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노래 – 다른 느낌
-붉은 입술-
작사 나영진
작곡 윤음동
밤을 새워 지는 달도 별을 두고 가는데
배 떠난 부둣가엔 검은 연기만 남아
맺지 못 할 사연두고 떠난 사람을
이렇게 밤을 새며 울어야 하나
잊지못할 붉은 입술
♩♪♬ ~ ♩♪♬ ~
나를 두고 가는 사람 원망도 했다마는
헤어질 운명이기에 웃으며 보냈지
단 하나의 사랑만은 믿어주세요
사랑의 노래를 들려주던
잊지못할 붉은 입술
가요 [붉은 입술]은 많은 가수들이 부른 노래다.
가장 먼저 취입한 가수는 ‘문평일’이다.
이후 많은 가수들이 불렀는데 이들 중 ‘나훈아’, ‘금잔디’, ‘박서진’이 부른 노래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같은 노래지만 가수마다 조금씩 다른 느낌이 난다.
그것은 가수마다 음색이 다르고 개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곡은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모방송의 ‘트로트경연대회’에서 장구의 신으로 잘 알려진 ‘박서진’이 부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또다시 어필이 된 곡이다.
나도 우연하게 이 방송 장면을 본 후에 이 노래에 관심이 가서 검색을 해 보니 꽤 오래된 노래다.
이곡을 처음 부른 가수는 ‘문평일’이었다.
1966년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발표한 [사내답게 살리라/붉은 입술]에 B면 타이틀곡으로 실려 있는 노래였다.
이 음반은 출반년도를 정확하게 특정하기가 어려운데 1966년, 1967년 추정되지만 1968년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음반을 출반한 오아시스레코드사 유튜브 채널에는 1970년으로 소개되고 있다.
가수 ‘문평일’은 1966년 자신의 데뷔앨범에 이 곡을 실었다고 회고 하고 있으니 이 말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원곡자인 ‘문평일’의 "붉은 입술"
https://m.blog.naver.com/gomok3/222873866408
https://youtu.be/ugRbjrO0CSY
영상의 오른쪽이 ‘문평일’이다.
그러나 이 노래는 1970년대 들어 ‘문평일’의 창법이 왜색 톤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고 한동안 이 곡은 묻혀있게 된다.
☞ ‘문평일’은?
본명이 이평일로 경남 거제 출신이다.
부친이 수산업을 하는 관계로 비교적 풍족한 집안의 외아들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랐다고 한다.
동아대 법대 3학년 때인 1965년에 MBC공채 5기 가수로 선발되었다.
동기로는 가수 진송남과 작곡가(출발은 가수) 정풍송 등이 있으며 "붉은 입술"을 작곡한 윤음동이 한 기수 위 선배라고 한다.
1966년 당대 최고의 레코드사였던 ‘오아시스레코드사’ 전속가수가 되어 데뷔곡 "붉은 입술"을 발표한다.
그는 1971년까지 5년 간 가수로 활동하며 ‘제1회 문화공보부 주최 대회’에서 ‘무궁화대상’, ‘제1회 KBS 주최 고운노래대회’에서 ‘대상’, ‘제3회 TBC 가요대상’ 등을 수상했다.
그러나 트로트의 황금 시절에 데뷔곡인 "붉은 입술"이 왜색가요를 이유로 금지곡으로 묶이게 된다.
그래서 방송과 무대 활동을 못하게 되면서 답답한 상황이 된다.
문평일은 가요계에 대한 미련을 뒤로 하고 고향 거제도로 내려와 가업인 수산업을 이어받아 미역양식 등을 하면서 2019년 타계할 때까지 자신이 태어난 거제도에서 살았다.
1984년 발표한 나훈아의 "붉은 입술"
잊혀진 [붉은 입술]을 다시 소환해 낸 것은 ‘나훈아’다.
데뷔를 한 ‘나훈아’는 ‘문평일’을 선생님이라 부르며 친하게 지냈다.
1984년 [아세아세코드]에서 발매한 앨범 "슈퍼스타 나훈아 제1집"에 리메이크하여 B면 타이틀곡으로 수록한다.
신행일이 불렀던 "청춘을 돌려다오"도 같은 음반에 리메이크해서 실었다.
그리고 2003년에 다시 음반으로 발표한다.
https://youtu.be/lvalLwLm_zI
그러나 나훈아의 노래도 크게 힘을 쓰지는 못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가물가물 잊혀져 갔다.
이곡은 다시 시간이 흐른 뒤인 1999년에는 ‘남상규’가 같은 제목으로 곡을 발표하는데 작사/작곡자가 다른 곡이지만 곡의 흐름을 보면 상당히 유사한 곡이다.
그리고 2009년에는 ‘유지나’가 불러 음반에 실었다.
