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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한 불교인인데, 제가 군대를 전역할 때, 제 소대를 물려준 후배소대장(현재 농심의 상무)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9월에 아들이 결혼을 하는데, 저에게 주례를 부탁하더라구요... 그 후배 부부는 독실한 불교인인데, 왜 목사에게 주례를 부탁하느냐고 하니까...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자기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사람한테 부탁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대답을 하더라구요.. 그러나 이야기를 하다보니 문제점이 있더라구요. 정작 이번에 결혼하는 아들은 요즘 유행하듯이 주례없이 그냥 결혼을 하겠다는 것이고, 아버지인 제 후배는 집안의 장손이고 시골출신이다보니 주례가 없는 것이 무슨 결혼식이냐고 부딪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도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에게 결혼주례를 해달라고 찾아온 것입니다. 고민이 되더라구요. 아버지의 말을 듣고 주례를 하면서 정통 결혼식을 하면 결혼 당사자가 기분이 꿀꿀할 것이고,,, 주례없이 결혼을 하자니 아버지 입장에서는 형식도 절차도 없는 근본없는 결혼식같아서 싫다하고... 제가 아이디어를 내었습니다. 주례라는 말을 쏘옥 빼고... 주례없는 형식으로 결혼식을 하면서.... 아버지가 존경하는 분이 축하의 덕담을 해주는 형식으로 하자고요..... 그럼, 점잖게 주례처럼 덕담도 하고, 형식은 주례없는 결혼식이 되는 것이니 부자간에 모두가 만족하지 않느냐고?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목적은 새롭게 가정을 일구고 출발하는 아들이 잘 사는 것이니까 제가 덕담을 하는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어른들도 우리의 주장만 하지말고 젊은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며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면 순조롭게 잘 풀려나갈 것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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