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발(王勃)시 騰王閣(등왕각)

<div id="copy_text"> </div><div>세월의 무상함이 절로 느껴지는 시</div><div>이길구의 중국 한시(漢詩)기행  왕발(王勃)의 ‘등왕각(滕王閣)’ 중국의 강남 3대 누각(樓閣)을 말하면 </div><div>호북성(湖北省) 무한(武漢) 황학루(黃鶴樓), </div><div>호남성(湖南省) 악양(岳陽) 악양루(岳陽樓), </div><div>강서성(江西省) 남창(南昌) 등왕각(騰王閣)을 꼽는다. </div><div>필자는 등왕각을 최근에 다녀왔고 나머지 두 누각은 20년 전 여행한 적이 있다.</div><div>등왕각은 당 고조(唐高祖) 이연(李淵)의 막내아들 원영(元嬰)이 </div><div>홍주자사(洪州刺史, 지금의 남창)로 있을 때 지은 전각(殿閣)이다. </div><div>등왕(滕王)의 유래는 태종(太宗,626-649) 이세민(李世民)의 동생인 원영이 </div><div>등왕(滕王)에 봉작(封爵)되었기에 ‘등왕각’이라 부른다. 강서성(江西省) 남창(南昌)의 등왕각(騰王閣). 당 고조(唐高祖) 이연(李淵)의 막내아들 </div><div>원영(元嬰)이 홍주자사(洪州刺史)로 있을 때 세운 것으로 그가 등왕(滕王)에 </div><div>봉작(封爵)되어 ‘등왕각’이라 부른다.</div><div>이번에 소개할 시는 왕발(王勃)의 ‘등왕각(滕王閣)’이다. </div><div>왕발(王勃, 650~676)은 양형(楊炯)·노조린(盧照鄰)·낙빈왕(駱賓王) 등과 함께 </div><div>‘초당4걸(初唐四傑)’이라 불리는 당나라 초기의 대표적 시인이다. </div><div>‘왕양노락(王楊盧駱)’이라 불렸던 그는 종래의 완미(婉媚)한 육조시(六朝詩)의 </div><div>껍질을 벗어나 참신하고 건전한 정감을 읊어 성당시(盛唐詩)의 선구자가 되었다.</div><div>왕발의 자(字)는 ‘자안(子安)’으로 강주(絳州) 용문(龍門:山西省河津縣)에서 출생했다. </div><div>수(隋)나라 말의 유학자 왕통(王通)의 손자로 6세 때부터 문장을 하였고, </div><div>17세 때 유소과(幽素科)에 급제하였다.젊어서 그 재능을 인정받아 664년에 </div><div>조산랑(朝散郞)의 벼슬을 받았다. 그러나 왕족인 패왕(沛王) 현(賢)의 부름을 받고 </div><div>일을 하던 중 황제의 아들을 풍자한 ‘격영왕계문(檄英王鷄文, 영왕의 닭을 성토하는 글)’을 </div><div>지어 고종(高宗) 황제의 노여움을 샀다.</div><div> 중앙에서 쫓겨나 사천(四川) 지방을 방랑한 까닭이다.</div><div>그 뒤 괵주(虢州)의 참군(參軍)이 되었으나, 관노(官奴)를 죽인 죄로 사형이 내려져 </div><div>위기를 맞았으나 다행히 사면 받았다. 이 사건에 연좌되어 교지(交趾, 베트남 북부)로 </div><div>좌천된 아버지 복치(福畤)를 만나러갔다가 돌아오던 중, 배에서 바다로 떨어져 익사하였다. 당시 나이가 27세였다고 한다. 이 시의 탄생에 대해 재미나는 이야기가 몇 개 전해온다. </div><div>때는 당 고종(唐高宗) 2년(671) 홍주 수호(守護) 염백서(閻伯嶼)가 등왕각을 수리하고 </div><div>그해 중량일(9월9일)에 손님을 크게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div><div>그는 미리 자기의 사위인 오자장(吳子章)에게 등왕각 서문(序文)을 짓게 하고</div><div> 자랑을 하려 잔치를 베푼 것이다.행사 당일 염백서는 종이와 붓을 내어놓고 </div><div>등왕각 서문을 지으라고 손님들에게 청하니 아무도 흔쾌히 지으려는 사람이 없었다. </div><div>이 때 왕발은 아버지 왕복치의 임지(任地)인 교지에 가려고 장안을 떠나, </div><div>등왕각 연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가장 젊은 손님이었다. 