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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로 염불만일회를 열었던 금강산 건봉사.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말사. 6·25전쟁 이전까지는 31본산의 하나였으며 우리나라 4대 사찰중 하나였다.
520년(법흥왕 7) 아도가 창건하여 원각사라 이름했다. 758년(경덕왕 17) 발징이 중건하고 일회를 열면서, 만 일(27년 5개월)을 하루도 빠짐없이 염불을 드렸다는 것이다. 염불만일회를 베풀었는데 이것이 한국 만일회의 시초이다.
염불만일회에 참여했던 염불승 31인이 아미타불의 가피를 입어 극락에 왕생하였고, 그 뒤 참여했던 많은 신도들이 차례로 극락왕생하였다고 한다.
건봉사 북쪽에 있는 등공대는 만 일 동안 쉬지 않고 예불을 하시던 스님들이 원성왕 3년인 787년 회향(자기가 닦은 공덕을 다른 중생이나 자기 자신에게 돌림)을 할 때, 건봉사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몸이 떠올라 날아가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위로 1.5km 정도를 날아오른 스님들은, 육신은 그대로 땅에 떨어트리고 맑은 정신만 등공하였다고 전한다.
'등공'이란 육신이 살아 있는 그대로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말한다. 허공으로 솟은 채 몸은 벗어버리고, 영혼만 부처님의 극락정토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염불만일회를 열었던 금강산 건봉사. 신라말 도선국사가 중건한 뒤 절 뒤쪽에 봉형의 돌이 있다고 하여 서봉사라 개칭했으며 1358년(공민왕 7) 나옹이 중수하고 건봉사로 다시 바꾸었다.법흥왕 7년은 신라가 불교를 공인하기 8년 전이며, 아도화상은 신라가 불교를 공인하기 무려 154년 전에 고구려에 불교를 전한 사람이니 말이다. 그리고 건봉사의 뒤편 금강산에는 등공대라는 곳이 있다. 바로 염불만1464년 세조가 행차하여 자신의 원당으로 삼은 뒤 어실각을 짓게 되자 이때부터 역대 임금의 원당이 되었다. 그 후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광무 4년인 1900년에, 몸을 버리고 간 스님들의 다비식을 거행한 곳을 '소신대(燒身臺)'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 소신대 자리에 1915년 5월 등공탑을 세워 그 뜻을 만천하에 알렸다.
그동안 군사작전지역으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던 등공대가, 2005년에는 57년 만에 일반인에 개방되기도 했다. 6·25전쟁 전에는 대웅전·관음전·사성전·명부전·어실각·불이문 등 총 642칸에 이르렀으나 6·25전쟁 때 거의 폐허화되었다. 유일하게 불타지 않은 불이문은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5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외에도 8기의 탑, 48기의 부도, 31기의 비석, 44점의 고승영정 등이 있었다.
새롭게 왕업(王業)을 닦은 고려에서는 불교를 국교로 숭앙하며 많은 사찰을 건립하였지만, 오히려 고려시대의 건봉사 역사는 매우 희박하다. 사적기에 의하면, 937년(태조 20)에 도선(道詵) 국사가 태조의 명을 받아 이 절을 중수하고, 절 서쪽에 봉황새 모양의 바위가 있다고 하여 절 이름을 서봉사(西鳳寺)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러나 도선 국사의 입적 연대가 898년이므로 연대의 착오가 있거나 왕명을 받은 도선의 문인이 중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358년(공민왕 7) 10여 년 동안 중국에서 수학하고 돌아온 나옹(懶翁) 스님은 이 절을 중수하고 건봉사로 개칭하였으며, 모여드는 승려를 위해 이듬해에는 백련암(白蓮菴)ㆍ보문암(菩門菴)ㆍ상원암(上院菴)ㆍ대원암(大願菴)을 새로 지었다. 이로써 건봉사는 염불과 화엄과 선(禪)의 수행을 함께 갖춘 사찰이 된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신라 말에는 도선 국사가, 그리고 고려 말에는 나옹 스님이 중수하는 등 당대 최고의 명망 있는 고승들이 건봉사에 주석하셨음을 알 수 있다.
