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위장이 좋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큰 누님의 남편인 자형이 “셋째 처남은 돼지 창자”라고 놀릴 만큼 뭐든지 소화가 가능한 위장이었는데 진주에서 인문계 고등학교 다니며 자취생활을 한 게 내 위장에 큰 위기였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돌아오면 거의 열한 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하는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기름 심지에 불을 붙여 쓰는 곤로에 밥을 지어 먹고 일곱 시 반까지 선도부가 지키고 있는 교문을 통과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그러니 당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생라면을 먹고 등교하는 것이었다.
한창 성장하던 나이에는 몰랐는데 세월이 흘러 나이가 조금 들어 보니 위장에 염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위내시경을 하니 위염과 위궤양이 발견된다는 소견이었다. 그 후 아무것이나 먹어 치우던 내 위장은 조금이라도 질기고 쫀득한 떡이나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곤 했다. 아니 먹기도 전부터 정말 쳐다만 봐도 신경이 쓰이고 위장이 경직되는 듯했다.
이렇게 소화가 안 되고 체증이 생기면 머리가 아프고 눈알이 튀어나올 것처럼 아팠다. 그러면 위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나는 편히 누워 잠을 청한다. 약을 먹어도 해결이 안 되었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30년을 살았다. 체기가 지나고 나면 영락없이 입속 여기저기가 터져서 구내염이 발생한다. 그렇게 나는 남모르는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찰진 음식 섭취, 체증, 구내 염증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패턴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떡을 쳐다봐도 아니 떡을 먹어도 아무런 탈이 나지 않았다. 바로 맨발 걷기를 시작한 후부터다.
도대체 맨발 걷기에 어떤 비결이 숨어 있기에 30년 동안 고생하던 나의 고질병이었던 위장병이 맨발이라는 점 하나 찍었는데 고칠 병이 되었을까? 자료를 찾아보니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University of Pittsburgh at Titusvile)의 제임스 오슈만 박사(James L. Oschman) 연구팀이 2015년 3월 “맨발이나 손 등의 신체가 지구 표면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으로써 염증, 면역반응, 상처치유, 만성염증 및 자가면역질환의 예방 또는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국제학술지 인플라메이션 리서치(Journal of Inflammation Research)를 통해 발표했다는 걸 확인했다. 맨발 걷기와 염증성 질환에 대한 실험적인 뒤받침이 이미 나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흙 곧 우리가 밟고 있는 지구는 거대한 자력을 가진 자석과 같은데 이런 지구의 표면에는 엄청난 양의 전자가 있다. 이 전자들은 음전하를 띠는데 접지를 통하여 인체 활동으로 우리 몸속에 끊임없이 생성되는 양전하, 일종의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991년, 92년 美 존스홉킨스대학 의대와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은 논문을 통해 신체에 발병하는 모든 질병의 약 90% 이상이 활성산소에 기인한다고 밝혔는데 흙에 맨발로 서면 자연적으로 산화 방지 곧 항산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니 맨발 걷기가 얼마나 효과적인 건강 유지 비결인가? 더욱이 성서에는 창조주가 인간의 몸을 흙으로 만들었다고 기록한다. 인간의 인체는 100% 흙의 원소로 되어있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갔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 몸은 흙과 다르지 않은 신토불이다. 흙과 친하면 우리 몸은 훨씬 안정되고 몸에서 발생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맨발 걷기는 최고의 항산화 활동인 셈이다.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하여 각종 미네랄 곧 무기질을 흡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맨발로 땅을 딛고 서는 맨발 걷기를 적당하게 해 준다면 우리는 훨씬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