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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속도전에서 벗어나 제대로 스마트하게 일하라!
‘빠른 해결’이 아니라 ‘느린 사고’만이 살아남는다.
- “세계를 구할 시간이 1시간 주어진다면?”라는 질문에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데 55분을 쓰고, 해결책을 찾는 데는 단 5분만 쓰겠소.”
- 콘래드 힐튼은 은퇴를 앞두고 이제 막 시작한 기업가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샤워커튼 자락을 욕조 안으로 집어넣는 것을 잊지 말라.”
- 2009년 도미노피자는 소비자들의 신랄한 비판을 받아들이고, TV광고를 통해 자신들의 피자가 맛이 없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그 후 원점으로 되돌아가 완전히 새로운 피자를 만든 결과, 전년 대비 매출이 14.3% 치솟았고(이는 패스트푸드 산업의 역사에서 가장 큰 도약이었다) 주가는 233% 올랐다.
- 예상과 달리, 도로표지를 치워 운전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자, 런던 켄싱턴 하이스트리트의 사고발생률은 47%나 줄었다.
- 실험결과,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문제를 풀 때 더 창의적이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을 위해 더 창의적인 선물을 생각해냈으며, 자신이 쓴 이야기보다 모르는 작가가 쓴 이야기를 보고 더 창의적인 삽화를 그렸다.
- 헨리 스타인웨이는 482대의 수제 피아노를 제작하고 마침내 견줄 상대가 없는 최고의 피아노 회사를 설립했다. 플로베르는 《보바리 부인》에서 엠마가 새벽에 까치발로 집을 빠져나와 애인을 만나러 달려가는 장면을 52번이나 고쳐 쓰고서야 마침내 낱말들의 완벽한 배열에 도달할 수 있었다.
Slow Thinking is Smart Working
100번의 잽이 아닌 제대로 된 스트레이트 한 방이 게임을 끝낸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사고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미봉책으로 무마해온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졌다는 점, 규칙과 보고체계를 무시한 결과로 일어난 일이라는 점이다. 또한 그 어떤 단계에서도 제대로 심사숙고하는 사람이 없었고, 문제의 원인을 찾고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 역시 ‘대충’ 넘어가려 하고 있다.
개인의 삶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어떤 문제를 오랫동안 심도 있게 검토한 것은 언제인가? 단 몇 분이라도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가져본 것은 또 언제인가? 실력보다는 요령, 심사숙고보다는 순발력으로 하루하루를 버티지 않았는가? 몸은 기진맥진하고 정신은 너덜너덜해졌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빠른 해결책’마저 먹히지 않아 당황하지 않았는가?
이미 선진 기업들과 조직들은 구시대의 ‘속도 숭배’를 버리고 ‘느린 해결책’의 저력으로 기업문화를 바꾸기 시작했다. 100번의 잽이 아니라 제대로 된 한 방이 게임을 끝내는 시대가 된 것이다.
피로한 개인, 불통의 조직, 불안한 사회를 위한
가장 올바르고 견고한 문제해결법, 슬로씽킹
이 모든 문제를 전체론적 시각으로 보여주는 책이 바로 영국 저널리스트 칼 오너리의 신간 《슬로씽킹》이다. 그는 전작 《느린 것이 아름답다》를 통해 이미 ‘속도숭배’가 개인의 삶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 그 책은 전 세계 30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비즈니스, 정치, 외교부터 교육, 환경, 인간관계, 건강관리까지, 현대인이 직면한 절박한 문제들을 짚어보고, 단기적 고식책이 아닌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슬로씽킹의 12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잠기고 스며드는 IDEO의 명상적 문제접근법, 아이디어의 멜팅포트 르 라보의 창의적 충돌, 영국 공군의 투명한 과실인정 메아 쿨파,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한 아이슬란드의 슈퍼민주주의, 매트랩의 창의적 수평사고, 장기목표에 집중한 노르웨이의 할덴교도소, 25만 명이 함께 문제를 푸는 이노센티브의 놀라운 성과 등, 미친 속도전 속에서 길을 잃은 당신에게 ‘당황하지 않고, 제대로’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더 스마트하게 일하는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어떻게든 생각이란 걸 하면서 일을 해보고 싶은 사람, 늦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지루하고 평범하고 고만고만한 아이디어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은 사람, 허언과 과장과 무책임이 판치는 속에서 현명함이나 유익함, 옳음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책이다.
[추천사]
‘지금, 당장, 빨리’를 외치는 분위기 속에서 주눅 든 사람들, 어떻게든 생각이란 걸 하면서 일을 해보려고 쩔쩔 매는 사람들, 수줍어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당신이 이상한 게 아니라고, 당신이야말로 정답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는 책.
