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애가 5장은 예레미야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입니다. 남왕국 유다가 당하는 고통과 치욕을 하나님께 호소하면서(1절)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을 구하는 기도입니다. 예레미야는 남왕국 유다의 백성이 이방인들(바벨론)에게 철저히 유린당하여(2절) 부모를 잃은 고아처럼 된 남왕국 유다의 백성이 되었다고 하소연합니다(3절). 이스라엘과 유다 땅은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의 땅이고, 그 땅의 소산을 먹으며 살아왔었는데, 이젠 그 땅에서는 나는 물과 나무를 사용하는 데도 값을 주어야 했습니다(4절). 이 말은 바벨론이 유다 땅에 남아있는 자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내게 하는 것에 대한 묘사입니다. 유다 백성은 바벨론의 포로가 되어 혹독한 억압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5절).
유다 왕국은 바벨론을 대항하기 위해 애굽을 의지하기도 하고, 앗수르를 의지하기도 하면서 안정을 찾으려고 했었고, 바벨론에 의해 멸망한 후에도 애굽을 의지하여 재기(再起)를 꿈꿨지만(6절), 그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하는데, 하나님을 바라보기보다는 여전히 우상을 섬기면서 우상에게 안정과 보호를 구하고, 주변 국가들을 의지하려고 한 것은 완전히 잘못된 계산이었습니다. 유다 백성은 전능하신 하나님께 속한 자들임에도 하나님께 간구하며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다는 헛된 것들만 의지하였습니다. 심지어 이방인들이 섬기는 우상을 섬기면서, 이방인들의 신이 돌봐줄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이것은 예레미야의 시대에만 있었던 일은 아니었습니다. 유다 백성의 조산들도 하나님 앞에 악한 죄를 저질렀고, 그 조상들은 죽고 없지만, 이스라엘과 유다 백성이 지은 죄가 쌓이고, 쌓여 일어난 이러한 참혹한 결과를 경험하게 된 것임을 예레미야는 고백합니다(7절).
이제 유다 왕국은 멸망하였습니다. 유다 왕국의 왕은 바벨론에게 사로잡혀 갔고, 유다 왕국은 바벨론의 왕이 보낸 바벨론의 신하들에 의해 지배받게 되었습니다(8절). 8절에 나오는 “종들”이란 바벨론 왕의 신하들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바벨론의 지배를 받으며 먹고 사는 것도 힘들어졌는데, 먹고 살기 위해 광야로 나가지만, 광야에도 그곳에서 살아가면서 약탈을 일삼는 무리들이 있기에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으며(9절), 유다 땅에 남아있는 유다 백성은 굶주림이 너무 심하여 살갗마저 검게 그을린 것처럼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10절). 이것이 하나님을 거역한 유다 백성이 맞이하게 된 결말이었습니다. 이러한 동족(同族)의 뼈아픈 현실을 바라보는 예레미야에게는 눈물을 흘리며 탄식할 수밖에 없는 처지만 남았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것만큼 불쌍한 자는 없습니다.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것이 잠깐은 좋은 것처럼 여겨질지 몰라도, 결국은 참혹한 파멸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담배를 즐기는 자들이 폐암을 비롯하여 담배로 인한 고통스러운 결말을 애써 생각하지 않고, 도박에 빠진 자들이 도박으로 인해 패가망신(敗家亡身)당할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며, 마약에 빠진 자들이 잠시의 환락을 즐기며 그 이후에 얼마나 인생이 핍절(乏絶)하게 바뀔지 마음에 두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에서도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결말을 가져오는지 기억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입니다. 전도서 12장에서 인생이 다 저물고 마지막 때에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하신 것처럼 지금 이 순간, 하나님을 기억하고, 창조주 하나님만을 온전히 섬기는 삶을 잃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주일인데, 거룩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내 마음과 삶을 온전히 드리는 복된 예배가 될 수 있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