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춘(立春)
▣태양의 황경(黃經)이 315도이고,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이며
양력은 2월 4일경으로 봄이 접어드는 시기이다.
★24절기는 주(周)나라 때(기원전 1046- 256년)
우리나라 보다 북쪽에 있는 중국의 화북지방
(현 베이징과 텐진 지역)의 기후를 기준으로
기술된 것이어서
한국의 기후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
★ 음력으로는 전해 12월에 들기도 하고
그해 1월에 들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음력으로 한 해에 두 번의 입춘이 들기도 하는데,
이를 재봉춘再逢春. 쌍춘년雙春年이라고도 한다
▣만물이 생기를 얻기 시작하는 입춘부터
사주학 에서는 한 해가 시작 된다
따라서 음력으로 1월 1일이 지났어도
양력으로 입춘일 이전에 출생하면 전년도 생이 되고
음력 1월 1일이 오지 않았어도
양력으로 입춘일 이후에 출생하면 금년 생이 된다
★음력 2023년12월26일(양력2월5일) 출생의 경우
음력으로는 새해가 안 들었지만,
양력으로는 입춘(2월 4일)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전년도(2024년) 생이 된다
★중국의 전한시대에는
양기가 시생하는 동지를 연초로 정한 적이 있으나,
그 이후부터는 입춘을 연초로 정했다
▣입춘날의 일진이나 날씨를 통해서
그 해의 길흉을 점치기도 한다
◉일진이 甲木이나 乙木이면⇨ 풍년이 들고,
丙火나 丁火이면⇨ 날씨가 무덥거나 가뭄이 든다
戊土나 己土이면⇨ 곡식에 피해가 많고,
庚金이나 辛金이면⇨ 사회가 시끄러우며,
壬水나 癸水이면⇨ 홍수나 폭설사태가 일어난다
◉또한 입춘일의 날씨가 청명하면⇨ 풍년이 들고
보슬비가 내리면⇨ 그 해 가을에는 폭설이 내리며
동풍이 불면⇨ 태평하고,
남풍이 불면⇨ 무덥거나 가물며
북풍이 불면⇨ 장마가 심하다는 속설이 있다
▣중국의 전통의학서인
“황제내경” 등의 수록내용에 따르면
초후에는 동쪽 바람이 불어 얼었던 땅을 녹이고,
중후에는 동면하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말후에는 물고기가 얼음 밑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초후⇨ 절입일 이후 5일간.
중후⇨ 초후 지나서 5일간
말후⇨ 중후 지나서 5일간
▣입춘이 되면 대문이나 기둥에 한 해의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며 복을 바라는 글귀를 붙이는데
이를 입춘첩立春帖또는 입춘축立春祝이라고 한다
◉입춘첩 내용(수십여종 중 일부)
▬입춘대길(立春大吉)⇨ 입춘이 되니 크게 길하고
건양다경(建陽多慶)⇨ 밝고 따스한 기운이 도니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빈다
▬수여산(壽如山)부여해(富如海)⇨산처럼 장수하고
바다처럼 부유해지기를 바란다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개문백복래(開門百福來)
⇨ 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온갖 복이 들어오기를 바란다
★이외에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
“용(龍)”자와 “호(虎)”자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하고
전라남도 구례지방에서는 입춘축으로
"잡귀야 달아나라"라고 써 붙이기도 한다
★입춘축을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하는데
전라북도에서는 입춘축 붙이면
"봉사들이 독경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하여
입춘에는 꼭 입춘 축을 붙이는 세시풍속이 있었다
◉입춘축 붙이는 방법⇨ 여덟 팔(八)자 모양으로
비스듬히 마주 보도록 붙인다
붙이는 위치는 대문이나, 큰 방 문 위쪽벽,
부엌 양 문짝 등에 붙인다
◉입춘축 붙이는 시간⇨ 절입시간
(2024년의 경우 17시 26분)에 맞춤
◉입춘첩의 유래⇨ 궁중에서 설날에 문신들이 지어 올린
새해를 축하하는 시문 가운데, 뛰어난 것을 뽑아
대궐의 기둥에 붙였던 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입춘 날에는 “아홉 차리”라는 풍속도 있었는데,
이는 자신이 맡은 일을 아홉 번씩 한다는 뜻으로,
부인들은 빨래를 아홉 번 하고,
학생들은 글을 아홉 번 읽으며,
맞을 매도 아홉 번을 맞았다.