늦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지루하고 평범하고 고만고만한 아이디어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 허언과 과장과 무책임이 판치는 속에서 현명함이나 유익함, 옳음을 고민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세계의 동료들을 소개하고 실천 방법을 알려주는 책.
무엇보다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입 닥쳐, 이 꼴통아!”라고 쓴 메모지와 함께 주고 싶은 책이다. 무엇이든 좋은 것을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 이제부터 ‘슬로씽킹’이다.
- 김남중 국민일보 문화부 기자
한국은 압축적 성장을 통해 단기간에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다. 하지만 빠른 성장으로 인해 많은 부작용과 문제도 생겨났다. 속도를 중시해서 생겨난 부작용과 문제를 푸는 데 퀵픽스 대신 슬로픽스가 필요하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개인과 조직은 《슬로씽킹》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김종덕,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 회장
책속으로 추가
시간을 갖고 문제를 파악하고 규정하는 것이야말로 IDEO의 모두스 오페란디(modus operandi, 일 처리방식)다. IDEO는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으로, 해결책을 처방하기 전에 심도 깊고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인디애나 주 사우스벤드의 메모리얼의료원이 심혈관센터를 개설하려고 자문을 구하자, IDEO 팀은 여러 주 동안 병동들에 드나들며 보고 듣고 물었다. 그들은 환자, 보호자, 의사, 간호사, 사무직원, 기술자, 자원봉사자 들을 면담하고 그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했다. 심지어 단순한 상담에서부터 개심수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병원을 찾은 경험을 환자와 보호자의 견지에서 재현하기까지 했다. 그들의 제안 가운데 많은 것들이 새 병동의 최종 설계에 반영되었다.
“우리는 무슨 문제든 시스템 내의 사람들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밝히는 방식으로 접근하려 노력합니다. 점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여러 사람들의 활동이 어떻게 결합하여 그곳의 문화를 형성하는지, 그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 만들기에 참여해야 하는지를 상세히 밝히려는 겁니다.”
- 99p, 잠기고 스며드는 IDEO의 명상적 문제접근법
“우리는 처음부터 ‘우리는 그대가 잘못을 우리에게 알리기를 요망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교육받습니다. 물론 잘못을 저지른 것에 대해 동료들로부터 질책과 놀림을 받겠지만, 우리 모두 잘못을 자백하는 것이야말로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알고 있습니다.”
영국 공군은 메아 쿨파를 실행한 사람들이 반드시 그 열매를 맛보게 한다. 안전조사 요원들은 문제를 알린 사람들에게 24시간 이내에 전화를 하고, 나중에 그 건이 어떻게 종결되었는지도 알려준다. 또한 매주 엔지니어들과 워크숍을 열어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와 사람들이 왜 그런 처분을 받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그들은 자신이 과실을 저질렀다고 해서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격려를 받을 수도 있음을 알고는 놀랍니다. 10년 전이었다면 이런 실수는 절대 보고되지 않았을 겁니다. 엔지니어들은 그저 ‘아, 저게 고장 났군. 그냥 교체하면 되지 뭐.’ 하고는 하던 일을 계속했겠죠. 지금 우리는 모두가 ‘어이쿠, 다른 항공기들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는데. 이후로도 발견되지 않을지 모르니까 당장 누군가에게 알려야겠다.’ 하고 생각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작은 문제가 큰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 71p, 영국 공군, 과실로부터 배우는 시스템을 구축하다
IDEO의 파트너 겸 최고 창의성 책임자인 제인 풀턴 수리Jane Fulton Suri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직접적으로 ‘당신은 무엇을 원하십니까?’라고 물어 단순히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바를 조사하지 않고 ‘잠김immersion’과 ‘스며듦percolation’을 수반하는 좀 더 명상적이고 경험적인 접근법을 씁니다. 어떤 문제에 깊이 친숙해지는 데 시간을 더 많이 투입하면 새롭고 놀라운 통찰을 위한 공간이 열리지요.”
그러다 보면 더러 원래의 문제 틀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가령 어떤 고객이 새롭고 개선된 토스터를 요청하면 IDEO는 질문을 뒤집어 이렇게 물을지 모른다. 토스트를 만드는 더 나은 방법이 있는가? 혹은 아침식사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 IDEO는 1980년에 애플의 혁신적인 컴퓨터 마우스 개발을 지원할 때 비슷한 방식을 취했다. 다시 풀턴 수리의 말이다.
“맨 처음부터 우리는 ‘우리가 다루어야 할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하고 묻습니다. 우리가 원래의 문제를 ‘규정frame’하는 방식에 해결책이 이미 내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우리가 시간 여유를 갖고 문제를 ‘다시 규정reframe’하면 우리는 진정한 필요를 해결할 대안을 찾거나 종종 더 나은 방법을 열어젖힐 수 있습니다.”
