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가격표와 돌팔이 금융가

[류재훈]

보이지 않는 가격표

새 차를 갖고 싶다 가격은 9만 불이다. 세 가지 옵션이 있다. 1) 제값을 지급한다. 2) 중고차를 찾아낸다. 3) 같은 차를 훔친다. 여기서 99%는 세 번째 옵션을 피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은퇴할 수 있도록 30년간 11%의 수익률을 얻고 싶다 하자. 이런 보상이 공짜로 주어질까? 가격표가 있고 청구서가 있다. 가격표는 수익을 줬다가 빼앗아 가는 시장의 조롱이다. 수익이 높으면 높을수록 치러야 할 가격도 높다. 투자의 경우 많은 사람이 3) 번의 옵션을 선택한다. 자동차 절도와 마찬가지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이익을 얻기 위한 전략을 짠다. 사람들은 사고, 팔기를 반복한다. 호황이 오기 전에 사려고 한다. 변동성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안다. 대가를 치르지 않고 이익을 취하려는 것은 자동차 절도범 중에 잡히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잡혀서 벌을 받는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시장 수익률은 절대로 공짜가 아니며 대가를 요구한다. 수수료를 내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으나 보통 지급한 만큼 대가를 얻는다. 현금예금의 이자나 채권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한 입장료다.

간절하면 믿게 되는 법이다. 런던 대역병의 연대기를 썼던 소설가 ‘대니엘 디포’는 ”사람들이 예언과 점성술, 주술 어리석은 미신에 중독됐다. 주택의 담벼락에 자신에게 치료책이 있다고 찾아오라고 전단을 붙인 곳이 덕지덕지하고 그 전단에는 ‘틀림없는 역병 예방약’. ‘감염을 막아주는 보존제’. ‘공기 오염을 막아주는 특효 약물’“등이 있다고 썼다. 당시 18개월 만에 런던 시민의 1/4이 죽었단다. 지금 TV와( 유튜버, 카톡방에 별로 성공한 이력이 없는 투자 해설자 자칭 도사라는 아랄리스트의 말에 )왜 귀를 기울일까? 주식 몇 가지만 잘 고르면 부자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어느 주식이 10배 오르기를 바란다면 당신은 무리를 택한 것이다. 투자는 매일 극단적인 보상의 기회가 주어지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다. 돌팔이 날씨 예보관은 믿지 않으면서 돌팔이 금융가는 믿는다.

우리는 정책 입안자들은 손쉽게 비난하지만 그런 일은 양방향으로 일어난다. 경기침체가 다가온다고 미리 주식을 매도 현금화하면 경제에 대한 당신의 시각은 당신이 일어났으면 하고 바라는 일 때문에 갑자기 왜곡될 것이다. 세상에 대한 관점은 누구나 불완전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주식시장과 경제를 예측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데, 당신 생각처럼 움직인다고 믿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으므로 그런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다. 우리의 예측은 형편이 없다. ‘칼 리처즈’는 ”리스크란 내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생각한다고 여길 때 남은 것이다. “말한다. ‘코너만’은 스토리가 다음 경로를 따른다고 말한다.

. 계획을 세울 때 우리는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내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의사결정을 내리게 될 남들의 계획이나 능력은 소홀히 한다.

. 과거를 설명할 때, 미래를 예측할 때 우리는 인간관계에 미치는 능력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운의 역할은 소홀히 한다.

. 우리는 내가 아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모르는 것은 소홀히 한다. 그래서 나의 믿음에 지나친 자신을 갖게 된다.

돈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 몇 가지

일이 잘 풀릴 때는 겸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일이 잘못될 때는 용서와 연민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저축은 당신의 자존심과 소득 사이에 생긴 틈이고, 부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내가 오늘 살 수 있는 것을 사지 않을 때 부가 만들어진다. 당장 그 돈으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덮어두지 않으면 부는 쌓이지 않는다.