2011년에는 ‘금잔디’가 부르고 2014년에는 ‘정의송’이 부르더니 이후 한 두명의 가수들이 더 부르기 시작하였다.
이후 많은 가수들의 표적이 되어 트롯 가수라면 대부분은 한번은 부른 곡이 되어 메들리 음반이나 정규 음반을 가리지 않고 발표하는 노래가 되었다.
2015년 한해에만 ‘강진’, ‘마이진’, ‘모정애’, ‘장준아’, ‘미덕’, ‘홍원빈’, ‘홍실’, ‘강민주’, ‘문연주’, ‘이태완’, ‘참이슬’ 등이 불렀다.
2016년에는 ‘진성’, ‘남수란’, ‘권윤경’, ‘이애란’, ‘하성희’, ‘정정아’, ‘민주’ 등이 그리고 이후에도 최근까지 ‘임영웅’ 등 많은 가수들이 이 곡을 불러 커버 하고 있는 50년 역주행 곡이다.
이런 현상의 단초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곡으로 ‘금잔디’가 2011년에 발표한 노래를 들어보자!
‘금잔디’의 "붉은 입술"
https://youtu.be/GSVsuHcaD-E
2022년에는 ‘박서진’이 불렀다.
모 방송국의 경연대회에서 박서진이 그와 한 몸처럼 된 장구도 없이 마이크만 들고 긴장한 가운데 등장했다.
따라서 실력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았는데 그래도 이곡의 진가와 자신의 기본적인 능력을 보여주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박서진’의 "붉은 입술"
https://youtu.be/3FiMFT-Tbmk
50여 년 동안 숨은 듯이 오랜 시간을 이어져 온 이 노래는 부르는 사람에 따라 느낌은 약간씩 달라도 기본적인 느낌은 잘 전승되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빛을 보는 일도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위의 영상에서 보았듯이 방송사의 편집때문에 짜증이 나서 나는 좀체 이런류의 방송을 보지 않는다.
사람의 취향이 모두가 다르지만, 나는 박서진이 열창하는 노래의 분위기에 빠져 들고 싶다.
방송사에서 편집을 할때 '심사위원'들이 하는 군소리나 방송사의 생각을 커다란 자막으로 노래를 부르는 중간에 왜 저렇게 짜증이 나게 삽입을 하는지 모르겠다.
가수의 노래를 듣고 싶지 노래부르는 중간에 심사위원들의 군소리를 듣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다.
시청자들도 노래를 듣고 나름대로 평가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 마치
"너희들은 수준이 낮으니 찍소리 말고 방송사에서 내보내는 영상이나 보거라!"
하는 느낌이 든다.
심사위원들이 그렇게 말을 할 수는 있다.
꼭 필요한 얘기는 그 노래가 끝나고 다른 사람의 노래가 시작되기 전에 얼마든지 삽입할 수도 있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는 도중에 지나치게 삽입을 하다보니 정작 내가 집중해서 들어야할 가수의 노래에 집중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 보너스 스토리
여담으로 ‘문평일’은 가수로 활동할 무렵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함께 할동 하던 ‘현철’과 가깝게 지냈다.
또한 '청춘을 돌려다오"를 부른 원곡자인 가수 ‘신행일’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 후 "청춘을 돌려다오"를 현철이 리메이크해서 크게 히트하자 원곡자인 신행일은 현철의 매니저를 했다고 뒷얘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 "청춘을 돌려다오"와 "못난 내 청춘" 비슷한 분위기의 두 노래
"청춘을 돌려다오"라는 노래는 원곡자인 ‘신행일’의 노래 외에도 ‘나훈아’의 버전도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대중들에게는 ‘현철’의 노래가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던 노래이기도 하다.
‘현철’의 노래는 완전히 ‘현철’만의 독특한 창법으로 전혀 다른 곡처럼 인기를 얻기도 했던 곡이다.
이 노래는 부른 가수마다 독특한 느낌이 나는데 각각의 느낌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먼저 [청춘을 돌려다오]는 원곡자인 ‘신행일’과 ‘나훈아’ 그리고 ‘현철’의 육성으로 들어보자.
그리고 비슷한 느낌의 [못난 내 청춘]은 ‘현철’과 ‘백야성’의 육성으로 감상해보자!
https://blog.naver.com/yessoopark/221576535515)
첫댓글 부르는 가수에따라 서로다른 느낌의 두노래 이른아침 즐감 했습니다.
송이골님 하모니카연주까지~~
정성이 대단 하십니다.
나날이 발전하시는 이런 열정 기립박수 드립니다.
노력하는 자 만이 성공 하겠지요.
전 용기도 열정도 다 식어 그만해야 하나? 가끔씩 고민에 빠지기도 한답니다.
덕분에 아침부터 구성진 트롯에 빠져 행복 했습니다.
아름다운 사월 행복 하이소~^,^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