염백서가 낸 지필(紙筆)이 </div><div>왕발의 앞에 왔을 때, 왕발은 이를 받아 조금도 주저하는 기색이 없이 붓을 들었다. 등왕각이 세워진 후 이 누각에 대한 유명인사의 수백 수의 시가 전해지고 있으니 </div><div>왕발의 <등왕각>을 최고로 뽑는다.염백서는 왕발이 어떤 글을 짓나 궁금하여 </div><div>아래 벼슬아치를 시켜 문장이 작성되는 대로 보고토록 했는데, 마침 </div><div> </div><div>지는 노을은 외로운 따오기와 한 가지로 날고, </div><div>가을빛을 띤 강물과 길고 넓은 하늘이 다 같이 한빛을 이루었네</div><div>落霞與孤鶩齊飛 </div><div>秋水共長天一色</div><div>라는 구절에 이르자, 이를 칭찬하여 </div><div>“천하의 천재로다”라고 감탄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div><div> </div><div>따라서 아래에 소개하는 왕발의 <등왕각> 시는 </div><div><등왕각서(騰王閣序>라는 글의 </div><div>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시이다.</div><div>등왕고각임강저(滕王高閣臨江渚)</div><div>패옥명란파가무(佩玉鳴鑾罷歌舞)</div><div>화동조비남포운(畫棟朝飛南浦雲)</div><div>주렴모권서산우(朱簾暮捲西山雨)</div><div>한운담영일유유(閑雲潭影日悠悠)</div><div>물환성이도기추(物換星移度幾秋)</div><div>각중제자금하재(閣中帝子今何在)</div><div>함외장강공자류(檻外長江空自流)</div><div>등왕 높은 누각 강가에 임했고,</div><div>옥 소리 방울 소리 가무도 사라졌네.</div><div>아침에는 단청한 마룻대에 남포 구름이 끼이고,</div><div>저녁에는 주렴 걷고 서산의 비를 보노라.</div><div>떠도는 구름 물에 비쳐 언제나 한가롭고,</div><div>세상 바뀌고 세월 흘러 몇 해나 지났던가.</div><div>이 누각 속 주인 지금 어디 있는고,</div><div>난간 밖 장강 물만 부질없이 흘러가네.</div><div> </div><div>잠시 내용을 살펴보자. 강저(江渚)는 ‘강기슭’인데 </div><div>여기서는 장강이 아니라 장강의 지류인 ‘감강(竷江)’을 말한다. </div><div>감강은 강서성을 거쳐 파양호로 흘러 들어간다. </div><div>패옥(佩玉)은 ‘금관조복(金冠朝服)의 좌우에 늘려 차는 옥’이고, </div><div>명란(鳴鑾)은 ‘임금의 수레에 다는 방울’이다. </div><div>화동(畫棟)은 ‘단청한 마룻대’, 즉 ‘용마루 밑에 서까래가 걸리도록 된 도리’이고 </div><div>남포(南浦)는 ‘남쪽 포구’, 주렴(朱簾)은 ‘붉은 구슬로 꿰어 만든 발’이다. </div><div>서산(西山)은 ‘서편에 있는 산’으로 일명 ‘남창산’이라고도 한다.</div><div>한운(閑雲)은 ‘한가로이 떠도는 구름’, </div><div>담영(潭影)은 ‘연못에 비친 구름 그림자’로 </div><div>담(潭)은 강(江)자의 중복을 피하려 쓴 것이다. </div><div>참고로 한시에서는 여러 가지 원칙이 하나 있는데 </div><div>그중 하나가 ‘첩자(疊字) 금지’라는 것이 있다. </div><div>‘같은 글자를 쓰지 않는다’는 것으로 뜻이 같은 다른 글자를 쓴다는 것이다. </div><div>유유(悠悠)는 ‘여유 있고 한가로움’을 말하고, </div><div>물환성이(物換星移)는 ‘사물이 바뀌고 별자리가 옮겨짐’으로 </div><div>‘오랜 세월의 흐름과 세상의 변천’을 뜻한다.</div><div>기도추(度幾秋)는 ‘몇 번의 가을을 보냄(오랜 세월이 지남)’이며, </div><div>제자(帝子)는 ‘제왕의 아들’ 곧 등왕각을 세운 </div><div>당고조(唐高祖, 李淵)의 아들인 원영(元嬰, 봉작이 滕王임)을 가리킨다. </div><div>함외(檻外)는 ‘난간의 바깥’, </div><div>장강(長江)은 ‘물줄기가 긴 강’으로 여기서는 ‘양자강(揚子江)’을 말한다.