺等事,各有儀矩,非時勿弄。若博弈等雜戲,則不可寓目以妨實功。
셋째, 독서방법과 독서단계
배우려는 선비는 유가의 행동방식에 따라 자신을 단속하였으면, 반드시 글을 읽고 스승이나 벗들과 배운 것을 서로 따져보면서 의리(義理)를 밝게 알아야한다. 그래야만 공부하는 학업과정에서 방향을 잃지 않는다.
스승을 모시고 배우는 경우에는 배우는 범위를 넓히려고 하고, 묻는 것을 자세하게 하고, 생각을 신중하게 하고, 사색하여 변별할 것은 밝게 한다. 또한 혼자 배운 것을 복습할 때에는 마음을 깊이 가라앉혀서 내용을 느끼고, 반드시 마음속에서 터득하겠다고 결심해야한다.
언제나 글을 읽을 때에는 마음과 몸가짐을 정숙하게 하고 단정하게 방석에 앉아, 마음과 생각을 글에 집중시키고 읽는다. 책 하나를 아주 익숙하게 읽은 뒤에야 다른 책을 읽는다.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많이 읽으려고 하지 말고, 모르는 것을 억지로 외우려고 들지 말라.
글 읽는 순서는 먼저 『소학(小學)』을 읽어 학문의 근본을 북돋아야하고, 다음에는 『대학(大學)』과 『근사록(近思錄)』을 읽어 전체적인 윤곽을 세우고, 다음에는 『논어(論語)』、『맹자(孟子)』、『중용(中庸)』、『오경(五經)』을 차례대로 읽고 틈틈이 『사기(史記)』와 선현들의 성리학 책을 읽어서 의미 맥락을 넓히고 이해력을 깊게 하며, 성현의 글이 아니면 읽지 말고 무익한 글은 보지 말라.
글을 읽다가 지치거나 틈이 나면 때때로 기예 예를 들어 거문고 타기, 활쏘기, 투호(投壺) 등을 즐기는데, 각기 규칙을 지켜서 빠져들지 않으며, 적절한 때가 아니면 즐기지 않는다. 장기, 바둑 등 잡희에는 눈길도 주지 말아야 실제 공부를 방해하지 않는다.
四曰愼言
謂學者欲飭儒行,須愼樞機。人之過失,多由言語。言必忠信,發必以時。重然諾,肅聲氣。
毋戲謔,毋諠譁。只作文字、義理有益之話,若荒雜怪神及市井鄙俚之說,不可出諸其口。至如追逐儕輩,空談度日,妄論時政,方人長短,皆妨功害事,切宜戒之。
넷째, 말과 이야기를 조심하기
배우려는 선비가 유가의 행동방식으로 자신을 바로잡으려면 반드시 말을 조심해야한다. 사람의 잘못은 말에서 비롯되는 것이 많다. 말은 반드시 내 마음의 충정에서 우러나오고 남들도 믿을 수 있도록 해야하며 말을 꺼내는 것도 반드시 시기가 적절해야한다. 또한 남의 말에 동의하거나 남에게 승낙하는 말은 신중하게 하고, 말소리를 정숙하게 해야한다.
장난치거나 조롱하지 말고 큰소리로 남들도 들으라고 떠들지 말라. 문자와 의리가 담긴 유익한 말을 하며, 허황하고 괴이한 말과 길거리의 저속한 이야기는 입 밖으로 내지 말아야한다. 특히 서로 어울리는 무리들과 함께 헛된 이야기로 하루를 보내거나, 현실정치를 함부로 논란하거나, 남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것은 모두 공부를 방하니까 절대로 경계하여 조심해야한다.
*참고자료:樞機;언어
『易、繫辭上』:“言行,君子之樞機,樞機之發,榮辱之主也。”
『國語、周語下』:“夫耳目,心之樞機也。”
五曰存心
謂學者欲身之修,必須內正其心,不爲物誘,然後天君泰然,百邪退伏,方進實德。 故學者先務,當靜坐存心,寂然之中,不散亂,不昏昧,以立大本。而若一念之發,則必審善惡之幾,善則窮其義理,惡則絶其萌芽。
存養省察,勉勉不已,則動靜云爲,無不合乎義理當然之則矣。
다섯째, 마음의 주인공을 지켜서 타고난 본성을 길러야한다.