- 100p, 잠기고 스며드는 IDEO의 명상적 문제접근법
당신이 마지막으로 문제를 오랫동안 심도 있게 검토한 것은 언제인가? 몇 분이라도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가져본 것은 또 언제인가? 5년 후에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혹은 어떻게 당신의 직장을 밑바닥부터 개혁할 것인가 등의 큰 문제들과 씨름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우리들 대다수는 서명할 문서, 참석할 회합, 받아야 할 전화 등 영원히 끝나지 않는 사소한 업무의 눈보라에 깊이 파묻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여러 연구에서 직장인들이 현재 근무시간의 절반을 단순히 이메일과 소셜미디어의 받은 편지함 관리에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생각에 관한 생각》의 저자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탄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직관을 따르는 지도자를 선호하는 우리의 타고난 성향이 민주정치를 퀵픽스의 회전목마로 만든다고 주장한다. “대중은 빠른 결정을 좋아하는데, 그런 태도가 지도자들로 하여금 최악의 직관을 따르도록 부추긴다.”
- 53p, 자본주의는 정말로 빠른 결정을 원할까?
아인슈타인은 세계를 구할 시간이 1시간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데 55분을 쓰고, 해결책을 찾는 데는 단 5분만 쓰겠소.”
우리들 대다수는 정반대로 한다. 당신이 지난번 병원에 갔을 때를 떠올려보라. 짐작건대 의사를 만나는 시간은 겨우 몇 분이었을 터이고, 당신은 그 시간 안에 하고 싶은 말을 다하려고 안간힘을 썼을 것이다. 한 연구에서 밝혀진 바로 의사들은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기 시작하면 23초 만에 말을 막는다고 한다. 병의원에서 오진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 것이 과연 놀라운 일일까?
- 91p, 문제 규정하기는 55분, 해결책 찾기는 5분
공개사과는 비슷한 위무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한 고객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페덱스의 택배기사가 컴퓨터 모니터가 든 박스를 180cm 높이의 담장 너머로 던지는 광경을 촬영했다. 그 영상이 퍼져나가자 연중 가장 바빠야 할 시기에 물량이 아예 끊길 기세였다. 이 회사는 발뺌하지 않고 즉시 사과했다. “명백히, 절대적으로, 용납불가”라는 제목의 블로그글에서 페덱스의 미국 담당 부사장은 이번 사건에 “화가 나고 수치스럽고 몹시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회사는 또한 그 고객에게 새 모니터를 제공하고 해당 기사를 징계했다. 그 결과 페덱스는 폭풍을 뚫고 나아갈 수 있었다.
의사들도 메아 쿨파에 호응을 보이고 있다. 의료사고를 겪은 많은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한몫 챙기는 것도, 의사를 해직시키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그들이 정말로 갈망하는 것은 페덱스 사가 모니터 상자 던지기 사건 뒤에 취한 것과 같은 조치다. 진심 어린 사과, 그 과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할 분명한 계획 말이다. 미국에서 의료사고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는 환자들 가운데 거의 40%가 자신을 치료한 의사가 그 불행한 사고의 원인을 설명하고 사과했으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한다. 문제는 많은 의사들이 너무 자존심이 강하거나 너무 겁을 먹어 사과를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 79p. 고백하라, 과오로부터 교훈을 얻을 것이니
은퇴생활 중인 빌 클린턴은 최소한 하루 한 번은 “내가 잘못했다” 혹은 “나는 그걸 몰랐다”라고 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런 말을 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찾아오지 않으면 일부러 만든다. 그가 그러는 것은 아인슈텔룽 효과 등 우리가 앞에서 다루었던 그 모든 편향들이 진행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클린턴은 복잡하고 간단없이 변화하는 세계에서 문제들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개방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임을, 또 그렇게 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자신도 잘못을 저지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
- 65p,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
“어떤 니어미스든 시간을 갖고 조사하기만 한다면 우리가 배울 것이 있습니다.”
영국 공군과 도요타처럼 엑손모빌도 말단 직원에게까지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는 드러내어 알리도록 장려한다. 얼마 전, 풋내기 엔지니어가 서아프리카의 시추 프로젝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프로젝트의 진행이 일시중단되었다. 글렌 머리는 그 일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그 수백만 달러짜리 프로젝트에 잠재적인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잠시 멈추고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경영진이 그의 의견을 받아들인 겁니다. 우리는 한 행사에서 그를 일으켜 세우고 모범사원으로 치하하기까지 했어요.”
어느 기준으로 보나 엑손은 현재 업계의 부러움을 살 만한 안전관리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 75p. 그래도‘죄송하다’는 말은 여전히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