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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된 바스티유 감옥 습격사건을 기념하는 프랑스 국경일 바스티유의 날인 14일 축제행사의 일환으로 벌어진 폭죽놀이가 파리의 에펠탑을 배경으로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명칭은 이 탑을 건설한 기술자 A.G. 에펠의 이름에 유래한다. 에펠은 지상 300m 높이라는 당시의 건조물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세계 최고의 강철탑을 그 자신이 축적해 온 철교의 가설기술을 구사하여 실현시켰다.구조재(構造材)인 강철은 프랑스 국내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했으며,2년 2개월 만에 공사를 끝냈다. 에펠탑에는 1층(58m), 2층(116m), 3층(276m)에 각각 전망실이 있으며, 엘리베이터로 연결되어 있다. 또 건설 당시에는 이 탑이 도시경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찬·반 양론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파리 경관에 없어서는 안 될 명물이 되었다. |
시슬레의 겨울
글쓴이: 이룻
이 룻 ◈Sisley, Alfred(佛,1839-1899) A Village Street in Winter(1893)◈ Janis Ian ◈ In The Winter
목을 빼고 겨울 하늘이라는 거울을 올려다보면 잎 한 점 달지 않은 채 맨 몸으로 서 있는 나무들의 야윈 가지가 소리없이 거울을 깨뜨린다. 삐죽삐죽 금이 간 하늘을 가득 채운 건 투명하고 서늘한 적막뿐, 새 한 마리 날아가지 않는다. 봄날의 황금구름, 여름의 뭉게구름,가을의 양떼구름. 하늘을 정원인 양 거닐 던 구름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그림]Sisley, Alfred(佛,1839-1899)◈Snow at Louveciennes(1878) 모두들 동안거에 들어 긴 명상에 잠겨있나. 손을 내밀면 베일 듯이 겨울햇빛은 쨍하니 날카롭다. 얼굴과 목에 와 닿는 차고 시린 바람은 두꺼운 옷으로 감싼 몸을 절로 웅크리게 하지만 가슴과 머릿속을 얼음장 아래 물 속처럼 맑게 해준다. 이런 선명한 의식은 오직 겨울이라는 시간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라는 걸 사람들은 알고 있다. 버석버석 소리를 내며 발 아래 스러지는 살얼음들은 숨어있던 물의 뼈,대지의 뼈이다. 지상을 뒤덮은 살얼음은 흙과 물로 이루어진 제 본성처럼 쉽사리 몸을 허물지만 그러나 다시 새벽이 오면 여전히 제 심성처럼 꼿꼿하게 몸을 세워 일어나 있을 것이다. [그림]Sisley, Alfred(佛,1839-1899)◈Snow Scene, Moret Station(1888) 겨울을 산다는 일,겨울을 건너가는 시간은 제 살 속의 흰 뼈를 거울에 비춰 보는 일일 지도 모른다. 꽃의 봄,태양의 여름,낙엽의 가을을 지나오는 동안 쉽사리 보이지 않던 마음이,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어 온 생명들이 제 본연의 모습을 확인하는 시간인 겨울. 그 겨울의 한가운데를 지나며 해가 바뀌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그러니 겨울은 거울의 계절이라 불러도 괜찮을 것이다. 시슬레는 인상파 화가들 중에서도 일관되게 자연의 풍경만을 그렸다. 그는 대단히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인지 그의 대부분의 그림들에선 공통적으로 차분하고 고요한 정적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는 홍수로 물살이 사나운 센느강의 풍경을 그리면서도 한가로운 뱃놀이 장면으로 착각할 정도로 차분하고 정적인 분위기로 묘사했다고 한다 [그림]Sisley, Alfred(佛,1839-1899)◈Winter Sun, Moret(1888) 이 그림 '모레의 겨울 한낮'(Winter Sun,Moret,1888)에서도 그런 정적의 기운은 여지없이 묻어난다. 겨울 하늘은 쨍하니 맑아있고 키 큰 나무들이 그 하늘에 드리워져 있다. 근경에 배치된 사람과 근경과 원경에 걸쳐 배치된 집과 산은 원근감을 드러내는 역할만 하고 나머지의 여백은 금방이라도 차고 서늘한 공기가 느껴질 듯한 하늘이 차지하고 있다. 먼 산과 나무 아래에 쌓인 눈의 흔적으로 봐서 아마도 그림 속의 시간은 눈온 뒤 맑은 날이 아닐까 추측되는데, 그래서 공기와 바람은 더욱 깨끗해졌을 테고 하늘은 푸른 거울처럼 투명해졌을 것이다. [그림]Sisley, Alfred(佛,1839-1899)◈Winter Landscape, Moret(1888) 입을 열면 하얀 입김이 호호 쏟아지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땅 위에 쌓인 눈이 뽀드득 소리를 내며 밟히는 겨울의 한낮, 그저 제 갈길을 가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 펼쳐진 겨울 하늘은 더할 나위없이 서늘하게 깊다. 시슬레는 저 푸르게 깊은 겨울하늘 가득한 날카로운 고요와 정적을,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수직으로 떨어지는 겨울 햇빛의 갈피를 그리면서 온 몸으로 이 겨울 풍경과 교감하지 않았을까. 한 폭의 그림을 오래,찬찬히 들여다 보노라면 문득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가슴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유난히 눈 덮힌 겨울자연의 적막한 풍경들을 많이 그린 시슬레의 내면에도 아마 그 겨울의 기운처럼 서늘한 이성과 고독한 평화가 깃들어 있지 않았을까. [그림]Sisley, Alfred(佛,1839-1899)◈Approach to the Railway Station(1888) 겨울 하늘 아래를 걷는 일,겨울 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거울 앞에 서서 단정하게 옷깃을 여미는 일과 같다. 겨울의 차고 정갈한 공기는 가슴 속에 가득한 욕망과 위선을 들여다보게 하고 씻어내게 한다. 그래서 겨울에는 멀리있는 사람과 사물과 하늘이 잘 보인다. 그러니 겨울은 거울의 계절이다. 나는 지금 거울의 한가운데를 지나가고 있다. 조심조심, 겸허하게 빈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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