배우려는 선비가 자신의 부족한 것을 늘여 양성하려면, 반드시 안으로는 마음의 주인공을 바로 세워야하고 밖으로는 외물에 유혹당하지 말아야한다. 그래야만 마음의 주인공이 평온하고 태연하여 온갖 삐뚤어진 생각들을 물리치고 누를 수 있기 때문에 타고난 덕성을 깨우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므로 배우려는 선비가 가장 먼저 힘써야할 것은 정좌하고 마음의 주인공을 지켜서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 아주 고요하고 깜깜한 상황에서도 마음의 주인공이 흐트러지거나 잃어버려 혼미하지 않아야만 마음의 근본을 깨달아 세울 수 있다. 또한 정좌하는 동안에 깜깜한 마음속에서 순간적인 생각 하나가 일어나서 움직이면, 마음의 주인공이 이 생각이 선한지 악한지 그 기미를 살펴서, 선하면 선한 생각의 의리를 끝까지 찾아내고 악하면 생각의 싹을 끊어버린다.
생각이 일어나지 않아 마음도 움직이지 않는 고요한 상황에서는 마음의 주인공을 지켜서 타고난 본성을 기르고, 또한 생각이 일어나서 마음이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생각의 선악을 성찰하여 선을 지키고 악을 끊는 공부를 끝없이 힘써나가야한다. 나중에는 마음이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거나 또는 말하거나 행동하거나 모두 의리(義理)의 당연한 법칙에 맞지 않는 것이 없는 성인이 될 수 있다.
六曰事親
謂士有百行,孝悌爲本,罪列三千,不孝爲大。
事親者,必須居則致敬,以盡承順之禮;養則致樂,以盡口體之奉;病則致憂,以盡醫藥之方;喪則致哀,以盡愼終之道;祭則致嚴,以盡追遠之誠。至於溫凊定省,出告反面,莫不一遵聖賢之訓。
如値有過,盡誠微諫,漸喩以道,而內顧吾身,無行不備,始終全德,無忝所生,然後可謂能事親矣。
여섯째, 부모님을 섬기는 마음과 예의
『효경주소(孝經註疎』에서 말하듯이 “선비가 실행해야할 많은 착한 행동 가운데 효제(효도)가 근본이며, 삼천 가지 죄목 가운데 불효가 가장 크다.”
『효경(孝經)』에서 말하듯이, 부모님을 섬기려는 선비는 평소에 부모님을 공경하는데 부모님의 뜻을 따르는 예(禮)을 다하고, 봉양할 때는 부모님께서 즐거우시도록 하는데 음식과 몸이 편안하시도록 봉양을 다하고, 병환이 드시면 걱정하는데 의사를 찾아 탕약의 처방을 다하고, 돌아가시면 슬퍼하는데 장례의 예의를 신중히 다하고, 제사를 지낼 때는 엄숙하게 하는데 추모하는 정성을 다하여야한다.
부모님께서 겨울에는 따듯하도록 여름에는 시원하도록 돌봐드리고 저녁에는 주무시는지 아침에는 일어나셨는지를 보살피고, 외출할 때 반드시 알리고 돌아와서 반드시 뵙는 것까지 모두 성현의 교훈을 따라야한다.
만약에 부모님께서 마침 잘못이 있으시면 정성을 다하여 은근히 부드럽게 간(諫)하여 말리고 천천히 올바른 도리를 알려드린다. 동시에 안으로는 나 자신이 온갖 올바른 행실을 다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없이 최선을 다하였으며 혹시 부모님을 욕되게 하였는지를 반성한다. 이렇게 한 뒤에야 부모님을 잘 모신다고 한다.