</div><div> </div><div>羽調叱音 - 등왕고각       등왕고각이 임강저하니 파옥명란 파가무이라       화동조비 남포운이요 주렴모권 서산우이라       한운담영 일유유하니 물환성이 도기추오       각중제자 금하재오 함외장강이 공자류런가     1) 작가  王勃.     2) 풀이        자연의 무궁함 등왕고각의 웅장함과 인생의 무상함을 통감. <img width="640" class="txc-image" id="tx_entry_60514_"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7B1D465E60A0A215" border="0" vspace="1" hspace="1" actualwidth="640" exif="{}" data-filename="가사.jpg" id="A_997B1D465E60A0A215713E"/>              당나라 고장의 아들 원영이 홍주 자사로 있을 때 전각을 짖고        그 때의 벼슬이 등왕이므로 그 벼슬 이름을 따서         등왕각이라 하였다고 함    <img width="640" class="txc-image" id="A_998F31455E60A55D150F79"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8F31455E60A55D15" border="0" vspace="1" hspace="1" actualwidth="640" exif="{}" data-filename="1.jpg" id="A_998F31455E60A55D150F79"/>   <img width="640" class="txc-image" id="A_99D599455E60A55D15D34A"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D599455E60A55D15" border="0" vspace="1" hspace="1" actualwidth="640" exif="{}" data-filename="2.jpg" id="A_99D599455E60A55D15D34A"/>       동판에 세긴 <등왕각서>. 송(宋)시대 최고 문필가인 소동파가 썼으며 </div><div>앞에는 왕발을 청동으로 조작해 놓았다.</div><div><등왕각서>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 말고도 또 다른 일화가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div><div>염백서가 등왕각을 중수할 때, </div><div>불청객 왕발이 와서 <등왕각서>라는 시문을 일필휘지(一筆揮之)하고는</div><div> 떠나버렸다.그런데 왕발이 지은 서문에는 </div><div>한시 마지막 구 “함외장강○자류(檻外長江○自流)”에 글자 한 자가 비어 있었다. </div><div>이것을 본 염백서는 왕발이 자기와 잔치에 초대한 이들을 조롱했다고 여기고 그</div><div>를 데려오도록 하였다. 왕발을 데리러 간 사이 내빈들은 빠진 글자가 아마도</div><div> ‘독(獨)’자가 아니면 ‘일(一)’자 라고 추측하면서 그가 오기만을 </div><div>학수고대(鶴首苦待)하였다.왕발을 찾은 오자장은 그에게 빠진 글자를 물었다. </div><div>왕발은 자신의 손바닥에 글자 하나를 써 주면서</div><div> “홍주 태수가 먼저 본 후에 보아야 한다. </div><div>절대로 손바닥을 펴지 마라”고 하였다. </div><div>오자장은 손을 꼭 쥔 채로 돌아와서 장인 염백서 앞에서 손을 펴보았다. </div><div>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손바닥에는 아무 글자도 없지 않은가. </div><div>속았다는 생각에 염백서는 울분을 토하면서 다시 왕발을 잡아 오라고 </div><div>불호령을 내렸다. 