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ENFLF9r6S6g
<만수가>는 도동서원 전 유사 김수영 선생이 보관해오신 가사입니다.
소장자의 증조모(양동마을에서 시집오신 여강이씨 부인) 친필작으로 작가와 연대가 확신한 작품이며 문장도 뛰어나서 기록유산적 가치가 큰 작품입니다.
임귀희 원장님의 소개로 만난 두루마리를 풀이하고 읽어보았습니다.
'만수가'는 한훤당 김굉필의 18세손인 관수정 서흥 김수영(79세) 선생이 보관해 오던 두루마리로. 증조모 되시는 양동댁이 1911년에 쓴 작품입니다. 작가는 1901년경 경주 양동 마을에서 현풍으로 시집 오셨는데 당시 경주 부윤의 질녀로 문장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남편을 일찍 잃고(남편 나이 31세) 혼인 한지 10년 만에 친정 어머니 회갑연에 다녀와서 쓴 가사입니다. 양자 하나를 얻어 금이야 옥이야 길러 초대 의원을 지냈으나 재선에 낙선하고 납북 되었다고합니다.
<만수가>
어와 벗님네야 이내말삼 드러보소
어와조코 조흘시고 일천년 신라국에
명산대천 기운받아 양좌촌(이씨, 손씨가 사는 양동마을) 생겼으니
설창산이 주산되고 둔천수가 역수로다
지령이면 인걸이라 황화수 다시맑아
문원(회재 이언적)선조 하강하사 동방도학 밝혔으니
한양성 도리원에 오백년 기약일세
백자천손 저자손이 금관옥대 몇몇이며
삼백여가 너른문호 문장명사 뉘뉘런고
낙화방초 무심처에 집집이 꽃밭이요
황화단풍 좋은시절 곳곳이 가무로다
이리가도 춘풍이요 저리가도 화기로세
우차타 우리들은 엇지라 여자로서
부모슬전 생장하야 친척정화 다못하고
규문안에 갇혀앉아 여자유행 제법으로
추풍에 낙엽같이 곳곳으로 흩어져서
생명강산 종적부쳐 고향산천 바라보니
초수오산 멀었고나
오매불망 부모동기 어느날 잊을런가
눈물타서 가서실 때 남의첨시 고이키로
좋은듯이 마음돌려 치마꼬리 훌쳐닦고
가서바다(친정에서 온 편지를 받아) 살필적에 자자줄줄 슬픈마음
강작히 참았으나 목멘소리 절로나니
사창앞에 새벽까치 좋은소식 기약하고
한천에 외기러기 글전하로 날아온가
동영의 밝은달은 고향으로 비쳐오고
행화촌 검은구름 수인회포 첩첩이오
비지천수 흐른물은 나에회포 도아내네
과객같은 저광음이 유수같이 흘러가서
어언지간 저일월이 십여년이 넘었고나
반벽사창 비겨앉아 고갑자를 외아내니
금연태세 신해(1911년)로서 존당회갑(1851년생) 아닐런가
귀령부모 전노대로 부녀상면 하온후에
동기숙당 그린회포 오늘한번 풀어볼까
생기복덕 날을짚어 고당을 찾아들어
어와좋고 좋을시고 어와이때 어느때요
칠월이요 순칠(17일)이라 유화성 흘러가고 남극성 밝아온다
어제밤 발근달에 소적선의 노던거동
오날오날 우리집에 만수연 배설하네
동서사방 글을날여 천리고봉 맞아드니
금안옥교 내외객이 구름같이 모였고나
효자더라 효자더라 우리백남 효자더라
사십사계 저반에는 흑발창창 더욱 좋고
혼정신성 저모양은 전구망지 아닐런가
동해수 막아내어 술못을 지어두고
육산포림 싸아내어 태산을 모은후에
녹명시 외우면서 남의시 제쳐놓고
장지끊어 시축말라 도연명의 시체로서
만수시 지어내니 만당의 화담소리
금옥을 깨치난닷 오음육율 벌엇난닷
웃음소리 꽃이나고 시흥 끝에 춤이나네
펄펄소년 저손들이 수무션션 춤을 추며
일배일배 부일배로 불취무패 기약일세
만수연 자리피고 만수상 차릴적에
서왕모 맞아오고 동방삭 불러다가
한무제의 승노반에 감로수 얹어놓고
빙도설우 구해다가 호박잔에 담아놓고
화조교리 구해다가 금옥잔에 버러놓고
경장옥액 구해다가 유리잔에 부어놓고
육적의 유자구해 열십자로 벌었으니
맹중의 저죽순은 설중춘색 더욱좋고
왕상의 얼음잉어 회불염세 사난가코
자로의 백어살은 옥반을 지어두고
불로초 잎을 뜯어 장생주 다린후에
만수상전 나아가서 장생주 부어들고
노래자의 아해채로 수무족도 춤을추며
자서제질 앞줄서고 며늘딸네 뒷줄서니
상체꽃 불거오고 난초잎 푸르도다
사형제 저당상의 화락차담 더욱좋고
삼남사녀 기른자녀 내외손이 갖췄고나
임데며 김실이며 신선인 박종제도
관관저구 저소래로 군자호구 짝을지어
금실우귀 거문고로 봉황곡을 화답하며
원앙이 녹수만나 산학을 넘는듯이
차차로 나아들며 남산수를 절을하고
보복삼추 오우면서 만세만세 또만세로
오천만년 우리동기 선자현손 이어주소
술잔놓고 일어나서 이내심중 생각하니
흥진비래 옛말이오 극락에생 상사로다
우차타 이잔명이 실끝같이 붙였다가
부모흉중 칼이되고 동기안전 가시되어
