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타(126) 제3권 일본 민족이 아닌 타민족은 모두가 마루타였다.
제11장. 요시다. 비밀 작전 명령받고 중국 만호성으로 투입
6절. 만호성 세균 살포 및 세균전 실험
"요시다 대위는 작전 투입이 처음이오?" 하고 다나카 기사가 물었다.
그는 도시락의 밥을 젓가락으로 집어 먹으며 미소 지으며 닭고기를 들어 먹기 전에는 자세히 닭고기를 들여다보았다.
"처음입니다. 다나카 기사님은 처음이 아닌가 보지요?"
"난 여러 번 출장 경험이 있지요."
"뭘 그렇게 보십니까? 음식에 뭐가 묻었습니까?"
다나카 기사가 반찬을 먹으면서 들여다보자 요시다 대위가 물었다.
"나는 음식을 먹을 때면 이렇게 들여다보는 습성이 생겼습니다. 731부대에 근무하면서 생긴 버릇이지요."
"세균이 묻었나 보시는 것입니까?" 하고 요시다가 빙긋 웃으며 물었다. 막상 묻기는 했지만 요시다는 자신의 말이 그를 놀리는 듯해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소. 세균이 눈으로 보일 리 없는데도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겼소. 물론, 세균이 감염되면 음식물은 색깔이 변한다든지 상하지요. 그러나 곰팡이나 대장균이면 몰라도 일반적인 세균은 눈에 잘 띄지도 않고 구별이 어려워 먹을 때면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소. 고쳐야 할 버릇이지만 좀체로 고쳐지지 않는군요."
요시다 대위는 그에 대해 흥미가 일었다.
"결혼 하셨나요? 아직 독신입니까?"
"장가 간 사람처럼 보이는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난 독신이요. 서른두 살이지만 아직 미혼이지요. 두해 전에 731부대에 와서 아직 결혼을 못했소. 결혼하려고 해도 내가 세균에 감염되어 죽으면 남은 가족이 불행할까봐 망설여지는 것이오."
"전쟁보다 세균감염을 더 무서워하시는 것 같군요."
"물론이오. 내 친구나 부하들 여러 명이 세균에 감염되어 죽었소. 그것을 볼 때마다 끔찍했지요."
"기사님은 마루타를 사용해서 실험을 해 본적이 있나요?"
"없소. 난 세균을 제조하는 팀이오. 세균제조 공장에 들어와 본 일이 있소?"
"그냥 스치듯이 보았을 따름입니다."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 일은 없소?"
"위험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음식을 그렇게 들여다보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반찬을 계속 살펴보는 그의 태도가 이상하게 보여서 요시다 대위는 지적해 주었다.
그는 빙긋 웃으며 그렇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습관이 되었는지 억제하지 못하고 다시 들여다보았다. 반찬을 입에 넣기 전에 이리저리 살펴보는 것이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제100부대의 수의 군의정 후타스키(二木) 소좌는 히죽히죽 웃었다.
병사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들은 실제 고기를 잡으려고 낚싯대를 드리웠지만 고기는 잡히지 않았다.
배는 어느 마을 옆을 지나고 있었다. 강가에는 돛을 올린 정크(junk)가 여러 척 보였고, 강변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강변의 사람들은 강 가운데로 지나가는 세 척의 배에 관심을 두지 않는 듯했다.
식사를 마친 다나카(田中) 기사는 물로 입안을 헹구어 강물에 뱉었다.
그리고 요시다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요시다 대위, 다나카 후미오(田中文夫) 소좌를 아시오?"
"곤충 연구반장으로 있는 다나카 소좌님 말씀입니까? 그러고 보니 성이 같은데 어떤 사이입니까?"
"아, 그렇습니까. 731부대는 형제지간의 근무가 많아요. 이시이 중장 집안의 4형제 모두 근무하는 것부터가 그렇지요. 물론 이시이 중장은 전선 작전으로 밀려났지만, 어쨌든 나는 답답함을 느꼈지요. 나는 세균을 제조하고 형님은 그 세균이 서식하는 중간 매개체의 곤충을 생산하여 키우는 역할을 했으니 형제는 용감했지요."
얼마전 ‘형제는 용감하다’는 제목의 영화가 상영되어 그말이 유행되었기 때문에 다나카 기사의 말에 병사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는 듯하자 다나카 기사는 신이 나서 말을 계속했다.
"세균을 제조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그것도 부족해서 사과를 씹어 뱉는데도 전염되기가 일쑤였소. 대원이 죽는 경우는 대부분 세균제조 과정에서의 감염이지요. 나는 일에 회의를 느꼈소. 그래서 변화를 주기 위해 전선에 투입되는 작전에 자원했던 것이오.
그런데 정보장교인 당신이 어떻게 작전에 나섰소. 자원했소?"
"명령을 받았습니다."
"명령?"
다나카 기사는 싱긋 웃더니 말했다.
"뭐 잘못한 일이 있는 모양이군? 자원이 아닌 명령 수령자는 모두 징계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더군. 이시이 중장을 비롯하여 저쪽 앞배에 타고 가는 총무부장이었던 오오다 대좌도 말이오."
"전 잘 모르겠습니다." 하고 요시다는 넘겼다.
배는 강의 흐름을 따라 계속 흘러갔다.
하늘이 잿빛으로 뒤덮이자 사방이 단번에 어두워지면서 서늘한 바람을 몰고 왔다.