심부름 갔던 오자장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div><div>그런데 손바닥을 한참 살피던 오자장은 문득 생각이 스쳤다. </div><div>‘손바닥이 비었다. 아무 글자도 없다. </div><div>옳거니 이것은 분명 공(空)자일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div><div>그래서 그는 염백서에게 손바닥의 글자는 자기에게만 보인다고 생색을 내면서 </div><div>그 빠진 글자가 ‘빌 공’의 ‘공(空)’이라고 말하였다. </div><div>이렇게 해서 마지막 구(句)가 ‘난간 밖의 긴 강물은 부질없이 흐른다’가 </div><div>완성된 것이다.세월의 무상함이 절로 느껴지는 시이다. </div><div>이처럼 명시(名詩)에는 재미있는 일화도 따라 다닌다. </div><div>감히 다른 것이 범접(犯接)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이다. 등왕각의 야경. 감강 유람선에서 본 모습이다.지금의 등왕각은 </div><div>무려 28차례의 흥성과 쇠퇴를 반복한 뒤 마지막으로 </div><div>1926년 북양군벌 등여탁(鄧如琢) 부대에 의해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div><div>1989년 29번째로 새로 재건한 지금의 등왕각은 높이가 57ｍ이고, </div><div>본채 건물은 5층이지만 내부는 7층으로 되어있다. </div><div>남창 시내 서쪽에 우뚝 솟아있으며 뒤편에 감강(竷江)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div><div>각(閣)에 들어서니 등왕각을 주제로 한 예술전당에 온 기분이다.</div><div>이제 1층부터 관람해보자. 이곳에는 왕발의 <등왕각서(滕王閣序)>를 </div><div>상징할 수 있는 대형 한백옥(漢白玉)으로 부조(浮彫)한 </div><div><시래풍송등왕각(時來風送滕王閣)>이 반긴다. </div><div>이 글귀는 ‘때에 불어온 바람이 등왕각으로 보내 주었다’라는 뜻으로 </div><div>명나라 소설가 풍몽룡(馮夢龍)이 쓴 《성세항언(醒世恒言》의 </div><div><마당신풍송등왕각(馬當神風送滕王閣>에 나오는 말이다. </div><div>소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왕발은 장강을 여행하고 있었다. </div><div>그가 남경을 출발해 강서성 팽택(彭澤)의 마당산(馬當山)에 도착했을 때 </div><div>파도가 험해져 배가 전복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왕발은 태연히 시를 적었다. </div><div>마당산의 신선(神仙)은 이에 감동하고 내일 중양절(九월九일)을 맞아 </div><div>등왕각에 행사가 있으니 가보라고 하였다.그러나 남은 시간은 하루도 되지 않았고 </div><div>남창까지는 700리 길이나 되어 도착하기에는 무리수였다. 그런데 왕발이 탄 배가 </div><div>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배를 밀어주니 다음 날 새벽 남창에 도착할 수 있었다.</div><div>이런 이야기를 주제로 한 것이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div><div><시래풍송등왕각(時來風送滕王閣)> <운퇴뢰굉 천복비(運退雷轟薦福碑)>라는 내용이다. </div><div>‘때가 오니 바람이 불어 왕발을 등왕각으로 날려 보내 주었고, </div><div>운이 물러가니 벼락이 천복비를 때렸다’라는 뜻이다. 등왕각 2층의 ‘인걸도(人杰圖)’. 