*참고자료:
劉炫,『孝經述義』:“士有百行,以孝爲本。”
『孝經、紀孝行』:“子曰:‘孝子之事親也,居則致其敬,養則致其樂,病則致其憂,喪則致其哀,祭則致其嚴,五者備矣,然後能事親。’”
『禮記、曲禮上』:“凡爲人子之禮,冬溫而夏凊,昏定而晨省。”
『禮記、坊記』:“從命不忿,微諫不倦,勞而不怨,可謂孝矣。”
『禮記、內則』:父母有過,下氣怡色柔聲以諫,諫若不入,起敬起孝,說則復諫,不說,與其得罪於鄉黨州閭,寧孰諫?父母怒,不說而撻之流血,不敢疾怨,起敬起孝。
『詩、小雅、小宛』:“夙興夜寐,無忝爾所生。”
七曰事師
謂學者誠心向道,則必須先隆事師之道。“民生於三,事之如一。”其可不盡心歟?
同處則晨昏參謁,異處則於受業時參謁。朔望齊會,行禮見再拜。
平居侍奉,極其尊敬。篤信敎誨,服膺不失。如値言論行事,有可疑者,則須從容講問,以辨得失,不可直以己見,便非議其師,亦不可不思義理而只信師說。
至於奉養之宜,亦當隨力致誠,以盡弟子之職。
일곱째, 스승을 섬기는 마음과 예의
배우려는 선비는 마음을 성실하게 하여 진리(道)를 향하여 뜻을 두어야하며 반드시 먼저 스승을 섬기는 도리를 융숭히 해야한다. “사람은 부모님이 낳으시고 스승이 가르치시고 국가가 먹여길렀으니 똑같이 섬겨야한다.”고 하였으니 어찌 마음을 다하여 스승을 섬기지 않겠는가?
학생이 스승과 함께 살면 아침과 저녁에 뵙고 서로 다른 곳에 살면 수업할 때마다 뵙는다. 학생들이 모두 학교에서 모이는 초하루와 보름에는 예(禮)를 마치고 뵐 때는 두 번 절한다.
학생이 평소에 스승을 곁에서 모실 때 지극히 존숭하여야한다. 스승의 가르침을 돈독히 믿고 명심하여 잊지 말아야한다. 만약에 스승의 말씀과 행동에 의심나는 점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스승께서 편안하실 때에 여쭙고 옳고 그름을 분별해야하며, 결코 자신의 견해가 옳다고 여기고 스승을 비난하거나 논란을 일으켜서는 안된다. 또한 의리(義理)를 생각하지 않고 다만 스승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믿어서도 안된다.
스승을 봉양하는 경제적 적절함은 마땅히 학생의 능력에 따라 정성을 들여 제자의 직분을 다하여야한다.
*참고자료:
『國語、晉語一』:“‘民生於三,事之如一。’父生之,師教之,君食之。非父不生,非食不長,非教不知,生之族也,故一事之,唯其所在,則致死焉。”
八曰擇友
謂傳道解惑,雖在於師,而麗澤輔仁,實賴朋友。
學者必須擇忠信孝弟、剛方敦篤之士,與之定交,相箴以失,相責以善,切磋琢磨,以盡朋友之倫。
若立心不篤,檢束不嚴,浮浪嬉遊,尙言尙氣者,皆不可與之交也。
여덟째, 공부를 동반할 학려(學侶)를 잘 골라야한다.
당나라 한유(韓愈) 말처럼 진리를 전수하고 학생의 의혹을 풀어주는 두 가지 책임이 스승에 있지만, “두 호수의 물이 서로 연결되어 교류한다.”는 뜻의 여택(麗澤)과 “군자는 학문을 위하여 벗들과 모이고 벗에 의지하여 인(仁)을 기른다.”는 보인(輔仁)은 모두 실제로는 동학과 동지에 의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배우려는 선비는 반드시 충성과 신의, 효도와 우애, 강직과 방정, 돈후와 독실의 성격과 태도를 가진 선비를 가려서 그와 벗으로 사귀어야한다. 벗이 되어 서로 잘못을 고쳐주고 서로 착할 것을 요구하여, 함께 덕행을 갈고 닦아 벗의 도리를 다해야한다.
