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위의 말씀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신 질문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이 예수님께서 지금 저에게도 주시는 질문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사제서품 받을 때 서품 성구가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 이것이 전부입니다.”(필립 3,7)였습니다.
그런데, 과연 사제로 20년이 넘게 살아오는 시간 동안,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알려고 노력했는지? 또 누구이시라고 잘 설명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이 질문은 늘 새롭고 늘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안에서 예수님께서 질문하실 때,
먼저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먼저 물으시고,
그다음에 이어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오늘 강론을 준비하면서
먼저 저에게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증언했던 사람들을 떠 올려 보았습니다.
먼저, 예전 본당에 있을 때 어떤 장애인 형제님의 증언이 떠올랐습니다.
그 형제님은 하바신이 마비가 되어 있어서 늘 목발에 의지해서 다니셔야 했습니다. 겨울에는 눈과 추위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 고생하시고,
여름에는 무더위 때문에 목발 질을 하고 다니며 땀이 비 오듯 다니셔야 했습니다.
하루는 형제님이 저에게 한가지 당신의 이야기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형제님 말씀이 형제님은 고층 아파트에 사시는데,
어쩌다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면 목발을 짚고 계단을 올라가셔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형제님은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도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예수님께서 우리 인간들을 위해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지신 것을 생각하며 힘들지만 묵묵히 올라간다고 하십니다.
어쩌면 그 형제님에게 예수님은
당신의 장애의 고통을 이겨내게 해주시는 분일 것입니다.
이번에는 얼마 전 일본으로 성지순례를 갔을 때 만났던 일본 신자 자매님입니다.
참고로 한국의 가톨릭 신자의비율은 11.3%이고, 일본은 0.01입니다.
즉 일본 사람들은 대부분 예수님을 믿지 않고 있고, 사람들이 알아주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물었습니다. “자매님에게 하느님이 어떤 분이십니까?”
그 자매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본인이 예전에 오래전부터 준비한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떠나기 전 갑자기 발목에 이상이 생기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행히 목발을 짚고 성지순례를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자매님이 하셨던 생각이
“나에게 있어서 신앙은, 예수님은 목발과도 같은 분이시다.
하느님이 계셔서 인생안에서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잘 살아왔노라고!”
아마도, 그 자매님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든든한 동반자, 늘 함께하시는 분이실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어린아이에게서 그 증언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어떤 할머니께서 당신 손자 이야기를 저에게 해 주셨던 내용입니다.
어느 날 할머니께서 당신의 손자와 다정히 지하도 계단을 내려가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지하 계단은 그리 넓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어떤 걸인이 계단에 앉아서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께서는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 짜증이 나셔서,
그 걸인에게 왜 여기서 구걸을 해서 지나가는 사람들 불편하게 하느냐며
화를 내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손자가 집에 와서 할머니께 말했다고 합니다.
“할머니! 예수님이 가난한 사람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신다고 했는데,
예수님일지도 모르는 분에게 돕지도 못할망정, 왜 화를 내세요.”라고 말입니다.
이 어린이에게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오시는 분일 겁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저에게 증언한 예수님이 누구신지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제는 제 차례입니다.
저에게 과연 우리 주님은 누구이신지? 물론 주님은 저를 부르신 스승님이십니다.
지난 한 주간 주일 복음 말씀의 묵상안에서 주님은 저에게 삶의 순간순간마다
길을 보여주시고, 이끄시는 분임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저를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 사제의 길로 이끄셨고,
가난한 사제의 삶으로 초대하셨고,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는 저에게 가난한 사람들 곁으로 저를 보내 주셨고,
그리고, 저에게 너도 가난한 사람이 되어 보라고, 해외 연수와 선교를 통해 가련한 삶의 처지에서 살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20여년의 생활의 경험을 가지고 그 가치를 이곳에서 살아보라고
저를 이곳 우장산 성당으로 보내셨습니다.
저에게 주님은 늘 제가 가야 할 길을 보여주시고, 당신께서 주신 소명을 살라고 회심으로 이끄시는 분이십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에게 우리 예수님은 누구이십니까?
단순하게, 그리고 소박하게 한번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그러한 신앙의 고백이 여러분들의 신앙을 지켜줄 것이고,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권고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는 말씀에 따라 자신의 십자가를 기꺼이 주님과 함께 짊어지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줄 것입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