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부터 봄은 소리없이 다가온다.
그래서 봄볕 쪼이며 겨우내 움추렸던 어깨를 펴고 여유있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화도는 화도(火島), 화도(花島), 적도(赤島), 각도(角島), 어도 등 지명에 얽힌 다양한 이름과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봉화(烽火)가 있어 화(火)도였으나 지금의 이름 화도(花島)는 이맘 때 섬 전체에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다고 불리는 이름이다.
화도에는 7개 마을(면포,미포,발포,송자포,염막포,와선포,송포(솔개))이 있다.
임진왜란 시 왜선이 많이 정박해 있었다고 해서 왜선포(倭船浦), 시원한 바닷가에 신선이 누워 잠을 잤다고 해서 와선포(臥仙浦), 염전이 있었다고 염막포(鹽幕浦), 목섬 서쪽 목화를 재배하던 미영(무명의 사투리)밭 구미를 면바꾸미(또는 면포 綿浦), 동남쪽 논이 있는 곳을 쌀개라 하고 미포(米浦)라고 불렀다.
화도는 호곡선착장에서 직선거리 불과 2km(배편 10분거리)에, 거제시 9개 부속섬 중에서 4번째 큰 섬으로 해안선 길이는 7.5km다.
행정구역으로는 거제시지만 섬 주민들의 생활권은 통영이다.
이 섬 올망졸망 솟은 6~7개 봉우리는 1봉을 제외하면 모두 해발 100m 이내로 난쟁이 키재기.
돌아나오다 송포마을 뒷산으로 올라 기어코 '7봉'을 찍고 말았다.
산행코스: 호곡리 '화도팡팡 화도선착장'(11:00승선)-화도항-1·2·3·4·5·6봉-미포-<시계방향 해안길>-송포(화도펜션)-목섬-화도항(17:00 출항)-호곡리
궤적.
여객선을 탄 '화도팡팡 화도선착장'까지.
<2023/3/22> 7봉까지 약 8km를 놀며쉬며 천천히 걸었다.
고도표.
1~6봉에다 7봉을 추가하였다.
용원에서 덕천동 부민병원을 가지않아 시간여유가 많았으나 58-1번 시내버스 배차시간이 어긋나 택시를 이용, 거가대교 입구인 '부산진해 자유구역청' 앞에서 내렸다.
제법 기다린 뒤에야 우리 전속버스에 탑승 '화도팡팡 화도선착장'입구에 차를 멈췄다. <거제시 둔덕면 술역리 389-3>
선착장까지 불과 100여m이지만 '1톤이상 진입금지' 높이턱이 있어 진입불가.
그래서 버스는 그곳에서 기다리게 하고 선착장으로 내려왔다.
화도호 선장님은 대형버스가 초등학교 쪽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하였으나 그마저도 번거로웠다.
대기하고 있는 화도호로 접근.
30여분 일찍 탑승을 하였다. 승선명부와 요금은 총무가 한꺼번에 처리하였으니 수속이 간편해진 것.
'호도 ↔ 화도' 화도 페리호는 104톤 규모(길이 29m, 너비 8m)로 총 42명(승원 2명, 승선 40명)이 탑승 가능하며 소형기준 14대, 중대형 기준 9대의 차량을 적재할 수 있는 선박으로 지난 1월 31일 새롭게 건조되었다.
20여분 일찍 출발한 화도호는 강력한 스크루의 추진력으로 벌써 호곡을 벗어났다.
여객선 우측으로 조그만 돌섬.
살짝 당겨보았다. 네이버지도에 '새도'라고 나온다. 새들이 앉아 있어선가, 아니면 섬의 모양(네이버지도)이 새를 닮아선가?
앞쪽으로 올록뽈록 봉우리가 솟은 화도가 보인다.
가까이 제일 높아 보이는 봉우리를...
살짝 당겨 보았더니 정자가 있는 제1봉이다. 이름하여 '해오름전망대'.
화도에 내렸더니 '화도 어업인 안전쉼터'가 있는 곳. 승합차를 용도 변경한 '화도 마을버스'가 대기중이다.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어....
두서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트레킹 안내.
이맘 때 솔향이 묻어나 멍게가 제일 맛있다고 하였지만 기회가 없었고, 바지락은 공동으로 캐서 전량 일본으로 수출한다고 한다.
1봉부터 차례대로 오르기로 하였다. 목섬은 썰물에 맞추어 산행 뒤끝에 답사할 것이다.
염막포마을을 지나며...
다시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는다.
섬 남동쪽 끄트머리에서 시멘트 임도로 오르면 민가 한 채에 순둥이 개 한 마리가 멀뚱멀뚱.
이후 널따란 산책길에 진달래와...
이름모를 꽃이 산객을 맞는다. 검색해보니 '삼지닥나무꽃'이란다. 중국이 원산지로 제지원료로 심었으나 요즘은 관상용.
고갯마루에 올라 우측 능선으로 올라선다.
누가 화도라 하지 않을까봐 선분홍색이 온통 봉우리를 덮고 있다.
정상엔 육각정자.
시야가 열리며 작은 반도와 만(灣)이 섬의 윤곽을 긋고 있다. 바다 건넌 거제도 본섬. 돌출된 작은 반도 끝엔 목섬이 목까지 물에 잠겼다.
당겨보니 우리가 타고온 화도호가 대기중이고, 목섬은 산행 뒤끝 썰물일 때 가야하는 이유가 확인된다.
봄과 여심.
"아하~ 이래서 花島인갑다."
남쪽으론 길게 꼬리를 늘어뜨린 반도. 그 뒤로 미생도 등대와 비산도가 떠있다,
'제1봉' 마수거리다.