강의 파도가 높아졌으나 흐름을 따라 가는데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다.
"비가 올 것 같군."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다.
이미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서쪽 하늘은 더욱 검었고, 그곳에서는 소나기라도 퍼붓는 듯했다.
삼십여 분이 지나자 비는 세차게 쏟아졌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원들은 비를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비가 오자 당황한 병사가 배의 키를 제대로 잡지 못해 요시다 일행이 탄 배가 대열을 벗어나 한쪽 강가로 기울어져 갔다. 다가간 강변은 바위로 이어져 있는 산비탈이었고, 산 중턱에 오솔길이 있었다.
배가 넓은 들 사이를 지나자 멀리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도시는 높은 산에 가려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이미 다섯 시간이 지나고 있었고, 앞서 가던 배에 있는 다무라(田村) 대좌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여기서부터 작전을 개시한다. 작전은 30분 이내로 끝내고 배를 버린다."
다무라 대좌의 말이 떨어지자 배에서는 병사들이 용기를 꺼내 그 속에서 비탈저균과 콜레라균을 쏟아 내었다.
도시와 인접한 강 하류에 목장으로 뽑아내는 수로와 주민들의 식수를 공급하는 저수지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곳으로 비탈저균과 콜레라균을 대량 살포하고 있었다.
흐르는 강물에 살포하는 것은 음식에 살포하는 것보다 강도가 약했으나, 흐르는 강물을 오염시켰을 때 얼마만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실험하는 과정이었다.
그들이 용기에서 쏟아내는 콜레라 균과 비탈저 균은 만호성 옆에 있는 말과 양의 대단위 목장과 만호성 주민 십만 명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만호성은 중국 정부군이 없었으나, 일본군이 점령하지 못한 중국 도시였고, 부근에는 소련 공산당의 지원을 받는 중국 팔로군 부대가 있었다. 그 랴오 강을 중심으로 한쪽은 소련 국경선을 접하고 있었다.
랴오강의 물을 끌어들여 식수로 쓰고 있는 만호성 주민들은 이제 일본군 731부대와 100부대의 합동작전으로 살포된 콜레라균과 비탈저균을 마셔야 했다.
우물물 식수는 어느 정도 막아낼지는 의문이었으나 강의 물을 그대로 퍼서 마시는 강변 마을의 주민들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원들은 세균을 풀어 놓은 다음 도시와 마을에 잠입하여 전염되는 실태를 파악하고 귀대하도록 되어 있었다.
세 척의 배는 비를 맞으면서 세균을 계속 강물에 투입했다.
더 이상 흘러 내려가지 않기 위해 노를 저어 버티면서 쏟아 내였다.
그리고 강변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강에다 그물을 던져 넣어 끌어내기도 했다.
세균 투입이 끝나자 용기를 강물 속에 던져 넣었다.
가벼운 물건은 무거운 추를 달아 가라앉혔다.
대원들은 간단한 소지품들을 몸에 지니고 강기슭으로 향했다.
배가 강변에 닿자 내려서 보트의 바람을 뺐다. 그리고 그것을 물속에 넣어 가라앉혔다.
"비가 많이 내리면 작전에 차질이 있을 텐데......"
오오다 대좌는 비오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들은 비를 함빡 맞아 모두 물에 빠진 새앙쥐를 같았다.
한꺼번에 모여 있는 것은 위험했기 때문에 그들은 흩어지지 시작했다.
제각기 알아서 골짜기며 산비탈을 향해 걸어갔다.
높은 산을 지나서 한동안 걸어가자 도시가 보였고 산 모퉁이에 조그만 촌락이 있었다.
오십 호 정도 보이는 가옥들로 가축들을 키우는 조그만 목장도 눈에 띄었다.
요시다 대위는 다나카 기사 그리고 사병들과 함께 산비탈에 있는 동굴 속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비를 맞은 이 꼴로 마을로 나간다든지 돌아다니면 의심을 받을 것입니다." 하고 후타스키 소좌가 말했다.
"여기서 옷을 말리고 있다가 비가 그치면 나갑시다."
다른 사람들도 그의 말에 동감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동굴은 십여 미터 길이밖에 되지 않은 짧은 굴이었으나, 비를 피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그들은 부근에서 나무토막을 모아서 나무에 불을 붙이려 하였지만 젖은 나무에 불이 붙지 않아 여러 사람이 둘러 앉아 모두들 입바람을 불었다.
겨우 불이 붙어 타들어가던 나무가 물에 젖어서 다시 꺼지자 입바람으로 불을 붙이는 동작을 계속 되풀이하여 불을 쪼이며 추위를 견뎠다. 그리고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물기를 짠 다음 불에 말렸다.
처음에는 들고 말리다가 시간이 오래 걸릴 듯하여 뒤쪽에 옷걸이를 만들어 걸어 놓았다.
겉옷을 말리기 위해서 벗었으나 내의가 젖어 끈적거렸다.
세 척의 배는 비를 맞으면서 세균을 계속 강물에 투입했다.
더 이상 흘러 내려가지 않기 위해 노를 저어 버티면서 쏟아 내였다.
그리고 강변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강에다 그물을 던져 넣어 끌어내기도 했다.
세균 투입이 끝나자 용기를 강물 속에 던져 넣었다.
첫댓글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