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사건사고
어느 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다사다난'은 꼭 연말 때만 되면 끊이지 않고 들리는 단어인 것 같다. 그만큼 많은 사건 &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2009년이었다. 그래서 2009년을 마무리하는 12월의 어느 날. 올해의 주요 사건 & 사고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물론 사건선정은 주관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염두해 주길 바란다. )
1. 신종플루 대유행
정말 2009년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신종플루 공포'로 얼룩진 한 해가 아니였나 싶다.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은 A형 인풀루엔자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생긴 새로운 바이러스종을 의미한다. 2009년 3월 말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에서 발열, 기침 및 구토로 내원한 10세 소아의 비인두 흡입 검체에서 처음으로 검출되었다. 처음엔 주로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듯 싶더니 이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 세계인을 공포에 떨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외여행을 통해 감염된 사람들에 의해 서서히 확산되었다. 초기엔 다소 주춤하는 경향을 보였다가 11월 중순까지 급증 추세를 나타내 정부와 국민들을 긴장하게 끔 만들었던 무서운 녀석이다. 2010년엔 부디 이 '무서운 녀석'이 저 멀리멀리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지하철에서 '기침'만 해도 주변사람의 눈초리를 받아야만 하는 팍팍한 시대 풍경이 그리 유쾌하지 만은 않기 때문이다.
2. 미디어관련
(미디어법 개정 & 김제동,손석희 방송 하차 & 장자연 자살 & 루저녀 논란 & PD수첩 PD 체포)
2009년은 유난히 미디어 쪽과 관련해서도 많은 이슈거리가 나왔던 한 해 였다. 가장 먼저 '미디어법 개정 논란'을 들 수 있다. '신문과 대기업의 방송진출을 허용하느냐 마느냐'가 가장 큰 논점이 되었다. 개정안은 국회에 제출된 지 7개월여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1월 1일 공식 발효되었다. 하지만 법안 처리 과정에서 재투표나 대리투표 등의 문제로 처리과정상에서의 적법성 논란이 아직도 일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야당이 낸 권한쟁의 심판에 대해 '법안 가결 선포의 절차상 문제는 인정되나 법안의 효력은 유효하다'는 최종 판결을 냈다.
또한 최근 미디어 관련 가장 큰 이슈는 방송인 김제동‧손석희의 방송 하차 건이었다. 두 방송인 모두 평소 자신의 소신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소신발언'으로 대중에게 큰 인기와 지지를 얻고 있던 인물이었던 지라 논란이 더 컸던 것 같다. '외압에 의한 하차'라는 일반대중의 의심어린 눈초리와 '방송 시스템 상 내린 결정'이란 방송사간의 입장이 크게 충돌해 이슈화가 더 됐던 것 같다.
장자연 자살 사건은 은연 중 사회에 떠돌던 '연예계 성접대'의 실체를 온천하에 알리게 된 사건이었다. 처음엔 그저 '단순 자살'로 치부될 뻔했던 한 연예인의 자살이었지만 경찰의 수사 끝에 '성접대 강요'에 의한 자살로 밝혀지며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를 계기로 연예인 불공정 계약에 대한 개선안 등 실제적인 법률상의 움직임이 이루어졌다.
루저녀 논란은 '2009년 판 新 마녀사냥'이라 표현할 수 있다. 한 여대생이 방송에 나와 '키가 180cm 이하인 남자는 모두 루저(loser : 패배자)'라는 발언을 했고 이같은 발언이 네티즌 사이에 일파만파로 확산되며 논란이 되었다. 이를 패러디한 각종 콘텐츠가 양산되었고 일부 남성들은 '정신적 피해보상'을 이유로 들며 방송사에 직접 손해보상 청구를 하는 등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물론 그런 발언을 한 여대생도 문제지만, 그런 사고가 팽배한 사회인식과 이와같은 자극적 언어를 제대로 검열하지 않은 방송사 모두 문제라고 생각한다. 방송직후 그 여대생과 관련된 자료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상황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개똥녀, 된장녀'와 묘하게 오버랩되는 듯 했다. 그래서 나름 '2009년 판 新 마녀사냥'이라 명명해 보았다.
MBC의 프로그램인 PD수첩의 PD 체포건도 있다. PD수첩이라는 프로그램이 광우병 논란 당시 의도적으로 인터뷰 내용, 관련 자료를 왜곡했다는 점을 들어 프로그램의 담당PD가 연행되었다. 연행 과정에서 '언론 탄압'이니 '정부의 타겟 공객'이라느니 굉장히 많은 논란이 됐다. '광우병 파동'과 연관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집중을 받았던 이슈였다.
3.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대한민국 국민들을 큰 충격에 빠트렸던 또 하나의 사건. 바로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가 아니였나싶다. 무엇보다 연이은 사망소식에 국민들의 충격은 더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중이었는데, 이 같은 정황 때문에 '검찰의 강압적 수사방식 때문에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 하는 여론으로 검찰이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이후 병중에 들었고 노 전 대통령에 이어 서거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산 증인이라고 인정받는 두 인사의 죽음이었기에 이 순간만큼은 색깔, 편 가르기 논쟁없이 모두 그들의 죽음을 애도했다.
