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9년 12월 25일 (수)
o 날씨: 맑음
o 산행경로: 장전마을경로당 - 1봉~9봉 - 화천교 하부 - 회동동
o 산행거리: 5.7km
o 소요시간: 2시간
o 지역: 부산 기장군
o 산행정보: 아홉산, 아홉산숲, 장전마을
o 일행: 나홀로
o 트랙:
▼ 산행지도
크리스마스인데 눈은 고사하고 봄 같은 날씨다. 집에 눌러 있기가 뭐시기 해서 가까이 있는 기장 아홉산을 찾았다. 아홉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서 아홉산으로 불린다. 주변에서 흔히 들을수 있는 오봉산, 구봉산, 팔봉산 등의 이름과 비슷한 유래라고 보면 되겠다. 아홉산이라는 이름은 거창에도 있고, 기장에도 두개가 있다. 오늘 찾아가는 아홉산은 회동수원지를 끼고 있어 '회동 아홉산'이라고 불리며, 다른 아홉산은 유명한 '아홉산숲' 뒷편에 있는 '철마 아홉산' 이다.
'회동 아홉산' 산행은 일반적으로 철마교옆 '밤나무집'을 들머리나 날머리로 이용하는 모양인데, 나는 주차를 위해 장전마을 경로당을 들머리로 삼았다...
▼ 장전마을 경로당 (들머리)
장전(長田)마을은 옛날 역장(驛長)의 공비(公費)에 충당하기 위하여 지급된 토지를 장전(長田)이라 하는데, 속칭 장밭이라 하였다. 숙종때 이곳에서 귀양살이하던 선비와 동행한 김해 김씨(金海金氏) 일족이 정착하여 전답을 개간하였는데, 그때 개간된 밭이랑이 길게 형성되었다고 하여 장밭, 곧 장전(長田)이라 하였다고도 한다...
장전마을 경로당에서 장전교를 건너 뒷편으로 보이는 아홉산으로 향하는데...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아홉산
아홉산 산봉우리가 바로 눈앞이라 단순하게 생각하고 직진하여 외딴 농가 방향으로 들어갔더니 등로가 애매하다. 이쪽으로는 산객들이 잘 다니지 않는 모양이다. 흐릿한 숲길을 따라 두어번 헛걸음을 한 다음에야 겨우 메인등로와 접속을 하였다. 네이버나 다음의 온라인지도의 굵은 등로(진행방향 약간 왼쪽)를 따라 갈 것을 추천드린다...
메인등로와 접속후 약간 비탈길을 오르면 철마면 방향으로 조망이 뚫린 전망포인트를 만난다. 날씨가 포근하여 미세먼지를 많이 걱정했는데 이곳은 시정이 좋은 편이다. 철마면 뒤쪽으로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가 보이고 그 뒤에는 거문산을 비롯하여 철마산, 함박산 그리고 달음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 철마면 방향의 거문산(중간)과 장전마을(좌측아래)
▼ 달음산(우측 뒤)
전망포인트에서 참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등로를 따라 가면 작은 암릉을 만난다. 이곳이 제1봉인 모양이며, 아홉개 봉우리중 최고봉(365m)으로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조망은 건너편으로 보이는 개좌산 외에는 별로...
▼ 아홉산 정상
▼ 건너편으로 보이는 개좌산
제1봉을 지나면 제6봉까지는 편안한 숲길이 이어진다. 산행이라기 보다는 트레킹같은 기분이다. 날씨도 따뜻하여 '철을 잊은' 진달래 꽃도 보이고, 등로 중간 중간에 '李山'이라고 새겨진 대리석 기둥이 보이는데 어떤 사연이 있을까? 진달래 나무가 많이 보이는데 봄철에 오면 괜찮은 풍경이 연출될 것 같다...
▼ 개좌고개 갈림길
제1봉에서 2,3,4,5봉을 지났건만 이정표는 물론 작은 표지판 하나 보이지 않는다. 고도가 높지 않고 산세도 평탄하여 산봉우리를 구분하기가 좀 거시기 하지만 그래도 '아홉산'이라는 이름값을 하려면 각 봉우리마다 작은 안내판이라도 하나씩 걸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지불식간에 2~5봉을 지나고 눈앞으로 큼직한 암릉이 나타난다. 제6봉이다...
