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란은 갓 잡은 물고기의 알을 소금이나 간장에 절여 말린 것으로 밥반찬이나 안주로 애용하였다. 이러한 어란은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중국 등의 고문헌에 발견되고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고, 여지도서 등 우리 고문헌에도 그 기록이 전해오고 있으며, 특히 조선시대 왕실진상품목록에도 빠지지 않는 중요 진상품으로 올라 있다.
어류의 알로 많이 식용된다. 어란은 단백질, 인지방질, 비타민 등이 풍부하고 영양가치가 높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식용이라고 되어 있는 어란은 염장품이 많고 연어, 명태의 알로부터 만들어지는 “연어알젓”, “명란젓”, 명태의 내장이나 위로 만드는 “창난젓”, 청어의 알의 “청어알젓” 등이 있다. 또한 소련, 노르웨이 등의 철갑상어의 알로 만들어지는 “캐비어”는 세계의 진미로서 알려져 있다. 그밖에 은어 알, 도미, 고등어 알을 원료로 한 젓갈류도 있다.
인류 문명은 강이나 바다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이는 인간에게 필요한 물과 식자재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특히 이곳에서 얻게 되는 생선류는 염장이나 건조를 통해서 장기 저장이나 보관을 할 수 있게 되어 비철이나 동절기에 식재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집트나 그리스, 중국 등의 고문헌에 발견되고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우리 고문헌에도 건어란(乾魚卵)에 관한 기록이 전해오고 있고, 여러곳에서 진상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어란을 만드는 숭어알은 5월초에 알이 땡땡하게 부풀은 담황색을 띈 참숭어가 가장 좋다. 1년 내내 먹을 어란도 모두 이 때 잡은 참숭어에서 뽑아 낸 것이다. 숭어알을 끄집어 낼 때는 알집이 터지지 않고 알 끈이 떨어지지 않도록 꼬리 부분부터 꺼내고, 몸체에 딸린 인대를 조심스레 잡아 당겨 채취한다. 채취한 어란은 3%의 소금물에 5∼6시간 담가둔다. 알에 붙은 핏물을 빼기 위해서다.
이물(異物)질이 제거된 알은 조선간장을 희석한 액에 24시간 정도 담가 빛깔과 맛을 내는데, 알의 크기와 빛깔 내기에 따라 담그는 시간과 간장의 희석 정도가 달라진다. 이렇게 염장된 어란은 비스듬히 세운 건조판에 올려놓고 액(간장)을 뺀 다음, 그 위에 다시 목판을 얹어 적당한 무게의 돌로 10분간씩 눌렀다가 손질하기를 수십 번, 그것도 3일간을 계속하여 납작하게 형을 고정시킨다.
이 과정에서 잘못하면 터지거나 깨지기 때문에 여간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형이 만들어진 염지 숭어알은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건조시키는데, 하루에 두 번씩 뒤집어 가며 참기름을 바르면, 기름기가 배어나면서 다갈색으로 윤기가 흐르고, 20일 정도가 지나면 딱딱해진다. 딱딱해진 어란은 뜨거운 물에 2분 정도 담그는데, 이는 알집에 붙은 효소의 산패를 막고, 외피 담백질을 고정시켜 곰팡이가 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반투명의 짙은 갈색의 맛갈스러운 빛깔을 내는 영암어란은 어란을 만드는데 들인 정성만큼이나 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먹는데도 까다롭다. 가능하면 얇게 썰어야 하고, 썰 때도 칼을 불에 달구어 기름이 약간 녹아나도록 해야 맛이 좋아진다. 잘 드는 칼로 1.5∼2mm 두께로 얇게 썰어 앞 잇발 사이에 끼우고 조근조근 깨물면 입안 가득히 향이 퍼지며 구수한 단맛이 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산란 직전의 숭어를 잡아 어란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4월 말~5월 초까지가 어란을 만들기 위해 가장 바쁜 시기이다. 산란 직전 숭어는 알집이 크고 단단하지만, 산란을 마친 숭어는 살에서 기름이 몽땅 빠져나가 맛이 없다.
옛날에 말라리아가 극심했던 여름철에 고열로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 찬물에 만 밥에 어란을 한쪽 얹어 주면 밥을 삼켰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어란은 맛 좋고,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이다.
진상품관련근거
어란(魚卵), 대구어란(大口魚卵), 건수어란(乾秀魚卵), 석수어란해(石首魚卵醢), 연어란해(連魚卵醢), 숭어어란(秀魚魚卵)은 강원도(간성) 전라도(보성, 강진, 나주, 낙안, 무안, 부안, 해남, 흥양) 평안도(감영, 숙천, 영유) 함경도(단천, 길주, 명천, 길주, 감영, 북청, 길주, 안변, 감영, 덕원, 북청) 황해도(재령, 황주, 감영, 감영, 곡산, 안악)에서 대전, 왕대비전, 혜경궁, 중궁전, 세자궁에 진상하였다는 기록이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춘관통고, 공선정례에 기록되어있다.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숭어의 알을 소금이나 간장에 절여 햇볕에 말려 먹던 향토 음식.
