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환경, 내일의 위기
수많은 환경단체의 감시속에서 Clean과 Green을 주장하는데 환경파괴는 왜 멈추지 않는가?
경상대학교 손홍모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국제연합환경회의”(UN인간환경회의) 이후, 1992년 6월3일부터 14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178개국 국가정상급 인사 115명 등 8천여명의 국가 대표와 167개국 7,892개 민간단체 대표 1만여명이 참석한 “UN환경개발회의”(UNCED)가 개최되었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지구환경보전과 지속가능개발을 합리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27개의 원칙이 담긴 리우선언이 채택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67년 보건사회부 산하 “환경위생과” 신설을 계기로 1980년 “환경청”이 설립되었고, 1990년 “환경처”로 승격이 되어 오늘의 환경부에 이르고 있습니다. 민간단체로는 1991년 녹색연합과 1993년 환경운동연합이 설립된 이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환경실천연합은 2000년이 되어서야 설립이 되었으며, 그 이후에도 순수민간국제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 등 수많은 환경단체들이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1967년, 스웨덴 과학자 스반테 오덴이 영국에서 날아오는 아황산가스가 포함된 산성비가 숲과 하천, 곡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연구발표를 계기로 국제사회는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받아 들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로부터 40년후인 2007년12월7일,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예인선단과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가 충돌하는 사건으로 청정지역 충남 태안반도 앞바다에 원유 12,547㎘가 유출되어 여의도면적 200배에 달하는 지역이 초토화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수많은 환경 전문가들이 생태계 회복에 최소 20여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하였을 때, 1,232,322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전국에서 찾아와 매일같이 노력한 결과 2년만에 그 이전의 환경으로 복원시키는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이러한 기적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자연환경은 개발이라는 합법적인 명분하에 여전히 파괴의 길을 향하고 있습니다. 도심의 산들은 어떤가요? 특별히 산이 많은 부산지역에는 금정산과 백양산을 중심으로 황령산 등이 도심을 가로 지르고 있습니다. 특별히 황령산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산들이 지역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하여 산과 산들이 연결되지 못한 채 도심의 섬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섬으로 고립된 산에는 생태계가 파괴되어 동식물들이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환경단체들이 감시하며 환경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산 정상까지 오를 듯한 개발은 울창한 나무숲 대신 아파트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도심을 가로 지르는 하천은 또 어떤가요? 생태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조성된 서울의 청계천과 부산의 온천천은 자연의 순리대로 복원되지 못한 채 해마다 예산을 투입하여야만 겨우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장마기간이 되면 그마져도 쓰레기 더미가 밀려 내려와 생태하천 다움은 보이지 않습니다. 시작은 하천을 덮어 교통체증을 보완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환경문제가 심각해 진 후에야 다시 도로를 없애고 생태하천을 복원하려 하였지만 이제는 예산을 투입하지 않으면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이었습니다. 한반도의 젖줄인 4대강은 깨끗한 용수를 공급하고 있습니까? 한강처럼 만든다는 명분하에 전국의 4대강에 생태공원을 조성하였지만 곳곳에서 녹조현상이 심화되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고, 폭우만 쏟아지면 상류에서 흘러내린 온갖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해마다 이것을 반복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생태계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국립공원마져 환경오염의 길로 향하고 있습니다. 설악산과 지리산을 비롯하여 국립공원마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유행처럼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환경의 배수진이었던 환경부가 조건부라는 명분을 내걸어 승인을 하려 합니다. 그것이 가져오는 폐단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지금까지의 수많은 개발을 통해 확인을 하고도 “조건부 승인”이라는 결정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어떤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한다고 해도 결국 철탑을 세우기 위해 수백년 이어온 나무들을 훼손해야 하고 공사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막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언제나 같은 장면을 목격합니다. 환경실천연합 등 수많은 환경단체들은 개발 때 마다 관공서와 현장 곳곳에서 피켓을 들고 데모를 하며 개발을 저지하려 합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쇠망치 두드리는 소리가 도심 곳곳에서 들리고 있고,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곳에서는 더 많은 나무들이 잘려 나가고 그 자리에는 고급호텔과 초대형 맛집들과 커피점들이 들어 서고 있습니다. 무엇이 개발의 가속도를 멈출 수 없도록 만든 것인가요? 환경단체들의 함성과 분노는 왜 국민들에게 잘 들리지 않고, 개발 사업자들을 멈추지 못하는가요? 얼마나 더 많은 환경이 역사속으로 사라져야 위기를 실감하게 될까요? 우리나라는 전후 70년동안 수많은 변화를 가져 왔습니다. 도심에는 자연의 숲 대신에 빌딩 숲이 그 자리를 메웠고, 강변 각종 동식물들이 조화롭게 살던 생태계 보호구역에는 생태공원이 들어서 사람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산을 깎고 깎아 만든 자리에는 나무 숲 대신에 아파트 숲이 자리하면서 터전을 잃어버린 멧돼지들과 작은 동물들이 도로로 뛰어 나오는 악순환이 뉴스에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환경은 자연 그대로 보호하고 보전하는 것입니다. 본래의 것을 밀어 버리고 사람이 인위적으로 계획한 생태공원과 수목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환경을 파괴하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산불로 매년 수백개의 축구장 면적이 흔적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복원하는데도 수십년에서 수백년이 걸릴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여기에 더 나아가 후손에게 물려 주어야 할 마지막 환경까지도 개발의 수단으로 사용해 버린다면 먼훗날 우리의 후손들은 나무와 동식물을 문헌으로만 보게 될 날이 올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지금도 우리는 너무 많은 환경을 파괴하고 그것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을....... 그래서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회의도 하고 결의도 하지 않습니까? 이제는 사망선고를 받은 태안반도를 살린 대한국민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담뱃불을 함부로 던지지 말고 흐르는 강물에 무심코라도 오염원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넓은 바다라도 작은 쓰레기에 큰 상처를 입습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먹은 물고기가 우리 식탁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태안반도를 살리기 위해 한결같이 달려간 1,232,322명의 국민이 이제 우리의 환경을 다시 회복해야 할 때 입니다. 대한민국은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자연에 유출한 12,547㎘의 상징적 오염원을 제거하고 우리의 후손들에게 지금보다 더 좋은 자연환경을 약속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