작작연연 저꽃밭에 풀이나서 지내가고
녹녹방초 저이슬에 서리바람 차와온다
뒷동산 궂은비는 이내눈물 아닌런가
구원이 몇만리며 황천이 어디매오
엄동에 죽은풀은 봄이오니 다시나고
어제밤에 가던달은 오늘밤에 다시오고
영결종천 우리선비 이별말에 소식업네
황산수우 찬이슬에 그린면목 몇핼런고
딸자식 기른자모 남녀소중 분간없이
이자식 기를적에 은애지덕 생각함이
장상의 금옥같이 안전의 구슬같이
진자리는 모야눕고 마른자리 아해눕혀
나가시며 등에업고 들오시며 품에품고
더위추위 때를 찾아 핫옷 홋옷 지어주며
침선방적 음식지절 은애로서 갈치시고
삼종도와 칠거악은 수건 끝에 수를 나서
반아사창 저침상에 은은이도 경계하고
우귀장 밀봉도 첩첩이 은의로서
천벌인가 지벌인가 이박명에 화가밋쳐
모야심장 불이되야 천연을 재촉하사
무하일딜 저배개의 모녀영결 이왼일고
호호탕탕 너른천지 갈데없는 이인세가
자모하나 믿었더니 조물이 시길넌가
귀신이 미웠던가 설상가상 어엿뿌네
헛부도다 헛부도다 우리동기 헛부도다
태산같은 저은덕과 하해같은 저자애를
어느때 다시보랴 속절없이 멀리 흩네
앞에가는 저구름은 안형회포 이닐런가
삼백장정 머난길에 영산운수 정을막아
산이높아 못오신가 난기(나무가)가려 못오신가
구곡촌장 맺힌 소회 어느시절 다시풀어
형제숙질 모일때는 약한마음 굳은 듯이
강위대답 언약할제 아무래도 이번에는
쉽지못한 우리걸음 몇달몇해 되올지나
마음대로 노다가기 신서조조 기약더니
남에게 매인몸이 여자일신 극분하다
십여년 그린안면 사오삭 겨우되어
문전에 저하인이 편지한쪽 가져와서
진시황의 호령같이 성화독촉 오라하니
저아해들 거동바라 서서황황 저모양이
구무일은(구멍 잃은) 저쥐같이 올줄갈줄 모르면서
오경천 새벽달에 가는행장 차려내니
조치못한 이인생이 내붕전말 되단말가
만리성면 가는옥교 막종제 아닐넌가
도지요요 저복성에 백양아지 노래하고
낙동강상 가는배는 김실가는 돛댈런가
어긔여차 저닻소리 손의수심 깊어오고
반월성변 찬바람은 임에행장 재촉하네
만리에 일낙지와 불작 일행귀는 형제이별 하는시오
기수원학성과 박작미 귀인은 벗보내 이별이라
비박비호 생별어는 구가에도 일렀으며
고극회포 저눈물은 하양이별 가련하네
역수가 차운물결 장사심장 슬퍼오고
해하곡 이별주는 초패왕의 눈물인데
하물며 이내심장 동기이별 어떠하랴
부모친척 둘러서서 손잡고 하는 기약
좋은바람 다시불어 푸른봄을 짝을삼아
지상앵 법부르고 척영새 울거들랑
두견화 꺾어쥐고 방초풀 자리삼아
형제숙질 다시보기 부디부디 잊지말게
동서남북 너른길에 이리저리 다보내고
침방으로 돌아들어 빈비개 돋아베고
백통장죽 불을담아 누어시락 앉아시락
헛분마음 생각하니 뉘내마음 다알손야
희희낙락 노던일이 남가일몽 되었구나
당상학발 우리야야 이글보고 슬퍼마오
천지만물 생길적에 흥망성쇄 있었으니
설중경만 피는매화 광풍취우 못면하고
엄상구추 피는줄기 만절황화 더욱좋다
나도또한 황화같이 화풍감우 다시만나
죽은낭에 꽃이열고 널진(떨어진)잎이 다시피서
망극박복 저이슬의 다라부지 본을받아
운비몽 다시신겨 기린아해 얻어다가
슌팔용 범부르고 자보쥰 짝을지어
증부자의 효행으로 일잠성 저정성에
이일신이 반석되야 위줄(오이줄기)갓치 버더가서
가지가지 줄기나고 마디마디 열매 매자
중배하세 너른땅에 여기저기 뿌리박아
요순성대 행복하야 강구연월 좋은시절
격양가 노래하고 남풍시 화답하니
동구밋에 봄빛이요 거리우에 꽃이피서
눈물 끝에 웃음나고 회포변해 화기로세
정진왕적 다더지고 기역니은 이글로서
흥긔밧쳐 노래하니 만수가 아일넌야
기사(1929) 납월(12월) 초삼일
질서 주었으나 글씨 귀귀 흉빌(보일)사
혹이 빠지고 되듯 마듯 그린 것 보시나니
남새남새 비소 마르실가
(아들 나이?)십사세에 썼으니 나의 심중 깊이 두고 정히 정히 볼지어다.
첫댓글 잘 들었습니다. 전장을 볼수 없어 유감이네요. 작품이 길어 풀이한 것도 너무 길어 올려 달라고 하면 힘들겠지요?
여강 이씨님의 글씨도 좋고 내용도 좋습니다. 널리 알려지고 잘 보관되어지길 바랍니다.
유튜브 영상 아래 전문을 올렸는데 못 보신 것 같아 다시 올립니다.
고어에 방언이라 완벽한 현대어 번역은 하지 않고 대체로 그대로 올렸습니다.
완벽한 고어 풀이 또한 어려우니 그런대로 보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중에 정식으로 발표할 때는 주석도 붙여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