즉, 자신이 감당하는 일을 부지런하게 하면
복을 받을 것 이라는 것을 깨우치는 풍속이었다.
▣또한 입춘에는 오신채를 먹는 풍속이 있었는데ㅡ
오신채는 파· 마늘· 달래· 부추· 무릇 등
다섯 가지의 매운 나물을 말한다
한해의 첫 절기에 맵고 쓴 오신채를 먹음으로써
삶의 쓴맛을 미리 깨우치고 참을성을 키운다는
교훈이 들어 있는 풍속이다.
▣입춘 세시풍속 가운데는 적선공덕행도 있다.
이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을 꼭 해야
한 해 동안 액厄을 면한다고 믿은 것이다.
예를 들면 밤중에 몰래 냇물에 징검다리를 놓거나,
거친 길을 곱게 다듬거나, 다리 밑 거지 움막 앞에
밥 한 솥 지어 갖다 놓는 것들을 말한다.
그것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몰래 해야만 한다다.
사람이 죽어서 상여 나갈 때 부르는 상엿소리에
"입춘날 절기 좋은 철에 헐벗은 이에게 옷을 주어
구난공덕救難功德하였는가?"라고 물었다.
적선공덕행을 하지 않으면 그해의 액은 고사하고
염라대왕에게 심판을 받는다고 까지 생각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24절기의 첫 번째 날 입춘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담겨 있는 날이기도 하다.
▣제주 탐라입춘 굿
◉입춘 날 제주시 관아에서 목사를 비롯한 관리들과
무당들이 같이 행하던 일종의 굿놀이이다.
이 굿놀이는 농사를 짓는 행위를 통하여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것으로
일종의 풍년제와 같다.
◉오늘날의 입춘 굿 놀이는
입춘 굿의 원형을 재현하는데 중점을 둬
전통민속놀이축제로 무게를 실었는데
제주칠머리당굿보존회 회원들이 입춘맞이굿,
세경놀이 등을 집전하며,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전통굿놀이보존회원들이
입춘탈굿놀이를 펼친다.
◉제주에서 입춘은 새 철(새로운 철) 드는 날로서
신구간(묵은해와 새해의 사이, 대한 후 5일부터
입춘 전 3일로 7- 8일간) 기간 중에
옥황상제에게 1년간의 일을 보고하러 올라갔던
1만8000 神이 지상으로 내려와
새해 일들을 시작하는 때이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정월령正月令(음력)】
정월은 맹춘이라 입춘 우수 절기로다
산중 간학에 빙설은 남았으나
평교 광야에 운물이 변하도다
어와 우리 성상 애민중농 하오시니
간측하신 권농윤음 방곡에 반포하니
슬프다, 농부들아 아무리 무지한들
네 몸 이해 고사하고 성의를 어길소냐
산전수답 상반하여 힘대로 하오리라
일년 흉풍은 측량하지 못하여도
인력이 극진하면 천재는 면하리니
제각각 근면하여 게을리 굴지 마라
일년지계 재춘하니 범사를 미리하여
봄에 만일 실시하면 종년 일이 낭패되네
농기를 다스리고 농우를 살펴 먹여
재거름 재워 놓고 한편으로 실어내니
보리밭에 오줌치기 작년보다 힘써 하라
늙은이 근력 없어 힘든 일은 못하여도
낮이면 이엉 엮고 밤이면 새끼 꼬아
때맞게 집 이으면 큰 근심 덜리로다
실과나무 보굿 깎고 가지 사이 돌 끼우기
정조날 미명시에 시험조로 하여 보자
며느리 잊지 말고 소국주 밑하여라.
삼춘 백화시에 화전 일취 하여 보자
상원날 달을 보아 수한을 안다하니
노농의 징험이라 대강은 짐작노니
정초에 세배함은 돈후한 풍속이라
새 의복 떨쳐입고 친척 인리 서로 찾아
남녀노소 아동까지 삼삼오오 다닐 적에
와삭버석 울긋불긋 물색이 번화하다
사내아이 연날리기 계집아이 널뛰기요
윷놀아 내기하니 소년들 놀이로다
사당에 세알하니 병탕에 주과로다
움파와 미나리를 무엄에 곁들이면
보기에 신선하여 오신채를 부러하랴
보름날 약밥 제도 신라적 풍속이라
묵은 산채 삶아 내니 육미와 바꿀소냐
귀 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는 생밤이라
먼저 불러 더위팔기 달맞이 횃불 켜기
흘러오는 풍속이요 아이들 놀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