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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녹차'하면 떠오르는 두 도시가 있다.
한 곳은 제주, 그리고 한 곳은 보성이다. 녹차의 잎이 푸르르게 가득 펼쳐지던 작년 여름, 싱그러운 보성의 녹차밭에 다녀왔었다. '보성'은 정말 어릴 때 갔던 기억이 난다. 분명 기억 속의 보성은 초록색 녹차밭들이 가득한데 특이하게 녹차의 향은 기억이 남지 않던 곳이었다.
보성의 초록색 녹차밭은 두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줘요.
녹차 그리고 차로 유명한 보성.
보성은 지리적으로 바다와 가까이 위치해 있고 습도와 온도가 '차'를 재배하는 데 딱 적합한 곳이라고 한다. 차 재배에 적합한 보성답게 서기 500년대 초부터 보성은 차를 재배해 온 우리나라 최대 그리고 차 문화의 본고장과도 같다.
보성은 녹차의 중심지답게 도착하면 초록빛의 녹차밭이 눈앞에 한가득 펼쳐져 있다.
사실, 원래 이 여행은 전라남도 광양, 순천, 여수 등을 돌아보는 여행이었는데 어쩌다보니 광양에서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보성으로 향했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지는 이 초록빛 녹차밭을 보는 순간 '아 보성에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보성의 도로를 쭈욱 달리다가 눈 앞에 녹차가 가득 펼쳐진 모습이 보여 멈춰섰다.
그리고 보여지는 녹차밭 풍경, 이 곳은 사람이 걸어 내려갈 수 있는 길이 따로 있어 길을 따라 걸어 내려갈 수 있는데, 내려가다보면 이렇게 보성 녹차잎으로 사진을 찍게끔 만들어 놓은 미니 벤치도 있다.
아무 생각없이 길을 가다 멈춰선 이 녹차밭이 좋았던 이유는 우선, 광대한 녹차밭의 풍경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내려가고 올라갈 때마다 초록색으로 가득한 녹차밭의 풍경 뷰가 달라지는 것도 정말 매력적이다.
가지런히 펼쳐진 초록색 녹차들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평화로워 진다. 사람들이 왜 '초록색'을 눈과 마음이 편해지는 색깔로 선호하는 지 알 것 같은 기분이다.
녹차밭의 초록빛으로 가득한 보성은 여수, 순천 등 다른 주요 전라남도 관광지보다는 사람이 굉장히 적었다. 아마, ktx가 연결되어 있어 교통이 편리한 여수, 순천에 비해서 보성은 상대적으로 교통이 불편해서 그런 것 같은 느낌이다.
차를 대고 잠깐 본 광활한 녹차밭을 뒤로하고 보성 토박이인 친구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또다른 녹차밭에 데리고 갔다.
이 곳은 찐 보성 사람들만 아는 찐 로컬 녹차밭인데 사유지인 느낌 탓에 막 들어가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로컬친구가 들어가도 된다고 해서 들어갔더니 이렇게 사람 없이 한적한 길과 녹차밭이 양 사이드에 펼쳐져 있었다.
날씨가 좋아 싱그러운 초록색 녹차잎들과 푸른 하늘이 어우러지는 것이 아주 매력있는 보성의 여름.
비슷한 계열의 하늘색과 초록색 하지만 서로 다른 푸릇푸릇한 색의 감성이 어우러지는 기분이다.
한 쪽에는 우뚝 솟은 나무가,
그리고 다른 양 쪽에는 녹차밭이 펼쳐져 있다.
반대편에는 산과 녹차밭이 그리고 또 다른 반대편에는 바다와 녹차밭이 보인다. 나무를 기준으로 길가를 걸어가면 양쪽이 모두 녹차밭인데 한 쪽은 산 뷰, 한 쪽은 평지 뷰로 느낌이 모두 달라 색다른 매력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우리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이 곳에서 보이는 모든 초록색은 전부 다 녹차 같았다. 한마디로 보성에 있는 초록초록한 모든 풀잎들은 전부 다 녹차같아 보였다. 왜냐면 이 곳은 녹차가 가득한 보성이니까!
사실 나에게 '녹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보성'이다. 하지만, 제주 오셜록 탓에 '대한민국 녹차'하면 '제주'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꽤나 많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보성은 오랜 시간 우리나라 '차' 그리고 '녹차'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보성 녹차밭의 필수코스! 대한다원
길 가다가 멈처 선 녹차밭과, 찐로컬 친구가 데리고 간 녹차밭 그리고 마지막으로 향한 녹차밭은 보성에서 가장 유명한 녹차밭인 '보성 대한 다원'이다.
보성 대한다원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대한다원으로 들어가는 이 길도 크게 한 몫 한다.
사람들이 모두 이 곳에서 사진 한 컷을 남기고 싶어 하지만, 사람이 많아 단독사진을 찍기는 약간 힘들다. 팁을 하나 주자면 대한 다원은 입장마감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마감 시간 쯤 가면 이 곳에 사람이 없어서 독사진을 찍기 수월하다는 사실!