억불정책으로 불교계가 크게 위축되었던 조선 시대에도 이 절은 왕실의 보호를 받으며 끊임없이 사세(寺勢)를 확장하였다. 1465년(세조 11)에 이곳에 행차한 세조가 역대 왕들의 위패를 봉안하는 어실각(御室閣)을 지을 것을 명하고 친필 동참문을 써 주었으며 전답도 하사하고 임금의 원당(願堂)으로 삼았으며, 이후부터 왕실의 보호를 받는 큰 사찰이 되었다. 어실각이 생김에 따라 건봉사는 조선 말까지 어떤 권력자나 유생들의 횡포에 시달리지 않는 수행처로 전승될 수 있었던 것이다. 임진왜란 때는 서산대사의 명을 받은 사명대사가 승병 6,000여 명을 이곳에 집합 훈련시켰는데, 이때 절 앞 냇가가 쌀뜨물로 하얗게 뒤덮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리고 예종은 즉위와 동시에 교지를 내려 건봉사를 원당으로 삼고, 건봉사 승려들에게는 당시 승려에게 부과했던 강제노동을 면제시켜 주었다. 또한 성종은 즉위년인 1470년 효령대군(孝寧大君)ㆍ신숙주(申叔舟)ㆍ한명회(韓明澮)ㆍ조흥수(趙興洙) 등을 파견하여 노비와 미역밭ㆍ소금밭을 하사하고 사방 10리를 건봉사 소유의 산으로 정하였다.
임진왜란 후 건봉사에는 불교 최고의 성보(聖寶)가 봉안되었다. 1605년 사명(四溟) 대사가 일본에서 되찾아온 부처님의 치아와 사리를 모신 것이다. 이 치아와 사리는 자장(慈藏) 율사가 당나라에서 문수보살로부터 받아 온 것으로 통도사에 봉안하였던 것을 임진왜란 때 왜병이 훔쳐간 것이었다. 불치아와 사리 봉안을 계기로 삼아 이듬해에는 사명 대사와 혜능(惠能) 스님이 피폐된 절을 중건하였고, 40여년이 지난 1650년(효종 1)에는 효종이 교지를 내려 원당으로 정하고 어실각을 중건하였다. 1683년(숙종 9)에는 현종의 비 명성왕후(明聖王后)가 불장(佛帳)가사와 함께 1,000금을 시주하였으며 1726년(영조 2) 석가치상탑비(釋迦齒相搭碑)를 건립하였다.
1849년 현종이 승하하자 순원왕후가 금품과 각종 집기를 하사 하였고, 1873년(고종 10년)에는 산불로 사암(寺菴) 3,183칸이 모두 소실되었다. 1881년(고종 18년)부터 다시 여러 차례 중수하여 법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6.25전쟁으로 절은 폐허가 되었고, 자리한 곳조차 이른바 민통선 안에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었었다. 다행히 1992년 여름부터 이곳의 출입이 가능해져서 누구나가 옛 성지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건봉사 불이문(不二門)은 1920년에 건립된 것으로 독특하게도 기둥이 4개라서 문이 아니고 차라리 집에 가깝다. 6. 25의 전화를 유일하게 면한 건물로서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5호로 지정되어 있다. 석주에는 한국전쟁 당시 생긴 탄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장대석 위에 1단의 낮은 기단을 놓고 그위에 1.61m의 둥근 석주를 세웠다. 석주의 가운데 부분은 약간 볼록한 배흘림을, 정상부에는 돌림띠를 돌출시켰으며, 앞쪽 석주의 정면에는 커다란 금강저(金剛杵)를 새겨 놓아 눈길을 끈다. 이는 불이문이 사찰 수호의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천왕문을 따로 건립할 수 없었던 당시의 경제사정에 의해 불이문에다 금강저를 그려서 사찰 수호의 기능까지 보탠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석주 위로 나무 기둥을 다시 세우고, 그 위로 다포계 겹처마의 팔작지붕을 올려놓았다. '불이(不二)'란 둘이 아님을 뜻한다. 즉 생과 사가 둘이 아니고, 미혹함과 깨달음, 선과 불선 등 모든 상대적인 것이 둘이 아닌 경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불이문(不二門)의 중앙에 걸려있는 현판은 해강(海岡) 김규진(金圭鎭)의 글씨이다.