그리고 앞으로 진행할 2~6봉까지. 4봉은 3봉 뒤에 살짝 내려 앉았고, 5봉뒤로 6봉은 가렸다. 5봉에서 우측으로 꺾어돌면 동그만 가칭 7봉.
1봉 정자에서 정상주 세러머니. 그런 뒤 잠깐 되돌아 갈림길을 내려서면 반듯한 산책길.
1봉을 이정표엔 '해오름전망대'로 표시한다.
포장임도를 거슬러 다시 올라붙는 산책길.
작은 돌탑과 벤치가 있는...
여긴 제2봉. 저쪽 숲속 봄향기 상큼한 '봄나물의 제왕' 두릅이 보였지만 나는 항상 '소 닭보듯' 멀뚱.
진달래 꽃길.
다시 벤치가 있는 3봉.
표지기를 걸고, 우리 1,3,5,7,9로 하자고 하였다. 이는 정상주를 드는 봉. 그래서 점심을 곁들인 정상주 세러머니.
그런 뒤 편백 안부를 지나...
돌탑과 벤치가 있는 4봉.
소천은 사정이 있어 표지기를 잘랐다네.
교회가 내려다 보이는 임도 안부.
임도를 거슬러며... <마주 보이는 나즈막한 능선이 7봉으로 붙는 능선>
이정표를 확인한다.
돌아보는 4봉.
5봉 표지기를 건 뒤...
다시 2분 만에 정자가 있는 6봉에 섰다. 정자에 올라 마지막 세러머니(?).
화도 6봉에서의 오카리나 연주.
준비해간 표지기를 마저 건 뒤...
6봉에서 우리는 미포로 내려섰으나 다시 5봉으로 되돌아가 동쪽 7봉으로 바로 간다면 거리와 시간이 단축될 수 있을 것.
미포로 내려와...
이정표를 확인하며...
뒤돌아 본다.
다시 화도 안내판.
뒤돌아 보면 화도교회가 보이고, 좌측 5봉과 우측 4봉 사이의 임도를 넘어가면 화도펜션(폐분교)이 있는 송포마을이다.
시계방향으로 해안을 돌다 바다에 떠있는 방화도(防火島)를 보며...
선홍색 동백.
길가에 표지기가 달려 확인해보니 6봉에서 내려오는 다른 길이다. 이길로 내려올 바에야 5봉에서 7봉으로 내려오는 게 더 정답.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그 처절한 핏빛 몸부림. 바로 동백을 일컬어 하는 말이다. 모가지를 떨어뜨리며 모질게 지고 있는 동백.
작은 섬은 그냥 길게 타는 법을 찾아야 할 것. 폐가가 즐비하지만 아무나 들어와 살 수 없다는 이야기다. 무슨 이권과 관련되어 있는 듯.
도로 좌측 돌출된 작은 섬을 올라 해안가로 둘렀지만, 이 지점 우측 폐가옥 뒷쪽이 7봉에서 내려온 지점.
그래서 이 지점에서 우측 7봉을 올라 송포(화도펜션)로 내려와도 무난할 것.
도로 좌측 돌출된 산으로 올라 내려서면...
목섬이 보여...
살짝 당겨 보았더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 바로 건너 갈 수 있게 되었다.
옛날 분교가 있던 자리는 화도펜션이 들어서 있고...
입구엔 안내판과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앞서가던 '산하'의 뒷꽁무니를 물고 7봉으로 오르는 길(화살표)은... <건너 보이는 봉우리는 5봉>
관리되고 있는 길.
5봉과 7봉 사이의 안부에 올라서...
우측 7봉으로 오른다.
암반으로 이루어진 7봉엔...
안테나가 세워져 있어...
그 울타리에 가칭 '제7봉' 표지기를 급조하여 걸었다. 한갓진 소외된 봉우리에 생명을 불어넣은 격.
동쪽 능선을 따라 쌍묘를 지나고...
줄쳐진 곳을 따르면...
수산물 시설이 있었던 곳으로 내려서게 된다.
이 건물의 뒷쪽으로 내려서게 되고, 나오는 길은 두 곳.
도로 좌측 아까 올랐던 곳은...
돌아보는 7봉. 5봉과 7봉 사이의 잘록한 안부가 내가 올랐던 지점.
보건소를 지나고...
목섬으로 들어간다.
물이 빠진 목섬 우측으로 한 무리의 아낙네들이 바지락을 캐고 있다. 특이한 점은 모두 옹기종기 모여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
이는 화도어촌계에서 공동작업을 하고 있다는 뜻.
산 위로는 개인사유지로 출입금지여서 섬을 좌에서 우로 한 바퀴 돌아...
해초가 깔린 뭍으로 나온다.
목섬을 향한 포토존.
승선대기실 앞의 안내판.
'호곡도선장'은 네비에 검색이 되지 않으니 '화도팡팡 화도선착장'이 되어야 한다.
처음 17:00 출항이 너무 늦어 특별히 16:00 운항할 수 있다고 하였으나 회원 2/3가 2:30에 출항하는 바람에 없던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화도에서 1시간을 넘게 무료하게 보내다 17:00 배를 탔다. 주중이라 맛있다는 멍게도 맛볼 수 없었고.
호곡리 '화도팡팡 화도선착장' 입구의 도로변.
아주 그럴 듯한 곳에 자리를 마련했다.
"화아~ 이거 봄나물". 캔 사람보다 더 많다.
두릅은 장수 부회장이 두 번에 걸쳐, 머위와 달래는 이형규 전회장이 역시 두 번에 걸쳐 주었다. "잘 먹겠습니다"
- 봄 -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 호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