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운폭포를 찬미한 한시와 가사 문학
해운대 뿌리를 찾아서 - 주영택 향토사학자 전함
폭포의 물보라가 구름이 피어나는 모습과 같아 양운폭(養雲瀑), 또는 장산의 폭포라고 하여 장산폭이라고 불린다. 장산의 양운폭포를 찬미한 한시 두 편과 장산을 노래한 가사 문학 한 편을 소개한다. 두 시 모두 양운폭포의 절경을 선계(仙界)에 비유하였다.
<장산폭>
옥황상제 푸른 하늘 은하수를 뿌려놓으니
날아오른 물방울 우레처럼 빠르도다
와룡이 청천에 빗방울 뿜어내니
마치 전국시대 뛰어놀던 백마 같구나
항아가 옥으로 바위를 찧어대듯 쏟아지고
홍교 아래 폭포소리 도인 좌선에 든다
주옹은 마음속까지 맑음을 허하였다 하노니
한눈에 보이는 못 바닥까지 맑도다
- 경암(耕巖) 문성준(文聲駿·1852∼1930). 본관은 남평. 성균관 박사
- 강이든 못이든 신령스럽다면 용(龍)이 없을 리 없고, 불사약을 훔쳐 달나라에 간 여신 항아와 무지개다리 아래 도인(道人)이 등장하니 이곳이 곧 신선세계라는 의미인가?
<장산폭>
봉래산보다 나은 곳이 이 산중에 있으니
누가 은하수 잘라내어 푸른 하늘 물 뿌려내는가
층층절벽 구슬 같은 물방울 떨어지고
가파른 골짜기 바람소리 웅장하다
나그네 서로 찾는 춘주는 백색이요
노스님 잠 못 이루는 새벽 등불은 붉도다
날 새올 제 멈출 힘 없음을 비로소 알게 될 즈음
하늘과 못이 비로소 한가지로 푸른 빛이도다.
- 향유(鄕儒) 정봉조(鄭鳳朝·1880∼?). 본관은 동래. 해운대 우동 못 안 마을 토박이
- 이 시도 양운폭포의 절경을 선계(仙界)에 비유했다. 봄 술은 백색, 새벽 등불은 붉은색, 하늘과 가마소는 푸른색이라는 대비가 재미있다.
<상살미가>
까치야 까치야 산까치야
너는 왜 머리 꼭지가 휘었느냐
칠월 칠석 날 다리를 놓다가 지쳐서 그렇게 되었구나
(중략)
까치야 까치야 산까치야
양운폭포 무지개 다리 놓이면 선녀와 같이 오너라
예쁜 머리수건 씌어 줄께 올해 잔치는 호랑이집 차례란다
벌써 선물 보따리 메고 줄지어 오는구나
(생략).
- 남옥경. 본관은 의령. ‘가사문학 작품을 많이 남긴 남 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의유당 남 씨와 같은 문학 집안이며 태평양 전쟁 시(1940년) 장산 폭포사에 손자와 함께 피난처로 기거하였다.
- 장산을 노래한 가사 문학이다. 장산 절골 일대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동물들을 의인화하고 그를 통해 인간의 결혼식이 장산 절골에서 짐승들과 더불어 삶을 영위한 우화적인 가사의 성격을 띤 자장가이다.
/ 이광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