[보성 대한 다원]
- 운영시간: 09:00 ~ 18:00 (하계 03-10월) / 09:00 ~ 17:00 (동계 11-2월)
- 입장료: 성인 4,000원
대한다원은 보성에서도 제일 유명한 녹차밭인데 그래서 그런지 이 곳은 도로명 주소도 '녹차로'에 속해 있다.
다른 녹차밭은 입장료를 별도로 지불하지 않았지만, 보성 대한다원은 별도로 입장료를 내야 한다. 성인 기준 4,000원! 그리고 둘러볼 수 있는 시간과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보성에서 이 곳을 방문한다면 시간을 잘 할애하여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보성에서 모든 녹차밭이 출입 금지일 줄 알았는데, 출입 금지인 차밭도 있고 출입이 가능한 차밭도 있어서 약간은 신기했다.
출입 금지하는 차밭은 관리가 잘 되는 차밭이기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런 곳들은 이렇게 팻말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리고 나무 가득한 길을 따라 보성 대한다원으로 가는 길.
분명 한여름이었는데, 하늘을 딱 올려본 순간 남아 있는 혹은 다가오는 가을의 잔재가 너무 예뻐서..!
그리고 들어가는 내내 옆에는 그림같은 풍경들이 펼쳐진다.
사람들이 왜 보성 대한다원에 찾아오는 지 알 것 같은 느낌.
입장료를 내고 대한다원의 안으로 들어가면 유명한 녹차 아이스크림 판매점을 만날 수 있다!
사실, 사람들이 보성 대한다원에 가는 이유 중 하나는 녹차 아이스크림이기도 하다는 사실! 대한다원에서 판매하는 녹차 아이스크림은 이 곳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이기도 하고 향도 정말 진하고 맛있다.
나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 대한다원의 녹차 아이스크림은 정말 너무나도 맛있게 먹었다!
중앙의 계단을 따라 대한다원의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고, 사이드의 오르막길을 따라서도 이 곳을 올라갈 수 있다.
슬슬 올라가면 이 곳의 풍경들이 눈에 담긴다. 작은 건물같은 곳이 녹차 아이스크림, 팥빙수 등을 판매하는 곳이다.
녹차의 잎 채취시기는 1년에 3~4회다.
그리고 녹차의 채취 시기마다 이름도 향도 맛도 모두 다르다고 한다!
4월 중순 겨울을 지내고 올라온 차의 첫잎을 따는 것인 우전차를 시작으로 5월 중순 다 펴지 않은 차를 따면 세작, 작설차라고 부른다. 그리고 5월 중순에 다 펴진 잎을 따는 차를 중작, 5월 하순에 따는 대작, 6-7월 경 따는 차를엽차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렇게 보성의 녹차는 채취시기에 따라 이름도 다르고 녹차 맛도 다르다고 한다!
사실, 난 녹차맛이 다 똑같을 줄 알았는데 알고보면 맛도 향도 모두 다르다고 하니 꽤나 신기했다.
대한다원에는 이렇게 내부 통로를 만들어서 관광객들이 녹차밭 안을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게끔 만들어 두었는데, 이렇게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녹차밭은 한 마디로 관리가 되지 않는 '상품가치가 없는 녹차'들이 있는 녹차밭이라고 한다.
관리가 잘 되고, 상품가치가 있는 녹차밭들은 관광객들이 절대로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
그렇게 대한다원의 푸르른 녹차밭들을 가득 두 눈에 담는 시간.
대한 다원은 산 속 한 가운데 녹차밭이 위치한 느낌이라 뭔가 더 새롭고 신선했다. 산속의 보물창고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대한다원은 꽤 커서 끝없이 녹차밭의 정상을 향해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녹차밭 위까지 올라갔다면 끝이 아니라! 삼나무 길을 따라 약간의 하이킹 코스를 즐기면 이 곳의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이렇게 위에 말한 '산 속 보물창고'같은 녹차밭이 눈에 보인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까지. 실제로 이 곳까지 오르는 사람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이 곳을 오를 때도 올라가는 사람을 단 2명밖에 만나보지 못했으니까.
대한다원의 꼭대기 뷰 포인트에서는 이렇게 멀리 바다도 보인다. 실제로 대한다원에서 바닷가까지는 꽤 가까운 편으로 18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가다보면 율포솥밭해변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보성에서는 녹차밭밖에 정복하지 못했지만, 다음에 간다면 보성의 녹차내음과 함께 바다내음도 맡고 오겠다는 다짐과 함께.
그리고 보성은 사계절 모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푸르른 여름이 아닌 눈이 내리는 겨울에도 한 번 가보고 싶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여행을 더욱 많이 하게 되면서 늘 깨닫는 사실은 '우리나라에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두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초록빛을 가득 담고 싶다면, 이번 겨울에는 보성으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