강서성의 명사와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div><div>등왕각 2층에는 ‘인걸도(人杰圖)’라는 벽화가 이곳 강서성의 명사와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div><div>여기에 그려진 인물들은 진(秦)나라로 부터 명조(明朝)까지 모두 80명에 달한다. </div><div>도연명(陶淵明), 구양수(歐陽脩), 증공(曾鞏), 왕안석(王安石) 등 알고 있는 이름들이 보이다. 모두 중국 문학사를 빛낸 문인들이다.</div><div> </div><div>3층에는 난간이 사방을 두르고 회랑의 처마 밑에 </div><div>현판이 걸려 있다. </div><div>동서남북에는</div><div>‘강산입좌(江山入座)’ </div><div>‘수천공제(水天空霽)’ </div><div>‘동숙포운(棟宿浦雲)’ </div><div>‘조래상기(朝來爽氣)’</div><div>라 쓰여 있다.</div><div>강산입좌(江山入座)는 ‘강과 산이 좌정(坐定)했다’는 말로 </div><div>등왕각 앞으로 감강이 흐르고 서쪽으로는 서산(西山)의 매령(梅嶺)이 우뚝한 것을 가리킨다. </div><div>수천공제(水天空霽)는 ‘강물과 하늘이 쾌청하다’는 말이고, </div><div>동숙포운(棟宿浦雲)은 ‘누각의 용마루에 포구의 구름이 잠든다’는 뜻이다.</div><div>조래상기(朝來爽氣)는 ‘아침마다 상쾌한 기운이 온다’는 말이다. </div><div> </div><div>이 현판들은 모두 청나라 때 채사영(蔡士英) 때 등왕각을 중수하며 걸었던 것들이다. 홍주 수호(守護)인 염백서(閻伯嶼)는 등왕각을 수리하고 </div><div>그해 중량일(9월 9일)에 손님을 크게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div><div>왕발은 이곳에서 그 유명한 <등왕각>을 지었다.</div><div>4층은 강서(江西)의 산천의 신령함을 주제로 한 <지령도(地靈圖)>가 눈에 띈다.</div><div> 인걸도와 함께 쌍벽(雙璧)을 이루고 있어 관람객을 놀라게 하는 것이다. </div><div><지령도>에는 대유령(大庾嶺), 여산(廬山), 파양호 등 </div><div>강서성의 명산대첩(名山大捷)을 담았다.</div><div>5층의 회랑 처마에는 사방에 현판이 걸려 있고, </div><div>6층은 난간에 기대여 관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으로 </div><div>대청에 들어서면 소동파(蘇東坡)가 쓴 천고명편(千古名篇)의</div><div> <등왕각서(滕王閣序)>가 보인다. 아울러 여기에는 당나라 음악과 춤을 </div><div>본뜬 공연프로그램이 열린다고 한다.필자는 등왕각에서 내려와 </div><div>누각 주변의 정원을 감상하였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 왼쪽이 남원(南園), </div><div>오른쪽이 북원(北園), 아래쪽이 동원(東園)이다. </div><div>북원에는 석산(石山), 등왕각서인보(滕王覺序印譜) 등으로 멋지게 조성되어 있다. </div><div>백옥석상으로 만든 청년 왕발의 모습이 늠름하다. </div><div>왕발이 <등왕각서(滕王閣序)>를 지은 나이는 불과 26세이다.</div><div>그에 관한 일화가 또 하나 있다. </div><div>그는 시작에 임해서는 먼저 먹을 잔뜩 갈아놓고는 술에 흠뻑 취하여 </div><div>잠에 곯아떨어졌다고 한다. 그리고는 붓을 잡아 문장을 완성하고는 </div><div>한 글자도 바꾸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별명이 ‘복고(腹稿)’였다.</div><div> ‘배 속에 원고가 있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화려하면서도 </div><div>기려(奇麗)한 시풍을 지녔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감강 유람선에서 찍은 야경과 등왕각 앞에서 필자.