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산행경로
상봉역
가평역(05:30-06:19)
홍적종점(06:40-07:21)
홍적고개(07:47)
몽덕산(09:01)
가덕산(10:02)
퇴골고개(10:56)
북배산(11:28)
싸리재고개(12:47)
계관산(13:14)
작은촛대봉(13:40)
가일고개(14:46)
379.4봉(15:26)
월두봉삼거리(17:15)
주을고개(18:22)
임도(18:35)
광산안부(19:14)
보납산(20:38)
보광사
가평교(21:24)
가평역
상봉역(21:43-22:38)
◈ 산행거리
28.1km
◈ 산행시간
14시간 03분
◈ 산행기
올들어 처음으로 알싸한 추위를 느끼며 홍적고개로 올라가 바로 뒤에 가깝게 보이는 군부대 봉우리를 의아스럽게 쳐다보다가 뒤늦게 응봉인 줄을 알고는 헛웃음을 지으며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는 마른 숲을 지나 몽덕산 (x694.8m)에 올라 화악산을 바라보며 숨을 고른다.
약초꾼들의 짓인지 뭉텅뭉텅 잘려져 나간 춘천수렵장의 철망을 만나 밧줄 난간들이 쳐져 있는 된비알을 치고 가덕산(857.4m)에 올라 힘 좋은 젊은 시절에 돌아다니던 때를 그리며 막걸리 한 모금 마시고 듬직하게 서 있는 북배산으로 향하면 가을을 마감하는 억새들이 살랑거리며 산객을 맞아준다.
낯익은 고목 한 그루가 창연하게 검은 모습으로 서 있는 퇴골고개를 건너고 바람 잔잔한 숲의 쓰러진 나무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쉬고는 예전과는 달리 억센 잡목과 덤불들이 들어찬 산길 따라 북배산(869.7m)으로 올라가 양지바른 벤치에 앉아 다시 막걸리를 마시며 상념에 잠겼다가 서상에서 올랐었던 지능선 갈림길을 지나쳐 마치 닭벼슬처럼 솟아있는 계관산으로 향한다.
따뜻해진 날씨에 안도하며 역시 고목이 지키고 있는 싸리재고개를 지나 움푹 파인 참호 옆으로 흐릿하게 나 있는 족 적을 찾아 가파른 나무 계단들을 타고 계관산(x733.6m)에 올라 빈 벤치에 앉아서 쉬고 발을 잡는 칡넝쿨들을 뚫고 무성한 덤불들을 헤치며 신설 임도를 건너 지형도상의 계관산인, 작은촛대봉으로 불리는 664.6봉으로 올라간다.
조망 가린 숲에 낡은 삼각점(춘천372/2004재설)만 놓여있는 정상에서 삼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보며 가래떡으로 요기를 하고는 개운한 마음으로 남서쪽의 화악지맥으로 꺾어 낙엽이 쌓여 기름 바른 장어처럼 미끄러운 급경사를 엉금엉금 기어 내려간다.
잣나무 장송들이 음침한 그늘을 만드는 완만한 능선을 한동안 지나 개곡리로 임도가 갈라지는 가일고개를 건너 춘천 요양병원의 이상한 안내판들이 놓여있는 338.6봉을 넘어서 잡목과 덤불그리고 쓰러진 나무들이 막고 있는 흐릿한 능선을 어렵게 따라가니 애초의 느긋함과는 달리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걸음이 바빠진다.
안내판이 걸려있는 379.4봉을 넘고 가도 가도 더디기만 한 진행에 기운이 빠져 된비알을 치고 기다렸던 삼거리에 올라 몇 번이나 갔었고 이제 일몰이 다가온다는 핑계를 대며 월두봉을 건너뛰어 굵은 밧줄들이 걸려있는 가파른 낙엽 사면을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게걸음으로 힘겹게 통과해 랜턴을 켜고 금방 어두워진 능선을 이리저리 찾아간다.
