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에서 뜨는 영국 드라마는 ‘더 크라운’이다. 엘리자베스 2세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이다. 영국 왕실의 숨은 이야기를 마치 실화처럼 풀어낸다. 고증을 거친 의상 등 볼거리를 갖추고 있음은 물론이다. 2015년에 시작돼 시즌 4까지 공개된 드라마는 여왕의 서거 소식과 함께 인기 순위가 급상승했다. 넷플릭스라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타고 드라마의 국제적인 벽이 낮아졌음을 실감한다.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시장에 알려진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 마침내 에미상을 받았다.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영화 분야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보면 된다. 감독상은 황동혁 감독, 남우 주연상은 이정재가 받는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비영어권 아시아에서 감독상과 남우 주연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지난해 9월 공개된 이후 1년 동안 국내외에서 많은 상을 받으며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 평론가들은 계급 사회와 승자독식 등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을 한국의 놀이문화와 접목시킨 창의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추석 연휴 때,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가장 주목받은 한국 드라마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사와 아가씨’, 아이 셋을 키우는 재벌 회장과 열네 살 연하 여성의 사랑을 다룬 통속적인 KBS 주말 드라마이다. 12일 기준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 6위에 올랐다. 지상파 방송사의 주말 드라마까지 순위권에 든 것을 보면 한국 드라마의 달라진 위상을 확실히 읽는다.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에 이어 한국 콘텐츠의 실력을 세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은 듯해 뿌듯하다. ‘오징어 게임’의 속편이 나온다니 기대가 된다.
‘오징어 게임’은 생존 게임이라는 보편적인 포맷에 공동체 정서와 사회의식을 결합했다. 미국적 스타일이지만 그 안에는 동양적인 내용이 가득했다. 이점은 할리우드가 할 수 없는 결과물을 만든 것이다. 그렇기에 에미상을 비롯한 주요 본상에서 ‘오징어게임’에 수상의 영광을 주었다. K드라마 K팝 등 한류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었다. 많은 분야에서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되고 있다. 한국교회와 복음의 위상도 세계 속에 함께 높아지길 소망한다. 세상은 갈수록 더 폭력적이고 잔인한 게임을 만들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올곧게 천국 소망으로 살라는 경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