성인이 되겠다는 결심이 독실하지 않거나, 자신을 유가 행동방식에 따라 단속하지 않거나, 들떠서 남들과 휩쓸리면서 잡기와 놀이에 빠지거나, 말이나 의기만 앞세우는 사람들과는 사귀지 말아야한다.
*참고자료:
『周易、象卦)』:“麗澤,兌。君子以朋友講習。”
孔穎達疏:“同門曰朋,同志曰友,朋友聚居,講習道義,”
『論語、顏淵)』:“曾子曰:‘君子以文會友,以友輔仁。’”
『禮記、學記』:“發然後禁,則扞格而不勝。時過然後學,則勤苦而難成。雜施而不孫,則壞亂而不修。獨學而無友,則孤陋而寡聞。燕朋逆其師,燕辟廢其學。此六者教之所由廢也。”
九曰居家
謂學者旣修身心,則居家須盡倫理。
兄友弟恭而視若一體,夫和妻順而毋失於禮,訓子以義方而不以愛惑聰。
至於御家衆,主嚴而行恕,軫念其飢寒,上下整肅,內外有別,一家所處之事,宜無所不用其極。
아홉째, 가정윤리를 바로하기
배우려는 선비가 위와 같이 몸과 마음을 양성하였으면 가정에서 윤리를 끝까지 실천해야한다.
형은 아우에게 우애있고 아우는 형에게 공순하여 서로 한 몸처럼 여기고, 남편은 온화하고 부인은 순종하더라도 서로 예의를 벗어나지 않고, 자녀에게 올바른 도리를 가르치되 사랑이 지나쳐 부모의 뜻에 따라 훈육시키려고 들어 자녀의 타고난 재능을 왜곡시켜서는 안된다.
집안의 아랫사람들을 거느리는 데는 엄격하되 용서를 베풀면서 그들이 배고프고 추운 것을 깊이 걱정하여야한다. 주인과 아랫사람들이 서로 질서 있고, 여자와 남자의 역할을 구분하여야한다. 집안의 모든 일을 처리할 때마다 마땅히 극진한 도리를 다하여야한다.
十曰接人
謂學者旣正其家,則推以接人,一遵禮義。
事長以弟,如寢食行步,皆後長者;十年以長,則以兄事之;年長以倍,則待之益恭,撫幼以慈。
至於睦族交鄰,無不得其歡心,每以德業相勸,過失相規,禮俗相成,患難相恤。常懷濟人利物之心,若傷人害物底意思,則不可一毫留於心曲。
열째, 남을 돕는 마음과 윤리
배우려는 선비가 가정윤리를 바로잡았으면 가정윤리를 미루어 남을 접대하면서 모두 예와 의(禮義)를 준수한다.
어른을 공손히 섬기되 침식과 보행(步行)을 모두 어른보다 뒤에 하고, 나이가 열 살 이상이면 형으로 섬기고, 갑절 이상이면 더욱 공손하게 대우한다. 어린이는 자애(慈愛)롭게 돌봐주어야 한다.
친족에게는 화목하고 이웃과 사귀는 두 가지는 그들을 기쁘게 하여하며, 항상 덕과 생업을 서로 권장하고, 허물은 서로 바로잡고, 혼인과 장례에 서로 돕고, 어려운 일은 서로 돕도록 한다. 언제나 남을 구제하고 이롭게 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남을 다치거나 사물을 해롭히려는 생각은 털끝이라도 마음속에 두어서는 안된다.
