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마음을 버리는 열 가지 수행
"막히는 데에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오히려 막히는 것이니...
역경을 통하여 부처를 이룰지어다."
1.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2.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3.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마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어라‘ 하셨느니라.
4. 수행하는데 마(魔)를 없기를 바라지 마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모든 미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5.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여러 겁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6.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느니라.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써 원림(園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8.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마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덕 베푼 것을 헌신처럼 버려라’ 하셨느니라.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10.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이와 같이 막히는 데에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오히려 막히는 것이니,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저 장애 가운데에서 보리 도를 얻으셨느니라. 세상에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만일 먼저 역경에서 견디어보지 못하면 장애가 부딪칠 때 능히 이겨내지 못하여 법왕의 큰 보배를 잃어버리게 되나니, 역경을 통하여 부처를 이룰지어다.”
이것은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이다. <보왕삼매론>은 언뜻 보면 평이한 게송(偈頌, 외기 쉽게 게구(偈句)로 지어 부처의 공덕을 찬미하는 노래)인지라 그 의미에 대해서도 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렇지만 사람마다 읽고 느끼는 정도는 전부 다르다. 똑같은 사람이라도 그때의 자기 상황이나 수행 정도에 따라 <보왕삼매론>의 깊이는 전혀 달라진다. 수행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면 할수록 <보왕삼매론>에 숨어 있는 무궁무진한 뜻이 새롭게 다가오게 된다.
특히 열 가지 게송 가운데 자신이 그 어려움을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있을 때에는 무릎을 치며 '옳다'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특별한 상황에 처해 봐야 그 게송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되며, '내가 왜 이러한 가르침대로 하지 않았던가,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고통이 왔구나'를 가슴 깊이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는 너 나 없이 병이 없기를 원하고, 곤란이 없기를 원하고, 장애 없기를 원하며, 마장이 없기를 원하고, 일이 쉽게 되기를 원하고, 자기에게 이롭기를 원하며, 사람들이 내게 순종해 주기를 원하고, 모든 공덕이 나한테 돌아오기를 원하고, 불명확한 것은 낱낱이 속 시원히 밝히기를 원한다. 이 중에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보왕삼매론)에서는 왜 수행하는 데 있어서 이 원하는 마음을 내지 마라 하는가.
그것은 우리의 모든 고통이 이 열 가지 원하는 마음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고통을 소멸시키려면 열 가지 바라는 마음을 버리는 수행을 하면 된다. 열 가지 마음을 버린다 해서 나한테 손해가 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버림으로써 진정한 이익을 볼 수 있다. '열 가지 바라는 마음을 버리는 수행을 한다면 세상살이에 겁날 게 없으며 어느새 나도 모르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있는 자신과 만나게 될 것이다.
출처 법륜의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