불전사물인 범종, 법고, 운판, 목어가 달려있는 범종각.
우리나라 솟대에 올려져 있는 새는 오리, 갈매기, 기러기,따오기,해오라기, 왜가리 까마귀 등 여러가지다. 거의 대부분이 물새이며 철새이지만 오리가 주류를 이룬다. 오리는 물을 상징한다. 농경사회에서 물의 중요성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오리를 솟대에 올라 앉게 하여 마을의 안녕과 풍년, 풍어를 염원하며 마을지킴이로서의 역활을 하던 솟대 신앙이 불교에 습합되어 나타난 것으로 짐작된다. 대개의 솟대는 나무로 만들게 된다.그래서 나무솟대는 남아 있는 것이 없다.
건봉사에는 불이문을 지나자마자 왼쪽 언덕에 높이 약 3미터 정도되는 사각의 돌기둥이 하나 서 있고 그 위에는 새가 대웅전 쪽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 사각석주의 각 면에는 한글로 ‘나무아미타불’ , 한문으로 ‘南無阿彌陀佛’을 새겼으며, '佛記2955戊辰夏(불기 2955무진하), 大方廣佛華嚴經(대방광불화엄경)'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어 조성 연도가 뚜렷하다. 옛 불기로 계산하면 1928년이다. 이는 숙종조에서 일제시대에 이르기까지 불과 200년 사이에 솟대문화가 정착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사례라고 한다. 이 돌솟대는 민간에 널리 퍼진 솟대문화가 사찰문화에까지 영향 주었음을 확인시켜 는 중요한 자료이다.
이 다리는 1708년 (숙종 24) 처음 건립되었고, 1745년과 1880년에 중수되었다. 흔히 능파교(凌波橋)로 부르는데, 본래 이름은 산영교(山映橋)가 맞다. ‘능파(凌波)’란 흔히 가볍고도 우아한 미인의 걸음걸이를 형용하는 말로도 사용되는데, 여기서는 고해(苦海)의 파도를 모두 헤치고 이제 해탈의 부처님 세계로 건너간다는 의미에서 능파교라 한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건봉사(金剛山乾鳳寺) 편액은 태극서체를 창시한 서예가 초당(艸堂) 이무호(李武鎬) 선생글씨
산영교를 건너면 앞을 가로 막는 누각이 있고, 누각의 이마에는 '金剛山乾鳳寺(금강산건봉사)'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누하진입으로 경내에 들어서면 정면 7칸, 측면 2칸에 겹처마 팔작지붕을 한 강당 건물로 각종 행사나 법회시에 사용할 목적으로 지어졌다.
십바라밀(十波羅密) 석주는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것으로 시각적인 교육효과를 지닌 중요한 유물이다. 십바라밀은 피안 즉 열반에 이르기 위하여 보살이 수행하며 지켜야할 여섯가지로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의 6바라밀에다 방편, 원, 력, 지의 4바라밀을 첨가한 것으로 그 하나하나에 깊은 의미가 간직되어 있다. 석주에 새겨진 그림은 다음과 같은 뜻이다.
1.원월(圓月) : 보시바라밀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보시를 베풀되 청정한 허공에 보름달의 광명이 두루 비치는 것과 같이 해야 한다고 하여 둥근달로 묘사한 것이다.
2.신날(鞋經) : 인욕바라밀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마치 신날이 바깥의 모든 장애물로부터 발을 보호하듯이 인욕의 자세로 나아가면 어떠한 어려움이 부딪혀와도 보호되어 쉽게 해탈에 도달할 수 있음을 묘사한 것이다.
