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148명이 중우정치 가능 구조를 헌법에 심어 대한민국을 망치려 한다. 3월 6일 나라가 온통 바이러스로 곪은 틈을 타 민주당 의원 등 148명이 헌법 개정안을 하나 슬그머니 내놨다. 기존 헌법 개정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나 대통령 발의로만 가능했는데 국회의원 148명이 여기에 '100만 인 이상의 발의'를 끼워 넣었다. 100만 명 서명만 받으면 개헌 발의를 할 수 있는 중우정치 기초를 만들자는 소리다.
이 헌법 개정안은 우리에게 재미난 사실을 보여준다. 우선 민주당은 대통령과 힘을 합쳐도 스스로 개헌을 할 수 없는 정치 조직이란 걸 고백한 셈이 됐다. 대통령 인기로도 안 되고 민주당 인기로도 안 되니 대깨문 등 팬덤으로 중우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소리와 같다.
2018년 문재인이 대통령 자격으로 개헌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그럼 의회에서 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의정 활동을 워낙 개판으로 해 인기가 바닥을 찍자 의회에서 도저히 개헌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100만 명이 동의한 개헌안입니다"라는 명분으로 헌법 장난질을 칠 게 불 보듯 뻔하다.
우리가 선거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300인 의회를 구성해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목적에서다. 선거 과정에서 우리는 언론의 심판대를 거쳐 사기꾼과 도둑, 공익에 반하는 인사를 거르고 그나마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민을 의회로 진입시킨다. 그렇기에 우리는 의회를 존중하고 마음에 안 들더라도 어느 정도 인정하며 사회를 바꿔간다.
하지만 100만 명 이상의 발의는 아무런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2018년 기준 전국 범죄자수는 174만 명이다. 범죄자가 똘똘 뭉쳐도 개헌을 발의할 수 있다는 거다.
이 개정안에 동의한 국회의원은 지금 당장 사퇴하는 게 맞다. 국회의원의 절반도 설득 못하면서 100만 명이라는 숫자로 개헌 부담을 갈음하려는 이와 같은 술수는 정말 비열하고 저열하기 짝이 없다. 양심이 있다면 100만 명이 아니라 최소 인구의 절반이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들은 안 했다. 그러니까 이 개정안은 국민을 설득하고 다른 의원을 설득해 헌법을 개정할 의지를 사실상 포기한 의원의 고백일 수밖에 없다. 이런 게으른 사람은 의회에 있을 자격이 없다. 당장 사퇴하라. 그게 국익에 더 큰 도움이 되는 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대깨문식 중우 정치에 표를 준 우파 정당 국회의원이 김무성을 필두로 23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사실상 우파 정당 내 간첩인 셈이다. 난 이 명단에 들어간 우파 정당 국회의원을 이제부터 간첩이라 부르기로 결심했다.
민주주의가 좋다고 다수의 의견이 모두 맞는 건 아니다. 우리가 정의를 부르짖는 이유는 다수의 횡포에 휘말리는 다수결 민주주의의 악이 늘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게으른 간첩이자 한국 사회의 적인 148명을 의회에서 하루 빨리 퇴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