十一曰應擧
謂科第雖非志士所汲汲,亦近世入仕之通規。若專志道學,進退以禮義者,則不可尙已,如或觀國之光,不免應擧,則亦當以誠心做功,勿浪過時月。但不可以得失,喪其所守,且常懷立身行道、忠君報國之念,不可苟求溫飽而已。
苟能志道不怠,日用無非循理,則科業亦日用閒一事也,何害於實功?今人每患奪志者,不免以得失動念故也。且近日士子通病,怠惰放弛,不務讀書,自謂志慕道學,不屑科業,而悠悠度日,學問、科業,兩無所成者多矣,最可爲戒。
열하나째, 과거시험과 도학 공부의 갈등에 대하여
과거시험은 비록 학문에 뜻을 세운 선비가 애써 추구할 것은 아니지만 요즘에는 벼슬에 나가는 일반적인 통로가 되었다. 만약에 도학(道學)에 뜻을 두고 전념하면서 관직의 출처를 예의에 맞게 하려는 선비는 과거시험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관직에 나가야하거나 과거시험을 부득이 꼭 봐야할 사정이 있다면 성심껏 공부해야하며 세월을 낭비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과거시험의 합격 여부 때문에 도학을 공부하겠다는 뜻을 잃어서는 안되며, 항상 자신을 바르게 세워 도리를 실행하고 또한 임금에게 충성하고 국가에 보답하려는 생각을 품어야하며, 구차하게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관원이 되어 잘먹고 잘살려고 생각하면 안된다.
도학을 공부하려는 결심을 게을리 하지 않고 일상생활도 순조롭게 운영할 수 있다면, 과거시험 준비는 다만 일상생활 가운데 한 가지 일에 지나지 않으니 과거시험 준비가 도학 공부에 무슨 방해가 되겠는가? 그런데 요즘 선비들의 많은 경우는 과거시험이 도학 공부를 방해한다고 걱정하는데, 이것은 도학을 공부하겠다는 결심이 굳건하지 못하여 결심이 합격 여부에 흔들리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 도학을 공부하겠다는 선비들의 공통적인 나쁜 사례는 도학 공부를 게을리하거나 포기하다시피 하고 독서도 힘쓰지 않고, 스스로 도학을 흠모하여 결심하였기 때문에 과거시험이 필요없다고 합리화시키면서 한가하게 세월을 보낸다. 따라서 이런 선비들은 학문도 과거시험도 모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조심해야한다.
十二曰守義
謂學者莫急於辨義利之分。義者,無所爲而爲之者也,稍有所爲,皆是爲利,蹠之徒也,可不戒哉!爲善而求名者,亦利心也,君子視之,甚於穿窬,況爲不善而征利者乎?
學者不可以一毫利心,存諸胸中。古人爲親服勞,雖行傭負米,亦所不辭,而其心介潔,不爲利汚。
今之爲士者,終日讀聖賢書,而尙不免有利心,豈不可哀也哉?雖或家貧營養,不免有所經畫,但不可萌求利之念耳。至於辭受、取與,審察當否,見得思義,不可一毫苟且放過。
열둘째, 의리(義)와 사익(利)을 구별하기
배우려는 선비는 의(義)와 이(利)를 구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 의(義)는 개인의 이기적인 목적과 동기가 없이 선(善)을 실천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개인적인 목적과 동기가 있다면 모두 사익(利)을 추구하는 것이며 도척과 같은데 조심해야하지 않겠는가? 예를 들어 겉으로는 선(善)을 실행하지만 속으로는 명예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한마디로 이기심이다. 군자는 이러한 이기심을 남의 집의 담장을 넘고 벽을 뚫는 도둑보다도 더 나쁘게 보는데, 하물며 불선(不善)한 악(惡)을 실행하여 이익을 쟁탈하는 것을 어떻게 여기겠는가?
그러므로 배우려는 선비는 털끝만큼의 이기심도 가슴에 품어서는 안된다. 옛날 선비들은 부모님을 봉양하기 위하여 힘든 노동도 하였는데 품팔이꾼으로 쌀가마를 메는 노동조차 마다하지 못할 지경이면서도 마음을 깨끗이 하여 사익에 물들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선비들은 온종일 성현의 글을 읽으면서도 아직도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니 슬프지 않은가? 혹시 집안이 가난하여 부모님 봉양을 걱정하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계획을 세울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의(義)를 버리고 이익을 좇겠다는 생각조차 싹튀워서는 안된다. 또한 물리치고 받고 얻고 줄 때에는 옳은지 여부를 깊이 살피고 이익이 되더라도 의(義)에 맞는지를 생각해야하며 털끝만큼이라도 모르는 척 놓쳐서는 안된다.
