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벌써 3100억... 경찰 “범죄단체 조직죄로 엄벌”
김지섭 기자 조재현 기자 입력 2023.04.20. 21:16 조선일보
전세사기 피해자 백이슬씨가 2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청사 인근에서 열린 전세사기 대책 관련 대통령 면담 요청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며 울부짖고 있다./연합뉴스
경찰은 20일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전세 사기 피해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7월 말부터 지난 3월 말까지 이뤄진 전국 전세 사기 특별 단속 결과 피해자 1705명, 피해 금액은 30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천경찰청은 지난달 31일 기준 ‘인천 미추홀 전세 사기’ 피해 금액이 총 380여 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건축왕으로 불리는 남모(61)씨가 구속 기소될 당시 피해 전세 보증금은 총 125억원으로 파악됐는데, 이번 경찰 추가 수사로 2배 이상 늘었다. 경찰은 남씨가 자신의 딸 등 공범 60명과 함께 320명을 상대로 전세 계약을 체결해 263억원 상당을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화성동탄경찰서는 경기도 화성, 수원 등에 오피스텔 250여 채를 소유한 A씨 부부와 전세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 B씨 부부 등 4명을 출국 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50건이 넘는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동탄 일대의 전세 사기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경기 구리 일대에서 벌어진 피해자 500명 규모의 전세 사기 사건을 조사 중이며, 서울 강동·양천·구로 등에서 140억원대 전세 사기 사건이 벌어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이날 경찰은 전세 사기 범죄에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죄’를 우선적으로 적용해 엄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되면 사형·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이 가능하다.
정부는 전세 사기 피해자에게 낮은 금리의 정책 자금 대출을 해주는 등 금융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등은 “전세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피해자에게 특례 채무 조정을 해주고, 살고 있는 집을 피해자가 경매에서 낙찰받을 수 있도록 자금 지원 등을 하기로 했다”고 했다. 피해자에 한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피해자들에게 전세나 주택 구입, 경매 낙찰에 필요한 돈을 총 5600억원 한도로 대출해 주기로 했다. 대출 금리는 처음 1년간 2%포인트 인하해 주고, 이후에는 상품별 최저 금리를 적용한다.
한편, 인천지법에서 진행 중이던 미추홀구 전세 사기 관련 주택 경매는 일부 중단됐다. 피해자들이 법원에 연기 신청을 했고,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법원은 밝혔다.
인천 전세사기꾼, 최문순에 동해 개발 6700억 사업권 따냈다
세입자 3명 죽음 부른 ‘건축왕’ 행적 보니
’파워리더’ 시상식서 野김회재에 상 수여
한글세계선교센터 총재 직함도
박국희 기자 입력 2023.04.21. 03:00 조선일보
‘건축왕’ 남모씨(맨 왼쪽)는 지난 2021년 8월 강원도 동해시 망상1지구 개발사업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자리에 당시 최문순 강원지사(왼쪽에서 다섯째)와 함께했다./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
인천 미추홀 2864가구의 2700억원대 전세 보증금 사기 사건으로 20~30대 피해자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건축왕’ 남모(61)씨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수년 사기 행각에도 남씨는 2년 전 한 시상식에서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에게 직접 상을 줬고, 민주당 소속 최문순 전 강원지사와 각종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도시개발 사업가 행세를 했다. 국민의힘은 이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인천 지역 유력 정치인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고,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이날 “고위 정치인들의 (남씨를 위한) 청탁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했다.
2021년 3월 열린 ‘대한민국파워리더대상’ 시상식에서 남모씨가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오른쪽)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
20일 본지가 확인한 남씨의 최근 직함만 상진종합건설 대표, 동해이씨티국제복합관광도시개발 대표, 대한민국파워리더대상 대회장, 한글세계선교센터 총재 등이었다. 남씨는 인천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달 인천지검에 구속 기소됐는데, 2018년 강원도 동해 망상지구 개발 사업자 선정 때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작년 11월 서울중앙지검에 먼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덜미를 잡히기 전까지 남씨는 사회 저명인사 행세를 했다. 전세 사기를 치던 중인 2021년 ‘대한민국파워리더대상’ 시상식에서 대회장 신분으로 검찰 출신 민주당 김회재 의원에게 직접 상을 줬다. 김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인천에서 활동하던 그는 2017년부터는 돌연 동해이씨티라는 특수 목적 법인을 세우고 강원도 동해 망상 일대의 국제 관광도시 개발 사업자로 변신해 당시 최문순 강원지사와 각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와 관련, 원희룡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위 전체 회의에서 “이 사람(남씨)이 다른 지역(강원도)에 투자하는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고위 정치인들이 청탁과 압력을 가했다는 제보가 있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도 “민주당 유력 정치인의 연루 제보가 있다”고 했다. 최 전 지사는 이날 연락이 닿지 않았다.