[출처 : 스포츠 서울]
4. 용산참사
올해 초 경찰이 강제철거에 반대하는 용산 철거민들의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일어나 6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물론 검찰의 조사 결과 철거민들이 과도하게 화염병을 사용한 것이 화재의 원인으로 밝혀졌지만, 검찰의 '과잉진압'논란 등 책임문제도 불거졌다. 재개발, 신도시가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2009년의 대한민국의 왜곡된 모습은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공'의 소설의 배경인 1970년의 대한민국과 다를 바 없었다. 물론 과정상에서 강성 노동계 연루, 정부 검찰의 책임 회피 등이 뒤얽혀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5. 4대강 살리기 사업 & 세종시 문제
4대강 정비 사업과 세종시 문제는 모두 '이명박' 정부의 주요 현안과 연결되어 있다고 판단되어 함께 묶어 봤다.
4대강 정비 사업은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등 주요 강 유역을 2012년까지 총 22조원을 들여 정비하는 계획안을 말한다. 정부 측에서는 물 부족 현상과 홍수 피해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까지 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일각에선 '시멘트 어항'이 될 수 도 있다는 지적, 4대강 사업 추진으로 인해 타 복지 분야의 예산 삭감등을 우려하고 있다.
세종시 문제는 현 11월~12월의 가장 뜨거운 감자다. '원안 추진 VS 수정안 추진'이 극명하게 대립하여 여야는 물론이거니와, 충청도민, 수도권 주민들까지 가세하여 문제가 더욱 극심하게 발전되고 있다. 최근엔 행정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옮기는 원안 추진과 과학‧연구 종합 복합단지로 구상이 대립하고 있다.
6. 노조 파업 (쌍용차 노조 vs 한국철도공사 )
지난 5월 쯤 중국 상하이차가 실질적으로 쌍용차의 운영을 포기하면서 쌍용차의 대규모 해고사태가 일어났다. 이에 반발한 노조원들이 공정을 점거하고 파업을 벌였다. 76일 만에 파업을 풀었고 결과적으로 정리해고 대상 970명 중에 48%를 무급 휴직과 영업직 전환 방식으로 구제한다는 내용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11월 말 이루어진 한국철도공사의 파업은 8일만에 아무런 성과없이 마무리 되었다. 이는 대한민국 노조계에 큰 획을 그을 만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파업 당시 극강한 저항 운동, 단체 행동도 없었을뿐더러 지극히 '법'의 테두리 안에서 파업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민노총 투쟁 역사 중 이례적으로 '무성과'로 자체 퇴진했다. 쌍용차 사태로 인한 국민들의 '노동조합의 운동에 대한 거부감'과 '이명박 정부의 강력 대응 의지'등이 맞물려 이런 결과가 도출된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다.
7. 미네르바 사건
올 2009년이 시작되자마자 온/ 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이슈는 단연 '미네르바 사건'이었다. 인터넷 상에서 '미네르바'라는 필명을 가진 한 논객이 경제 상황에 대해 예측한 부분의 사건들이 속속 들어 맞으면서 '미네르바 신드롬'이 일어났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그를 '마이더스의 손'으로 추앙하며 그가 '금융권 저명인사다.' '은퇴한 투자 전문가'이다. 등 많은 억측들이 난무했다. 결국 경찰 조사결과 그는 평범한 30대 시민이었다. 금융위기가 빚어낸 혼란과, 국민들의 불안 속에서 '미네르바'라는 인터넷 상의 '경제 제왕'이 탄생한 것이다.
8. 대학 등록금 문제
어느 해나 거론되는 문제이겠지만 2009년 유독 등록금과 관련된 이슈가 많이 불거졌다. 대학들이 경제위기의 상황에서도 등록금을 상식선 이상 수준으로 인상하며 학생들과 마찰이 빚어진 것이다. 가계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등록금 상승률덕분에 졸업과 휴학을 반복하다 결국 학업을 포기하는 대학생이 생기는 등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했다. 이후 대학 학자금 상환제도 등 다양한 정부 대책이 나오고, 일부 대학에서 등록금 동결의지를 밝혔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의 학업 미래 전망은 어둡다고 생각한다. 결국 근원적 수준에서의 문제해결 (대학 진학률 조정)이나, 정부의 대폭 지원확대 (교육재정확충)등의 해결안이 가장 이상적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상'은 이상일 뿐인 실정이다.
2009년과 관련된 주요 사건&사고들을 중심으로 엮다보니 약간은 부정적 내용의 기사가 많았던 것 같다. 전년도와 다름없이 다양한 이슈 & 논쟁이 많았던 한해였다. 이 기사를 통해 2009년 한해를 마무리하며 '이런 사건이 있었지~'하며 상기해보며 '내년엔 좀 더 나은 삶을 살아야겠다' 다짐해보는 좋은 기회가 됐길 기대해 본다.
첫댓글 갈수록 이슈가되는 사건들이 심각해 지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