필자는 저녁 식사 후 </div><div>등왕각 옆 감강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남창시내의 야경(夜景)을 구경하였다. </div><div>중국 여행을 하면서 여러 차례 야경을 탐방하였으나 이곳의 야경이 가장 멋진 것 같다. </div><div>특히 고층건물에 레이저를 쏘는 방식으로 보는 연극은 압권이었다.</div><div>3층 배 위에서 본 등왕각은 남창시내의 건물 중 가장 멋졌다. </div><div>중국 전역에서 온 관람객들이 친구와 연인과 추억 만들기에 모두 열중이다. </div><div>필자는 ‘그 옛날 1500년 전의 왕발이 이런 야경을 구경했더라면 어떤 시를 지었을까’ </div><div>생각해 보았다. 필자도 이곳 풍경에 시를 적고 싶지만, 왕발과 비교될까 선뜻 펜을 </div><div>잡을 수 없다. 언제 다시 또 이곳에 와서 이런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정말 환상적이다. 필자 이길구는 한문학 박사다. 계룡산 자락에서 태어나 현재도 그곳에서 살고 있다. </div><div>젊은 시절부터 산과 역사에 관심이 많아 계룡산과 실크로드에 대한 많은 저술을 </div><div>출판한 바 있다. 현재는 한시(漢詩)에 관심을 두고 연구 활동과 저작에 몰두하고 있다.</div><div> 출처 : 세종포스트(http://www.sjpost.co.kr) </div><a href="http://www.sjpo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339">http://www.sjpo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339</a> 왕발(王勃)시 騰王閣(등왕각)滕王高閣臨江渚(등왕고각임강저)등왕이 세운 높은 누각 장강 기슭에 서 있으되, 珮玉鳴鑾罷歌舞(패옥명난파가무) 패옥 소리와 말방울 소리에 가무는 사라졌도다. 畵棟朝飛南浦雲(화동조비남포운)아침에는 채색된 기둥에 남포의 구름이 날고, 珠簾暮捲西山雨(주렴모권서산우) 저녁에는 구슬로 만든 발을 걷고 서산의 비를 바라본다. 閒雲潭影日悠悠(한운담영일유유)한가로이 떠가는 구름과 연못의 짙은 물빛은 언제나 유유한데, 物換星移幾度秋(물환성이기도추) 만물은 바뀌고 별 운행한 지 몇 해가 지났던가. 閣中帝子今何在(각중제자금하재)누각에 계시던 황태자는 지금 어디 계시는지, 檻外長江空自流(함외장강공자류) 난간밖엔 장강만 부질없이 흐른다. 江渚강저; 강기슭珮玉패옥; 관인이 관복에 드리우는 옥구슬. 걸을 때 마다 부딧쳐 소리 가 난다.鳴鑾명란; 말방울소리. 鑾(란)은 천자의 수레를 끄는 말의 고삐에 다는 방울.방울소리에 따라 수레의 행보를 조절했다.畫棟화동; 곱게 단장한 기둥 珠簾주렴; 구슬로 꾸민 아름다운 발閒雲한운; 고요히 떠도는 구름潭影담영; 깊은 연못의 물빛悠悠유유; 매우 한가로운 모양物換星移물환성이; 인물의 바뀜과 세월의 흐름閣中帝子각중제자; 등왕각을 세운 滕王李元嬰(등왕이원영)을 가리킴檻外함외; 난간 밖 <해설> 등왕각(騰王閣) 당나라 고종(高宗) 때인 653년 고종의 숙부 이원영(李元嬰)이 지금의 난창인 훙저우[洪州] 자사(刺使)를 지내면서 건립한 누각이다. 누각의 명칭은 이원영이 등왕(騰王)에 책봉된 데서 유래되었다.등왕각은, 당 고조 이연의 아들 원영이 홍주 도독으로 있을때 지은 것으로 원영이 등왕으로 봉작되었던 관계로 등왕각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 뒤, 당 고종 함형 2년에 염백서가 홍주의 태수로 부임하여 이 전각을 수축하고 9월9일 등고절에 널리 빈객을을 모아 잔치를 베풀었다. 그런데, 그 전에 염백서는 사위 오자장에게 등왕각의 중수를 기념하는 서를 한편 지으라 일러 놓고 연회자리에서 빈객들에게 사위 자랑을 할 생각이었다. 잔치가 벌어지고 좌중의 흥이 고조되자 염백서는 계획대로 등왕각의 중수를 기념하는 글을 지어 달라 빈객들에게 부탁을 했다. 