밤잠을 설치지 않을 방법을 택하라. 최고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면 잘 자지 못한다.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게 내가 밤에 잘 자는 데 도움이 될까? 여부로 의사결정을 하라.

시간을 보는 눈을 넓혀라. 나은 투자자가 되려면 시간을 보는 눈을 넓히는 것이다. 투자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시간이다. 시간은 작은 것을 크게 키우고, 큰 실수를 약화한다.

포트폴리오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보라. 많은 것이 잘못돼도 개의치 마라. 소수의 작은 것이 잘되고 있기 때문이다. 뜻대로 되지 않아도 편하게 생각해야 한다. 개별투자를 보지 말고, 전체 포트폴리오를 살펴야 한다. 잘한 것은 실제보다 더 멋있어 보이고 실패한 것은 실제보다 더 후회스러워 보인다.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하는 데 돈을 써라.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은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내가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과 함께,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은 돈이 내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

남에게 더 친절하고, 자신에게 덜 요란해져라. 내가 가진 물건에 열광하는 것은 나 자신뿐이다.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면 사람은 차를 보지 당신을 보지 않는다. 진정으로 좋은 차와 시계를 원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의 존경과 칭찬인가? 후자를 얻으려면 친절과 겸손뿐이다.

저축하라, 그냥 저축하라. 예측할 수 없거나 정의할 수 없는 목적을 위해 저축도 하지만 용도를 정해 두지 않는 저축이 당신을 최악의 순간을 놀라 자빠지게 만들 수도 있는 사건에서 구한다.

성공을 위한 비용은 기꺼이 내라. 가치 있는 것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성공적인 투자도 비용이 들고, 큰 비용은 가격표가 없다. 불확실성, 의심, 후회는 돈의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용이다.

실수의 여지에 항상 대비하라. 미래에 일어날 법한 일, 내가 잘살기 위해 꼭 일어나야 하는 일, 그사이에 존재하는 틈새를 내가 인내하게 만든다. 이런 인내는 시간이 지나면 복리가 마법을 부려 내게로 온다.

장기적인 선택을 내릴 때는 극단적인 선택은 피하라.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목표가 바뀌고, 욕망이 바뀐다. 금융과 투자에 대한 과거의 결정이 극단적이면 극단적일수록 당신이 후회할 가능성도 커진다.

리스크도 좋아하라. 사람의 예측 능력은 형편없고, 그 결과로 대형 악재는 늘 터진다. 고로 리스크는 존재할 수밖에 없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리스크도 시간이 지나면 제값을 할 것이다.

나의 게임이 무엇인지 정의하라. 사람은 목표가 다르고 게임이 다르다. 즉 나의 게임과 너의 게임은 다르다. 같은 주식, 채권, 폰드를 사드려도 이후의 행보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고로 다른 사람의 행보에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

돈 문제에 있어 각자 의견은 다르다. 혼란을 존중하라. 똑똑하고 합리적인 사람도 돈 문제에 의견이 나뉜다. 목표와 욕망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정답은 없다, 오직 나에게 맞는 답이 있을 뿐이다.

저자는 순자산이 집, 체크 계좌, 뱅가드 인덱스펀드 몇 가지가 전부란다. 처음에는 개별 주식을 대형주로 몇 주, 25개 종목 샀었는데 다른 사람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단다. 그래서 지금 보유한 주식은 마지막 1주도 모두 저비용 인덱스펀드란다. 스스로 개별 주식을 고르건, 액티브펀드(active fund;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기 위해 적극적인 운용 전략을 펼치는 펀드)에 맡기든 상관이 없단다. 모든 투자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높은 전략을 골라야 한단다. 저자는 수십 년 돈이 혼자서 늘어나게 뒀고 검소한 생활로 생활비가 적게 들었단다. 그것이 저자의 목표이고, 돈의 심리학에 통달하는 것이라고 말을 맺고 있다.

2021.02.06.

돈의 심리학-3

모건 하우절 지음

인플루엔셀 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