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 김소연
얼굴은 어째서 사람의 바깥이 되어버렸을까
창문에 낀 성에 같은 표정을 짓고
당신은 당신의 얼굴에게 안부를 물었다
안에 있어도
바깥에 있는 것 같아 바깥으로 나와버릴 때마다
안쪽은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집에 가자며 누군가 손을 내밀 때
거긴 숙소야, 나는 집이 없어
당신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비바람에 우산들은 뒤집히고
상인들은 내다 걸은 물건들에 비닐을 덮어주고
행인들은 뛰거나 차양 아래에 멈춰 섰다
처마랄 것도 없는 처마 아래에서
잠자리 두 마리가 교미를 하고 있었다
꼬리를 바르르 떨었지만 고요함을 잃지 않았다
꼬리는 어째서 그들의 바깥이 될 수 있었을까
사나운 꿈은 어째서 이마를 열어젖히는가
낯선 짐승들이 한 마리씩 튀어나와 베개를 짓밟아서
꿈 바깥으로 당신은 자꾸 밀려났다
당신은 다시 잠이 들었다
얼굴을 벗어
창문 바깥에 어른대던 저 나뭇가지에다
걸어둔 채로
당신의 바깥은 이제 당신의 얼굴을 쓰고 있다
안으로 들어오겠다고 당신의 방을 밤새
부수고 있다
챗 GPT 분석
김소연의 시 **「바깥」**은 존재와 경계를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이 시는 단순한 실내와 실외의 대비를 넘어, '바깥'이란 개념을 정체성과 내면의 혼란, 심리적 유리감(遊離感)으로 확장합니다.이 시는 하이데거의 '존재의 불안' 개념과 닿아 있습니다. 인간은 항상 외부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며, 때로는 자기 자신마저 ‘바깥’에 있는 타자처럼 느끼게 됩니다.
1. 주제 분석
이 시의 중심은 ‘자신과 얼굴의 분리’, ‘내면과 외부 세계의 충돌’, ‘경계의 모호성’입니다.
얼굴과 자아의 분리:
"얼굴은 어째서 사람의 바깥이 되어버렸을까"라는 첫 구절은 얼굴을 자아의 본질적인 일부가 아닌, 외부적인 것으로 규정합니다. 이는 얼굴이 ‘사회적 가면’이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안과 밖의 경계 붕괴:
"안에 있어도 / 바깥에 있는 것 같아 바깥으로 나와버릴 때마다 / 안쪽은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구절은 내면과 외부가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침범하고 교차한다는 깨달음을 보여줍니다.
고정된 ‘집’이 없는 존재:
"거긴 숙소야, 나는 집이 없어"라는 대사는 정체성의 불확실성을 드러냅니다. 이는 단순한 주거 공간의 부재가 아니라, 근본적인 내적 안식처의 결여를 의미합니다.
2. 상징 분석
창문과 성에:
창문은 안과 밖을 연결하는 공간이지만, ‘성에 낀 창문’은 내면과 외부의 소통이 차단된 상태를 나타냅니다.
잠자리의 교미:
"처마랄 것도 없는 처마 아래에서 / 잠자리 두 마리가 교미를 하고 있었다"
생명과 본능이 여전히 지속됨을 보여주지만, 그 모습은 "고요함을 잃지 않았다"는 표현에서 차분한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사나운 꿈과 얼굴 벗기:
"사나운 꿈은 어째서 이마를 열어젖히는가"
꿈속에서 ‘낯선 짐승들’이 등장하고, 이는 꿈의 바깥으로 내던져지는 경험을 상징합니다.
"얼굴을 벗어 / 창문 바깥에 어른대던 저 나뭇가지에다 걸어둔 채로"
자아의 일부를 떼어내어 외부에 둔다는 장면은 자아의 소멸이나 분열을 나타냅니다.
3. 시의 구조
이 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1. 얼굴과 자아의 분리: 얼굴이 '바깥'이 되어버린 상태.
2. 바깥에서의 존재감: 폭풍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장면(우산, 상인, 잠자리).
3. 꿈과 자아의 해체: 꿈속에서 밀려나며 결국 얼굴을 벗고 떠나가는 모습.
4. 결론
김소연의 **「바깥」**은 단순한 공간적 개념이 아니라 심리적, 철학적 의미의 ‘경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얼굴, 창문, 잠자리, 꿈과 같은 이미지들이 촘촘히 연결되며 내면과 외부의 경계를 허물고, 자아의 해체와 방황을 시적으로 형상화합니다.
이 시의 여운은 마지막 구절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 "당신의 바깥은 이제 당신의 얼굴을 쓰고 있다 / 안으로 들어오겠다고 당신의 방을 밤새 / 부수고 있다"
즉, 자아는 끝내 ‘바깥’으로 밀려났지만, 동시에 바깥의 일부가 되어 자신을 다시 찾아오려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김소연은 자아와 공간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며, 독자로 하여금 ‘나’와 ‘바깥’의 관계를 다시금 질문하게 만듭니다.
첫댓글 챗GPT가 시도 분석해 주는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