그러나 이미 염백서의 의도를 알고 있던 빈객들은 겸손하게 사양 할 뿐, 누구도 하나 선뜻 지필을 받으려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빈객중 가장 나이어린 왕발에게 종이와 붓이 가자 왕발은 사양하지 않고 얼른 그것을 받아 들고단숨에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당시 왕발은 벼슬이 깎여 멀리 교지(지금의 베트남 하노이 부근)에 가 있는 아버지 왕보치를 찾아가는 길에 종리(서주에 속해있는 조그만 마을)를 지나가다가 9월9일에 등왕각에서 잔치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참석하여 한자리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연회의 주인 염백서는 어린 왕발의 이 뜻하지 않은 불손한 행동에 노하여 은밀히 아랫사람을 보내어 왕발의 문장이 하나하나 이루어 질 때 마다 보고하도록 했다. 왕발의 글은 문장을 이루기가 무섭게 염백서에게 보고되었다, 왕발의 글이 갈수록 빛나는 데에다 “落霞與孤驚齊飛秋水共長天一色”의 구에 이르자, 염백서는 깜짝 놀라 ,천재다!, 하며 경탄해 마지않았다. 그리하여 염백서는 왕발에게 글을 끝까지 완성하도록 부탁을 하고 잔치가 끝날 때까지 마음껏 즐거움을 누리게 했다한다.왕발은 字를 子安이라 하며 ,初唐四傑,로 꼽히는데 여섯 살 때부터 글을 지었다고 하는 보기 드문 천재다. 일찍이 고종으로부터 뛰어난 재주를 인정받아 박사가 되었으나 여러 왕족들의 우열을 닭싸움에 비유하여 <鬪鷄檄文>을 썼다가 고종의 노여움을 사 자신은 유배되는 신세가 되었고 그의 아버지는 벼슬이 깎이어 교지의 현령으로 쫓겨나게 되었다. 나이 29세에 아버지의 임지로 가다 불우하게도 남해에 빠진 것이 원인이 되어 죽었다. 그가 문장을 지을 때 에는 먹을 듬뿍 갈아 놓은 다음 술을 마시고 한숨 푹 자고 난 뒤에 단숨에 내려 썼다 하는데 아무리 취중에 쓴 글이라 해도 한자 고칠 데가 없어 사람들은 그를 복고<腹稿;뱃속에 원고를 품고 있음>, 라 하였다.등왕각서는 홍주의 수려한 경관을 후세에까지 만인의 입에 오르내리게 했으며 이 글 한 편으로 고조의 수물 두 번째 아들인 등왕 이원영이 다른 자식들 보다 더 알려지게 되었고, 후에 등왕각을 중수한 염백서는 물론 맥없이 잔치자리에 물러 나와야 했던 오자장의 이름까지도 후세에 전해지게 되었다. 이 글은 왕발의 작품 중에서도 걸작에 드는 것이다. 왕발을 내쳤던 고종이 이 서를 읽고 왕발을 부르려 했으나 그 때엔 이미 왕발이 죽고 없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전편에 걸쳐 함축, 溫故(온고), 直喩(직유), 暗喩(암유) 등의 기법이 현란하게 사용되어 왕발의 기재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고사를 교묘히 사용하여 넉자 여섯 자의 대구를 겹친 육조풍의 변(馬(마)+幷(병))儷文(려문)인데 弱冠(약관)의 작자가 과연 이것을 지었을까 의심될 정도로 당당한 構文(구문)이다. 다만, 전고를 많이 사용한 탓으로 문의가 명료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해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일 것이다. 본편을 해석함에 있어 그 미문의 묘미를 가능한 살리려고 애를 썼지만 도저히 왕발의 재주에는 미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篇末(편말)의 시는 律詩(율시)와 비슷하지만 平仄構句(평측구구구)나 押韻(압운)의 상태로 알 수 있듯이 고시이다. 단편의 시로 그 해석에 약간의 異說(이설)은 있지만 餘情(여정)이 긴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