*출처:
『孟子、盡心章句上:“孟子曰:雞鳴而起,孳孳爲善者,舜之徒也。雞鳴而起,孳孳爲利者,蹠之徒也。欲知舜與蹠之分,無他,利與善之閑也。”
十三曰尙忠
謂忠厚與氣節,相爲表裏,無自守之節,而以摸稜爲忠厚,不可也;無根本之德,而以矯激爲氣節,不可也。世俗淆薄,實德日喪,非詭隨阿人,則必矯亢尙氣,中行之士,誠難得見矣。『詩』曰:“溫溫恭人,維德之基。”;又曰:“柔亦不茹,剛亦不吐。”必溫恭和粹,根本深厚,然後乃能植立正義,臨大節而不可奪矣。
彼卑諂鄙夫,固不足道矣。名爲學問之士,而挾才挾賢,輕人侮物者,其害不可勝言。得少爲足,悻悻自好者,豈能眞有氣節哉?近日士子之病如此,良由禮學不明,虛驕成習故也,必須講明禮學,以盡尊上敬長之道。苟如是,則忠厚、氣節,兩得之矣。
열셋째, 충실한 마음과 절개있는 태도를 양성하기
충실한 마음과 절개있는 태도는 서로 안팎이 되는데, 절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 찬반 입장을 결정하지 않는 태도에 대하여 마음이 충실하다고 오해하면 안되며, 근본적인 충실한 덕성이 없는 사람이 상식에 벗어난 과격한 주장을 나타내는 태도에 대하여 절개가 있다고 오해하여도 안된다. 세상 풍속이 혼탁하고 야박하여 충실한 덕성을 날로 잃어가므로 남의 비위를 맞추어 아부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 혼자만이 기개가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올바른 중도를 실천하는 사람을 정말로 찾아보기 어렵다. 『시경、억(詩經、抑)』에서 “온유(溫柔)하고 공손하게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천자가 닦아야할 덕(德)의 기초입니다.”고 하였고, 또한 『시경、증민(詩經、烝民)』에서 “중산보(仲山甫)는 부드럽다고 삼키지 않고 딱딱하다고 뱉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앞의 시처럼 반드시 온유하고 공손하여 화목하고 순수하도록 근본 덕성이 깊고 두터워야만, 뒤의 시에서 중산보처럼 정의(正義)을 세우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개를 빼앗기지 않습니다.
저렇게 비루하고 아첨하는 못난 사람들이야 진실로 말꺼낼 것도 없습니다. 명색이 학문한다는 선비 가운데 재능과 현명함을 갖고 남을 경멸하고 모욕하는 사람들의 피해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조금만 잘한 것이 있어도 만족하고 발끈하여 화를 내면서 자신을 옳다고 여기는 사람들이라고 어찌 정말로 절개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요즘 선비들의 병폐가 위와 같이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모두 진실로 예법에 관한 학문을 밝히지 않고 헛된 교만이 습관이 된 탓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예학을 강구하여 밝혀서 윗사람을 높이고 어른을 공경하는 도리를 다하도록 해야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충실한 마음과 절개있는 기품 둘을 이룰 수 있습니다.
*출처:模棱兩可:
《舊唐書·蘇味道傳》:“處事不欲決斷明白,若有錯誤,必貽咎譴,但模棱以持兩端可矣。”
*출처:“溫溫恭人,維德之基。”
『詩、大雅、抑』:“荏染柔木,言緡之絲。溫溫恭人,維德之基。”
서주(西周)의 마지막 유왕(幽王)이 포악하고 포사(褒姒)를 총애하다가 융적에게 살해되었다. 신하들이 그의 아들을 왕으로 추대하여 평왕(平王)이 되었다. 이듬해(기원전 770년) 진문후(晉文侯)、정무공(鄭武公)、위무공(衛武公)과 진양공(秦襄公) 등이 평왕을 낙읍(洛邑)으로 호송하였다. 이때부터 서주는 멸망하고 동주(東周)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평왕이 부당한 정치를 하자, 위무공이 이 시를 지어 평왕을 풍자하고 동시에 자신을 경계하였다고 한다.
