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 진출 : 당신이 궁금해하는
7가지
허완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뉴스에디터
넷플릭스(Netflix)가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세계 50여개 국가에서 6500만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세계 최대 인터넷 기반 TV 서비스 사업자가 한국 영상 콘텐츠 시장에 상륙한다는 얘기다.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글로벌사업총괄책임자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BCWW(국제방송영상견본시) 개막식 기조강연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넷플릭스가 밝힌 진출 예정 시기는 2016년 초다. 한국어 홈페이지도 개설됐다. 광고 넷플릭스가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넷플릭스 CEO는 “콘텐츠는 물론 세계 가전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은 아시아 및 세계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성장을 견인할 전략적 거점”이라고 강조하며,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와 수준 높은 콘텐츠 소비 방식으로 단연 독보적인 시장이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넷플릭스의 서비스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영화나 TV 콘텐츠를 마음껏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보도자료 9월9일) 넷플릭스는 대체 어떤 회사일까? 한국에는 어떻게 들어올까? 한국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당신이 궁금해 할 만한 것들을 7문7답으로 정리했다.
1. 넷플릭스가 뭔데? 넷플릭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스마트TV, PC, 게임콘솔 등 인터넷이 연결되는 다양한 기기에서 TV시리즈와 영화 등의 영상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이런 방식의 서비스를 'OTT(Over-the-top)'라고 부른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나 '마르코폴로' 같은 강력한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기존 방송사들을 위협하며 시장 판도를 흔드는 콘텐츠 사업자로도 자리잡았다.
애초 넷플릭스는 1997년 미국에서 DVD 대여 사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2007년에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고, 곧 이 부분을 주력사업으로 삼게 된다.
2. 넷플릭스가 왜 인기야? 케이블TV 요금이 월 10만원대를 넘어서는 미국에서 넷플릭스는 월 최저 7.99달러(정액제)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또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가입자를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를 활용한 강력한 콘텐츠 추천 기능도 넷플릭스의 강점으로 꼽힌다.
넷플릭스는 DVD 렌털 시절부터 가입자 데이터를 모아 시네매치(CineMatch)라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 신규 서비스에 이를 이용했다.
시청자는 넷플릭스에 저장된 영화 수만 편을 알파벳 순서대로 검색할 필요가 없다.
넷플릭스가 독자적인 추천 엔진으로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더 쉽게 검색하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시청자 개개인의 시청 이력을 추적해 비슷한 취향의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 그야말로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미디어 홍수 시대에 원하는 콘텐츠를 빨리 찾길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읽은 셈이다. (주간동아 제922호 2014년 1월20일)
3. 얼마나 인기인데? 2014년 3분기를 기준으로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40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해 케이블TV 등 기존 유료방송사업자의 가입자수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케이블TV 가입을 해지하고 넷플릭스 같은 OTT로 갈아타는 이용자(코드커터)가 2013년에만 760만 가구에 달했다. 넷플릭스는 2010년부터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기 시작했다.
전체 가입자수는 6500만명을 넘어섰다. 이제 '미국 서비스'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 잡게 된 것. 팀블로그 미디어토핑의 '페페로니'는 "그 어떤 미디어 플랫폼도 넷플릭스처럼 전 세계를 헤집고 다니진 못했다"며
"여러 가지 면에서 넷플릭스는 미디어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고 적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넷플릭스는 지난달 일본에 진출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다. 또 내년초 한국과 더불어 싱가포르, 홍콩, 대만에도 진출한다. 넷플릭스는 "현재 2016년 말까지 전세계적인 서비스 확대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4. 한국에는 어떻게 들어올까? 넷플릭스는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왔다.
기본적으로 넷플릭스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서비스 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망(network)을 확보해야 하고, 현지에 맞는 콘텐츠를 수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망을 보유한 현지 통신사나 케이블사업자는 물론, 주요 콘텐츠 사업자들과도 적극적으로 제휴 관계를 맺어왔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독자적인 플랫폼이라기보다는 기존 플랫폼에 얹혀 있는 '서브 플랫폼(sub-platform)', 또는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 개념인 '(유사)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형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조영신 SK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달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우리나라의 지배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사업자인 통신3사는 IPTV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PP(Program provider)로 들어올수 밖에 없다"며 이렇게 전망한 바 있다
. 조 연구위원은 “넷플릭스는 트래픽이 늘어날수록 전달비용이 증가한다. 특히 콘텐츠를 몰아보는 식의 이용행태가 늘어나면서 트래픽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 이용자별 월 요금은 10달러 가량으로 저가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벨기에, 프랑스 등에서 현지 통신사업자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넷플릭스는 통신사업자와 제휴할 가능성이 크다.
조 연구위원은 “넷플릭스는 우리나라에서도 네트워크를 저렴하게 줄 수 있는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네트워크를 쥐고 있는 사업자는 통신사업자”라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8월26일)
5. 누구랑 손 잡을까? 보도를 종합하면, 넷플릭스는 일찌감치 국내 IPTV 업체 3사와 제휴를 논의해왔다. 일단 서비스를 위한 고품질의 망을 확보하고, 기존 IPTV 셋톱박스에 '넷플릭스 앱'을 탑재해 안정적인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국내 IPTV 업체들은 모두 자체적으로 망을 보유하고 있는 통신사(ISP; 인터넷서비스사업자)이기도 하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한국 파트너로는 KT와 LG유플러스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KT는 초고속인터넷망 및 IPTV 시장에서 각각 국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두 분야 모두에서 3위 사업자다. LG유플러스가 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는 관측도 있다.
LG유플러스에게는 (KT에게는 없는) LG전자가 뒤에 있다는 사실이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LG전자를 비롯한 가전회사들이 UHD급 TV를 잔뜩 만들고는 있지만 국내에는 정작 UHD(4K) 콘텐츠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많은 UHD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넷플릭스는 그런 면에서 매력적인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UHD 콘텐츠가 더 풍부해지면 자연스레 UHD급 TV 시장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른 한편으로 전자신문이 지난 5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국내 TV 제조업체들과도 논의를 진행했다는 소식도 있다.
스마트TV에 '넷플릭스 앱'을 탑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미 삼성이나 LG는 해외 시장에서 넷플릭스 앱을 탑재한 스마트TV를 판매하고 있다.
종합하면, 넷플릭스는 국내 IPTV 사업자 3곳 중 하나와 제휴를 맺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TV 제조사들은 물론 콘텐츠나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도 다른 사업자들과 여러 방식으로 제휴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
6. 어떤 콘텐츠를 볼 수 있나? 가장 큰 축은 넷플릭스가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계약을 통해 확보한 방대한 콘텐츠다. 가장 요금이 저렴한 기본형에만 가입해도 TV시리즈 2000여편과 영화 9000여편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하우스 오브 카드'처럼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하는 콘텐츠도 있다.
연합뉴스가 지난 1일 전한 바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우리는 시청자들이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 제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