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마태복음 21장 33-39절 [33] “…어떤 집주인이 있었다. 그는 포도원을 일구고, … 농부들에게 세로 주고, … [34] 열매를 거두어들일 철이 가까이 왔을 때에, 그는 그 소출을 받으려고 자기 종들을 농부들에게 보냈다. [35] 그런데 농부들은 그 종들을 붙잡아서, 하나는 때리고, 하나는 죽이고, 또 하나는 돌로 쳤다. [36] 주인은 다시 다른 종들을 처음보다 더 많이 보냈다. 그랬더니, 농부들은 그들에게도 똑같이 하였다. [37] 마지막으로 그는 자기 아들을 보내며 말하기를 ‘그들이 내 아들이야 존중하겠지’ 하였다. [38] 그러나 농부들은 그 아들을 보고 그들끼리 말하였다. ‘이 사람은 상속자다. 그를 죽이고, 그의 유산을 우리가 차지하자.’ [39] 그러면서 그들은 그를 잡아서, 포도원 밖으로 내쫓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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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예수님은 이 비유로 우주와 인류의 역사를 단 한 마디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 세상을 포도원으로 비유하셨습니다. 그리고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이 피조세계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의 뜻을 받들기는 커녕, 반란을 일으켜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이를 추궁하러 보내셨던 하나님의 종들마저 모두 잡아 죽였습니다.
마침내, 하나님께서는 마지막 조치로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아드님을 보내셨으니, 그의 말은 들을 것이라 기대하셨습니다. 그러나, 인간들은 ‘잘 됐다. 그가 하나님의 상속자이니, 아예 그를 죽여 버려 이 세상을 우리가 영원토록 차지하자’ 고 모의하고는, 예수님을 십자가형에 처하고 맙니다.
( 2 ) 아담으로부터 시작된 인류의 역사를 모두 기술하자면 꽤나 두툼한 역사책을 써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비유에서처럼, 역사를 ‘의미’의 역사로 기술한다면,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가 됩니다.
세상에 인간을 살게 하신 목적은 ‘포도원 농사’ 에 있지 않습니다. 정작 농사일도 하나님께서 바람과 비 그리고 햇볕을 주셔서 포도원 농사가 매 해 지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하는 일은 이 포도원 농사를 통해서 ‘믿음의 사람’이 되는 일 밖에는 없습니다. 믿음의 훈련을 잘 마친 사람은 영원토록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 3 ) 이 짧은 비유 이야기 속에, 하나님과 그리스도 예수가 등장합니다. 모반의 원흉들인 대제사장과 그의 하속들, 빌라도 로마총독과 그의 병정들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말씀을 전한 역대의 예언자들까지 모두 등장시키셨습니다.
여러분, 여러분과 저는 이 비유 속에 어느 곳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지만 우리들의 모습은 선명치 않습니다. 아마도 엑스트라로서 이 그림 어딘가에 들어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엑스트라도 두 가지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포도원 주인이신 하나님께 반역하는 쪽의 엑스트라, 그리고 포도원의 주인의 뜻을 받들기를 바라면서도 조용히 역사의 흐름을 바라보고만 있는 엑스트라들…
예수님이,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보내신 구원자이심을 증언하는 자로 살아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기도> 주 하나님, 이 세상에 살도록 저희 생명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반역의 농부들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순종의 농부, 믿음 훈련을 잘 받는 농부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