3.구름 : 선정바라밀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마음을 한 곳에 모으면 태양 열기로 가득찬 대지를 구름이 덮어서 시원함을 안겨주는 것과 같이 마음 속의 모든 열기와 번뇌가 소멸되어 청량을 얻게 된다고 하여 구름모양을 묘사한 것이다.
4.좌우쌍정(左右雙井) : 방편바라밀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하나의 원천에서 좌우로 두 우물을 나누어 중생들의 목마름을 해결하듯이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피안의 세계로 인도한다는 것을 나타내 보인다.
5.고리두테(卓環二周) : 역바라밀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수행할 때 힘을 투입하면 집중력이 생겨서 올바른 깨달음을 이룰 수 있음이 집 주인이 담장을 쌓고 순찰하면 재산이 보호되는 것과 같다고 하여 고리두테의 형을 취한 것이다.
1.반월(半月) : 지계바라밀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계율을 지키되 초생반월이 어둠을 감하고 밝음을 더욱 자라게 하는 것과 같이 해야한다고 하여 반달로 묘사한 것입니다.
2.가위(剪子) : 정진바라밀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지혜에 의거하여 수행하되 가위로 물건을 자르듯이 나아감만 있을 뿐 물러남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금강저(金剛杵) : 지혜바라밀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지혜로써 피안에 도달하는 것을 마치 금강저가 거침없이 나아가는 것 같다고하여 이러한 모양을 취한 것입니다.
4.전후쌍정(前後雙井) : 원바라밀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귀하고 천한 어떤 신분의 사람이라도 불교에 귀의하여 해탈하겠다는 원을 세우면 반드시 피안에 이를 수 있음을 나타내기 위해 아래 위로 우물을 배열한 것입니다.
5.성중원월(星中圓月) : 지바라밀을 나타내는 것으로써 삼계의 삼세의 세간적인 지식을 세 개의 조그마한 원으로 표시하고 불교의 경지를 큰 원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를 모두 구비하여 반야의 지혜를 올바로 성취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萬日念佛院(만일염불원)'이란 편액이 걸려 있는 이 건물 안에는 아미타불좌상과 부처님 진신사리를 친견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으며, 종무소를 겸하고 있다.
맞배지붕에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의 명부전이다. 지장보살을 봉안한 법당으로 지장전, 명부전, 시왕전, 업경전이라고도 한다. 명부는 어두울冥, 마을府로 어두운 마을 즉 지옥을 뜻한다. 사람이 죽으면 중음신으로 떠돌다가 자신의 업보에 따라 49일째에 육도윤회의 생(生)을 받는 것이 정해지고 중음신을 벗어난다는 것이 불교의 사후 세계관이다. 건봉사 명부전에는 불단을 중심으로 우측면에는 이지역을 관할하는 사단의 6.25전쟁 때 산화한 군인과 사단 창설 이후 순직한 영령을 모시고 있어 건봉사 명부전은 어느 사찰의 명부전 보다도 뜻깊은 곳이다.
대웅전 편액의 관지(款識)를 보면, 마니산인(摩尼山人)이라고 적혀 있다. 마니산인(摩尼山人)을 쓰는 서예가로는 강화도 출신으로 심은미술관장을 맡고 있는 심은(沁隱) 전정우(全正雨) 선생이다.건봉사 대웅전은 앞면 3칸, 옆면 2칸, 팔작지붕의 건물이다. 안에는 석가모니삼존불(좌우협시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과 신중탱ㆍ산신탱이 봉안되어 있다.
옛 절터의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산신각
건봉사 적멸보궁으로 가는 길. 부처님의 사리가 모셔진 사리탑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는 그 자체가 불신(佛身)과 똑같이 여겨지므로 불상을 조성하지 않고 진신사리만 모시며 "적멸보궁"이라고 한다. 이 적멸보궁 뒤쪽에는 석가모니 진신치아사리탑이 세워져 있는데 선조 38년(1605년) 사명대사가 일본에서 되찾아 온 부처님의 치아사리를 봉안한 탑으로, 경종 14년(1724년)에 건립되었다. 현재의 적멸보궁은 1994년 5월 25일 준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