*출처:“柔亦不茹,剛亦不吐。”
『詩、大雅、烝民』:“人亦有言,柔則茹之,剛則吐之。維仲山甫,柔亦不茹,剛亦不吐,不侮矜寡,不畏強禦。”
“속담에는 ‘부드러우면 삼키고 딱딱하면 뱉는다.’고 하였으나, 중산보(仲山甫)는 부드러워도 삼키지 않고 딱딱하여도 뱉지 않으며, 늙어서 자식 없는 환부과부(鰥夫寡婦)를 속이거나 멸시하지 않고 또 강하고 포악한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연약하다고 속이지 않고 강경하다고 두려워하지 않고 모두 공정(公正)하게 상대하였다는 뜻이다. 중산보(仲山甫)는 주나라 문왕(文王) 아들 우중(虞仲)의 아들이며 선왕(宣王)시기에 경사(卿士)로서 천자를 도와 천하를 다스려서 주나라가 중흥을 맞게 되었다. 이 시는 중산보의 공덕을 노래하였다.
十四曰篤敬
謂學者進德修業,惟在篤敬。不篤於敬,則只是空言,須是表裏如一,無少閒斷。言有敎,動有法,晝有爲,宵有得,瞬有存,息有養。用功雖久,莫求見效,惟日孜孜,死而後已,是乃實學。
若不務此,而只以辨博說話,爲文身之具者,是儒之賊也,豈不可懼哉?
열넷째, 경(敬)공부를 돈독하게 하기
배우려는 선비가 타고난 덕성을 진전시키고 학업을 늘리는 중요한 수양방법은 경(敬)공부를 돈독하게 하는 것이다. 경공부를 돈독하게 하지 않으면 덕성이나 학업 모두 헛된 소리일 뿐이다. 반드시 마음과 태도가 일치시켜서 잠시도 잊어서 끊어지지 않도록 한다. 북송 장재(張載, 1020~1078) 말처럼 “말과 행동 모두 남이 본받을 만큼 교훈과 법도가 있도록 하고, 낮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밤에는 낮에 공부한 것을 깊이 사색하여 깨닫고, 잠깐 순간에도 마음을 지켜서 본성을 기른다.” 오랫동안 공부하더라도 빠른 효과를 보려고 하지 않고 날마다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여 죽은 뒤에야 끝난다고 여기는 것이 참된 실학(實學)이다.
만약에 이렇게 공부하지 않고 다만 해박하게 논변하고 많이 이야기하는 것으로 자신을 꾸미는 도구로 삼는 선비는 바로 유학자가 가장 싫어하는 적인데,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것인가?
*출처:
宋、張載,『正蒙、有德』:“言有敎,動有法,晝有爲,宵有得,息有養,瞬有存。”
十五曰居學
謂學者居學宮時,凡擧止,一依學令。或讀書,或製述,食後暫爾游泳,舒暢精神,還習所業,夕食後亦然。
羣居必講論相長,攝以威儀,整齊嚴肅。若先生【是師長】在學宮,則行揖之後,講問請益,虛心受敎,佩服周旋。如無益之書,不可請問,枉用心力。
열다섯째, 학교 기숙생활의 규칙
배우려는 선비가 학교에서 기숙할 때에는 모든 행동을 학교규칙(學令)에 따라야한다. 또한 독서하거나 작문하거나 식후에 잠시 거닐며 정신을 맑게 하고 돌아와 학업을 복습하거나 저녁밥을 먹은 뒤에도 모두 학교규칙에 따라야한다.
학생 여럿이 모이면 반드시 서로 공부하는 것을 강론하며, 위엄 있는 태도로 몸가짐을 단속하고, 자세를 바르고 엄숙하게 한다. 만약에 스승【교사(敎師)】이 학교에 계시면 두 손을 모아 절(揖)을 한 뒤에 질문하여 가르침을 구하는데, 자신의 선입견을 버리고 가르침을 받고, 잊지 않고 두루 적용하여야한다. 무익한 책에 대하여 질문하여 마음을 헛되이 쓰지 않도록 한다.
