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누군가 생일을 맞을 때마다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는 건 그 사람의 탄생을 축하하고, 삶을 응원하기 위함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이 경험한 탄생을 굳이 왜 축하할까? ‘루트거 뤼트케하우스’가 집필한 <탄생 철학>의 ‘삶이란 선물이고, 세계는 빛이며, 창조와 탄생은 유일한 태양의 떠오름이라는 것.’이라는 구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탄생은 결코 모든 이들의 가벼운 전유물이 아니며, 거대한 자연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이자 삶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축하를 받은 만큼 탄생에서 비롯한 삶에 대하여 어떠한 상황에서든 감사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삶을 이끌어 준 부모에게 동양 윤리의 효를 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공자는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 입신행도 양명어후세 이현부모 효지종야’를 내세웠는데 ‘신체와 머리카락과 살갗은 모두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니 감히 이를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 입신하고 도를 행하여 후세에 이름을 날려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도의 마침이다.’라는 뜻이다. 불감훼상은 효도의 시작으로, 부모께 받은 몸을 깨끗하고 온전하게 함을 뜻하는데 이는 본인의 생명, 삶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로도 볼 수 있다.
첫댓글 아주 독특한 입장에서 접근했군요. 종교철학적이기도 하고, 존재론적이기도 하며, 동시에 가치론적이기도 한데요. 우리를 포함한 모든 존재의 출발을 두고는 옳고 그르다는 잣대를 들이댈 수 없습니다. 서양중세철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선합니다." 그것이 그것의 존재 목적을 수행하기도 전에 제각각 존재의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선한 것이지요. 돌이켜보면 죽음이라고 하는 것을 싫어하고, 악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결국은 "더이상 존재하지 못함", 곧 "결여" 때문입니다. "본인의 생명, 삶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는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