남씨는 소셜미디어에서 “교육 사업가, 건축가, 도시 건설 준비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바람처럼 구름처럼 산다”고 했다. 2013년에는 소셜미디어에 “요즘 집값 하락으로 많은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빚내서 막차 탄 부동산 서민 투자자나 집을 마련한 사람들은 전부 생활고와 절망에 신음하고 있다”고 썼다.
하지만 남씨의 실제 행태는 정반대였다. 그는 2011년 인천 미추홀에 직원 5명 규모로 상진종합건설을 세우고 소규모 아파트와 빌라를 짓기 시작했다. 집을 처음 장만하려는 20~30대 서민층의 전세 보증금을 빼돌려 또다시 빌라를 짓고 이를 담보로 은행 대출 받기를 반복하며 인천 ‘건축왕’으로서 입지를 다져갔다. 중개업자들과 공모해 “은행 대출은 있지만 보증금은 문제없다”며 세입자를 속였다. 전셋값이 떨어지자 다른 세입자 보증금으로 이전 세입자 보증금을 내주는 ‘돌려 막기’도 한계에 다다랐다.
재력가 행세를 하던 남씨는 2017년 갑자기 강원도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국민의힘은 이 과정에서 인천 출신 민주당 유력 정치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원희룡 장관도 이날 남씨가 강원도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 “고위 정치인들이 청탁과 압력을 가했다는 제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남씨는 2017년 동해시 일대 땅 178만㎡(54만평)를 143억원에 낙찰받고, 이듬해 최문순 지사에게 사업비 6674억원 규모의 망상1지구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최문순 지사가 동해시 망상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국제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며 2013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남씨는 당시 제출한 사업 계획서의 자금 조달 방안으로 ‘임대 보증금과 임대료 수입’을 기재했다. 이 때문에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사업 시점상 인천 전세 보증금이 망상지구 개발 사업에 쓰였다”고 주장한다. 남씨 측은 부인하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남씨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작년 11월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기소됐다. 남씨가 인천에 있는 자신의 상진종합건설을 직원 2521명, 자산 1조2000억원, 매출 4조5000억원의 건설사로 부풀려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덜미를 잡히기 전인 작년 5월 남씨는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총회에 한글세계선교센터 총재 직함으로 참석했다. 이 시기 그는 망상지구에 미국 뉴욕 명문 사립학교를 유치한다며 현지 학교장 및 최문순 지사 등과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남씨의 인천 빌라들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고 있을 때였다.
2021년 초에는 ‘대한민국파워리더대상’ 시상식에서 대회장 신분으로 민주당 김회재 의원에게 상을 수여했다. 남씨는 “수상자들은 대한민국과 지구촌을 행복하게 만드는 주역”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상을 준다고 하길래 가서 받았을 뿐 개인적으로 남씨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
남씨의 모래성은 얼마 가지 않았다. 2021년 강원도 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망상지구에 빌라와 아파트 9000가구를 짓겠다는 남씨의 사업 계획과 관련, “개발 사업자가 부동산 수익에만 몰두한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한 의원은 “경제자유구역에서 아파트를 지어 성공한 대표적 사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청라 신도시”라며 “남씨가 이를 인천에서 학습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결국 김진태 현 강원지사 취임 후 작년 9월 강원도는 남씨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남씨 측은 “김진태 지사는 최문순 전임 지사에게 자세한 설명과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라”고 반발했지만, 강원도는 지난달 남씨 구속 기소 이후 새로운 사업 시행자를 찾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남00 회장, 남북경제교류의 중심지에 동해국제복합관광도시 건설 속도전 돌입 - https://m.blog.naver.com/dhdidtla/222180700398
[인터뷰] 남00(동해이씨티국제복합관광도시개발,유)대회장, 2021대한민국파워리더대상 시상식 성료 - https://m.blog.naver.com/dhdidtla/222274947607
[단독] 소득 수십억? 건축왕 딸, 지난달 건강보험료만 '4천만원' - https://v.daum.net/v/20230420203802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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