十六曰讀法
謂每月朔望,諸生齊會于學堂,謁廟行揖。禮畢後坐定【師長若在,則坐于北壁,諸生則坐于三面。】,掌議【掌議有故,則有司或善讀書者代之。】抗聲讀「白鹿洞敎條」及「學校模範」一遍。因相與講論,相勉以實功【有師長,則因以質疑。】。如有議事,則因講定【諸生有議事,則師長先出。】。
諸生有故,不能參,則必具狀,告于會處,衆所共知。有病及的知下鄕及忌日外,託故不參者,至再度,則黜座。一朔如是而猶不來,則告于師長論罰【黜座,卽俗所謂損徒,還許座時,必滿座面責。】。
열여섯째, 「백록동 교조」와 「학교 모범」의 낭독
매월 초하루와 보름날에 모든 학생들이 학당에 모여 문묘(文廟)에 배알하고 서로 절(揖)한다. 배알하는 예의를 마친 뒤 자리에 앉고【스승이 계시면 북쪽에 앉고 학생들은 삼면(三面)에 둘러 앉는다.】 학교행정 책임자 곧 장의(掌議)【장의가 일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하면 담당자 또는 글을 잘 읽는 사람이 대신한다.】가 소리를 높여 주자의 「백록동교조(白鹿洞敎條)」와 율곡의 「학교모범」을 모두 낭독한다. 뒤를 이어 학생들이 서로 강론하고 실제 공부를 서로 권면한다.【스승이 계시면 강론에서 있었던 의문을 스승께 질문한다.】 만약 의논할 일이 있으면 강론한 뒤에 결정한다.【학생들이 의논할 때는 스승은 먼저 나가서 자리를 피한다.】
학생이 어떤 이유로 참례하지 못하면 반드시 서면으로 모이는 장소에 보고하여 다른 학생들이 모두 알려야한다. 질병이 있거나 분명히 고향에 가거나 기일(忌日) 등 알 수 있는 상황 이외에는 어떤 이유를 핑계로 참례하지 않는 경우가 2번이면 좌석에서 내쫓고, 1개월 동안 이유없이 참례하지 않으면 스승께 보고하여 처벌을 의논하도록 한다.【출좌(黜座)는 세속 말대로 학생을 쫓아내는 것이다. 다시 복귀를 허락할 때는 반드시 전체 학생이 모인 자리에서 꾸짖는다.】
참고자료:「朱子白鹿洞教條」:
父子有親,君臣有義,夫婦有別,長幼有序,朋友有信。(右五教之目)
博學之,審問之,慎思之,明辨之,篤行之。(右爲學之序)
言忠信,行篤敬,懲忿窒欲,遷善改過。(右修身之要)
正其誼,不謀其利;明其道,不計其功。(右處事之要)
己所不欲,勿施於人;行有不得,反求諸己。(右接物之要)
宋淳熙七年(1180),朱熹
右十六條,師、弟子、朋友,相與勸勉戒勖,拳拳服膺。
諸生如有存心飭躬,一遵模範,學問將就,表表可稱者,則會議時,詢于衆,得僉可則書于善籍。其中尤卓異者,具其實狀,呈單子于師長,以示勸獎。
위의 열여섯 가지 조목은 스승ㆍ제자ㆍ학우 셋이 서로 잘할 것을 권면하고 잘못한 것을 경계하며 성실하게 마음에 새겨야 한다.
학생들 가운데 결심하고 몸가짐을 단속하며 「학교 모범」을 모두 준수하고 학문이 성취되어 뛰어나게 칭찬할 만한 학생이 있으면, 회의할 때 여러 학생에게 묻고 찬성표를 얻으면, 착한 학생명부에 이름을 적는다. 그 가운데 남달리 뛰어난 학생은 실상을 적어 명단을 스승께 올려서 더욱 잘하도록 표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