▼ 아홉산 제6봉 (353봉)
아홉산 제6봉은 아홉개의 봉우리 중에서 조망이 제일 좋은 곳이기도 하다. 건너편의 개좌산은 바로 코앞이고, 눈을 돌리면 회동수원지와 그 뒷편으로 금정산을 중심으로 낙동정맥의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제6봉에는 바위에 페인트로 '아홉산 353m'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원래는 이곳에 정상석이 있었는데, 이후에 제1봉에 정상석이 다시 세워졌다고 한다. '최고봉'이 곧 '정상'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곳 제6봉을 '아홉산 정상'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데...
▼ 제6봉에서 바라본 금정산 마루금
▼ 금정산 고당봉
▼ 천성산(우측 뒤) 방향
▼ 장산 방향
제6봉을 지나면 우측으로 회동수원지와 금정산을 바라보면서 등로가 이어진다. 회동수원지에 한반도 모양도 보이고...
▼ 회동수원지와 금정산 마루금
제7, 8봉은 어디쯤일까? 밋밋한 등로에서 약간씩 솟구친 어느 지점일 것 같은데 짐작만 할 뿐이다. 날머리를 앞두고 부산시내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부산시내에는 미세먼지가 침투 한 모양이다. 어쩌면 희뿌연 모습이 도시(화)의 동전의 앞뒷면 일지도 모르겠다...
▼ 부산 동래 방향
등로는 점점 내리막길이다. 잠깐씩 조망이 열리는 곳에서 뒤돌아보면 지나온 등로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회동수원지가 한층 가깝게 다가온다. 산행기를 정리하면 찾아보니 아홉산 곳곳에 보이는 '李山'이라는 표지석은 이왕산(李王山)의 준말이며 조선시대 왕실 소유의 산이라는 뜻이다. 이후 동아그룹에서 이곳 71만9580평을 사들여 지난 1990년 부산대학교에 공과대학 부지로 기증해 지금은 부산대 소유라고 한단다...(국제신문)
▼ 뒤돌아본 제6봉(좌)과 계좌산(우)
등로 옆으로 옹기종기 앉아 식사를 즐기는 산객들이 보인다. 오늘 산길에서 사람은(?^^)은 처음이다. 나이가 들면 친구들과 저런모습으로 어릴때처럼 한번씩 몰려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도 참 많이 바뀌었다. 학창시절이 불과 30여년 전인데...
언덕을 하나 오르니 트랭글에서 '뱃지 발급' 알람이 울린다. '하영봉' 이라는데 아홉개의 봉우리중에서 '제9봉' 쯤으로 생각되는데...
▼ 하영봉(제9봉?)
낙엽과 마사토가 밟히는 발길이 미끄럽다. 하영봉을 지나면 제법 급경사의 내리막길이다.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오면 임도를 만난다. 아마도 아홉산 둘레길을 따라가는 임도가 아닐까 싶다..
▼ 임도
임도에서 다시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상수원보호구역을 지나간다. 저 건너편이 큰길인데도 심심계곡에 숨어 있는 '은둔의 땅' 처럼 느껴진다...
상수원보호구역을 넘어오면 정관산업로가 지나는 '화천교' 부근이다. '수변산책길'이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다. 이곳에서 등산복과 등산화의 먼지를 털어내고 바로 아래에 있는 '회동석대산업단지' 버스정류소로 이동하여 184번 버스를 타고 철마면으로 복귀하여 자가용을 회수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 화천교 하부 (날머리)
철마면에 집단을 이루고 있는 '소고기 맛집'이 눈길을 끌지만 산행후에는 고기보다 짜장면이 더 땡기는 것은 왜 그럴까?^^
유명한 아홉산숲을 가볼까 말까... 아홉산숲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숲이다. 대도시 근교에 있으면서도 굵고 미끈한 소나무와 참나무 거목들이 곳곳에 서 있고, 조림한 삼나무, 편백나무, 대나무가 이룬 숲 지붕이 잘 닦인 임도를 뒤덮고 있다. 남평 문씨의 일파인 미동 문씨 집안에서 9대에 걸쳐 300여 년 동안 관리해 온 이 숲은, 그 덕분에 일제와 한국 전쟁의 참화 그리고 숲에서 땔감을 구하던 시절의 피해로부터 빗겨날 수 있었다. 봄날의 아홉산 숲에는 층층나무 꽃이 흐드러진 아래로 맹종죽과 왕대나무에서 죽순이 한창 돋아난다. 9대째 산주 문백섭(54·생명공동체 아홉산 숲 대표)씨가 사는 ‘관미헌’이란 편액이 붙은 집 마당엔 100년 된 은행나무가 서 있는데, 산주의 할머니가 시집올 때 기념으로 심은 나무다. 마당엔 마디가 거북 등껍질 모양인 구갑죽이 심겨 있다. 대나무는 이 산의 상징이지만, 최근엔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