어둠 속에 첨봉들을 넘고 311.4봉을 지나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던 주을고개로 내려가 4년전의 기억과 달리 널찍한 임도가 아닌 좁은 산길에 불과해 의아해하다가 검은 산자락으로 들어가 임도를 건너 한참을 오르면 험준한 지형에 밧줄 난간들이 나타나 안도 하지만 슬그머니 한편으로 걱정했던 대로 광활한 채석장이 앞에 나타나 긴장하게 된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겁도 없이 깍아지른 바위를 타고 올라가다 냉정을 찾고 돌아와 왼쪽의 좁은 사면을 타고 절개지를 돌아 네발로 능선에 붙어 경고판이 서 있는 철조망 안부로 내려가 한시름 놓으며 얼마 안 남은 막걸리를 마시고는 밧줄들이 얼기설기 매여있는 험준한 암 능들을 조심스럽게 통과한다.
길이 흐릿한 잔 너덜 길을 서둘러 따라가 표지기들이 휘날리는 마루산 갈림길을 지나고 반질반질해진 산길을 지나 전에 없던 나무 계단들을 타고 보납산(x329.8m)에 올라 가평의 야경을 휘휘 둘러보고 300여 미터 되돌아가 보광사로 내려가서 시멘트 도로로 가평교를 건너 평소보다 한두 시간은 지체되었던 지난한 산행을 마치고 가평역으로 나간다.
▲ 홍적고개
▲ 홍적고개에서 바라본 응봉
▲ 홍적리
▲ 몽덕산 정상
▲ 가덕산 정상
▲ 능선
▲ 퇴골고개
▲ 화악산, 촉대봉, 응봉
▲ 일산과 용화산
▲ 당겨본 용화산
▲ 북배산 정상
▲ 등선봉과 계관산
▲ 싸리재고개
▲ 계관산 정상
▲ 오른쪽의 작은촛대봉
▲ 화악산과 지나온 능선
▲ 월두봉
▲ 주을고개
▲ 2020년에 찍었던 채석장과 오른쪽으로 올라온 지점
▲ 광산 안부
▲ 보납산 정상
▲ 가평 야경
첫댓글 너무 무리하시는것 아닌가요. 걍 적당하게 하시지. 내려온 시간이면 요새는 자고 있어서리
그래도 할 때는, 해야 되면 해야지...
지난 겨울 나무가 많이 쓰러졌나 보네요. 요즘은 지맥하는 사람도 없어서 가평만 가도 오지입니다. 그분들이 이제 70-80대가 되었으니. 낙엽이 많아 밤에 물안산 통과하는게 어려웠을텐데 고생하셨습니다. 살살 다니세요^^
낙엽으로 마치 빙판 같아요. 그리고 잡목 덤불들은 왜 점점 심해지는지...
퇴골.가일.주을고개 ㅎㅎ
잊혀진 산길을 소환해 주는 산행기 입니다.
이젠 힘빠져 저코스 다시가라면 못할것같아요.ㅠㅠ
진심으로 형님체력이 부럽습니다.
ㅎㅎ 어두운 채석장 상단에 서니 왜 그리 쫄리는지...^^
@킬문 보는것과 달리
채석장 상단에서서
내려다보면 정말 심장이
쫄깃해 지지요.ㅎ
물안산 정상에 멋진 소낭구
한그루가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알수가 없네요.
참! 대단하십니다
저런 채석장이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요
어둠 속에서 고생 많았습니다
물안산이 다 사라졌지요. 저 아는 사람도 포천에서 채석장 몇개 운영하는데 국토를 저리 까 뭉개도 되는지 못 물어봤습니다. ^^
저 물안산땜시 여기는 낮에도 가기가 껴려집니다요~ 점점 더 절개지가 커지니 ㅠㅠ 무리십니다. 30km이제는 꿈의 거리임다 ㅠㅠ
이제는 장거리가 슬슬 힘든 나이가 되었습니다. 다 생로병사의 과정이지요...
흉내 내기 어려운 엄청난 체력이십니다.
별 보기 산행입니다.^^
체력은요...? 단양 잘 다녀오셨지요?
보납산에 뭐 먹을께 있다고 거기까지 싹 훑으셨네요
12월말일 박 나가면 물안개에 일출에 군발이들 인사에 이것저것 많아요
ㅎㅎ 맞습니다 별볼일 없는 보납산...
물안산이 저리 되었나요???채석장은 못봤는데???체력 대단합니다.
물안산은 다 없어졌지요. 백두대간 자병산 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