[개설]
어란은 영암군에서 숭어의 알을 채취해 참기름과 소금에 오랫동안 절여 만든 음식으로 고소하고 깊은 맛이 있어 술안주로 애용되었다.
[연원 및 변천]
어란은 바다에서 잡은 숭어의 알을 채취해 만든 음식으로 임금님께 올리던 진상품 중의 하나이다. 예로부터 영산강과 바다가 만나는 영암 지역에서 잡히는 숭어는 살이 기름져서 고소하고, 알은 차지기로 유명했다. 그래서 영암 지역에서 잡은 숭어로 만든 어란을 으뜸으로 쳤다.
숭어는 음력 3월경 강물을 거슬러 올라오는데, 이때에 영산강을 뛰어오르는 숭어를 잡아서 어란을 만든다. 어란은 일 년에 딱 한 차례 5월경에만 만들 수 있는데, 4~5월경 산란을 앞둔 4~5년생 숭어의 알로 만든 것을 최고로 친다.
어란을 얇게 썰어 앞 이 사이에 끼우고 깨물면 입 안 가득히 향이 퍼지고, 구수하면서도 단맛이 나기 때문에 최고급 안주로 즐겨 먹었다. 하지만 지금은 영산강 하굿둑이 생겨서 숭어를 잡을 수 없게 되었다. 요즘은 인근의 해남, 강진, 무안 등지에서 숭어를 구해 와 어란을 만들어 그 맥을 잇고 있다.
[만드는 법]
어란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산란기를 앞둔 숭어의 배를 갈라 알집이 터지지 않도록 숭어의 알을 떼어 내 소금물에 담가 불순물을 빼고, 재래식 간장에 하루 동안 담가 둔다.
간이 배면 알을 꺼내 물에 1시간 정도 담가 두었다가 건져서 채반 위에 올려놓고 그늘에서 말린다. 어느 정도 건조가 되면 무거운 돌로 10분씩 눌러 모양을 잡아 가며 손질하기를 수십 차례 반복한다. 이런 과정을 사흘 정도 거치면 동글납작하게 모양이 잡힌다. 그런 다음 통풍이 잘 되는 그늘진 곳으로 옮겨 수시로 뒤집으며 참기름을 바른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기름기가 배어 나오면서 어란에 다갈색의 윤기가 흐르고, 20일 정도 지나면 알이 단단해진다. 어란은 칼을 뜨겁게 달궈 얇고 투명하게 편으로 썰어 먹는다.
구입요령 : 윤기가 흐르며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이 좋다. 눌러 보아 무른 것은 선택하지 않는다.
산지특성 및 기타정보 : 전라남도의 영암에서 만들어진 어란이 유명하다.
섭취방법 : 얇게 썰어 반찬으로 먹는다.
궁합음식정보 : 참기름 (알의 필수지방산과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도와준다.)
다이어트 : 염분의 함량이 높으므로 섭취에 주의한다.
어란의 성분과 영양
어란은 1마리에 수천에서 1억을 넘는 어류의 알로 단백질, 지방질, 비타민이 풍부하고,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으로는 고기에 비해 류신, 프롤린이 많고, 다른 부위에 비해 비타민 C, 비타민 E 및 콜레스테롤이 많다.
살이 오른 숭어엔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즐겨 먹으면 피로회복에 좋다. 껍질엔 세포 재생에 관여하는 비타민인 나이아신이 넉넉하게 들어 있다(1백g당 4㎎). 또 철분이 비교적 많이 들어 있어(1백g당 2㎎) 인체의 조혈(造血)작용에 도움이 된다. EPA, DHA 등 혈관에 좋은 불포화 지방이 들어 있어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등도 예방해준다.
생선회, 소금구이, 생선국 등의 원료 등으로 쓰이는 숭어(생것)의 살은 물(75%).단백질(22%).미네럴과 지방(각각 1%)으로 돼 있다. 열량은 1백g당 1백5㎉(구운 것은 1백51㎉)로 그리 높지 않다. 숭어알과 염건품(鹽乾品)은 지방 함량(1백g당 29g)과 열량(1백g당 4백23㎉)이 상당히 높다.
예부터 숭어는 영산강과 청천강에서 많이 잡혔다. 특히 영산강 하류의 몽탄 주변에서 잡은 것은 감칠맛이 뛰어나 조선시대 때부터 명성을 얻었다. 한방에선 숭어를 어떤 약과도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친다.
동의보감엔 "위(胃)를 열어 먹은 것을 통하게 하고 오장(五臟)을 이롭게 하며 살찌게 한다. 이 생선은 진흙을 먹으므로 온갖 약을 쓸 때도 꺼릴 이유가 없다"고 적혀 있다.
진상품관련근거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춘관통고, 공선정례, 쿡쿡TV, 향토문화전자대전, (식품과학기술대사전, 2008.4.10, 광일문화사), 디지털영암문화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