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유난히도 짜증나는 날이었다.
미용실서 남자가 내 머리를 건들였는데 완전 초짠지 아직 스무살을 간 넘겨뵈는
남잔 지- 머리는 용케도 노란색으로 잘도 물들여놓고 힘도 팍 줬으면서 손님인
나의 머리는 잘도 아줌마퍼머 머리로 해 놓고 앞머리도 빨랑 풀어야 하는데- 그 노무가
아주 한참 뒤에 풀어버려 앞머리까지 뽀글뽀글-
보기 흉하게 해 놓은 것이다. 써글 망할- 앞에서 차마 웃지는 못하고 뒤에
쪼르르 간 노무는 옆에 다른 일하는 여자들과 웃고 지랄을 깐다.
개쉑- 감히 내 머리를 이따위로 해놓고 웃어?
뭐 씹은 표정으로 인상을 팍 쓰며 거울 넘어 대 놓고 웃지 못하는 몹쓸 것들을 향해
죽일 듯 노려 보니 그제야 입꼬리를 내리는 노무와 여자들-
"어이!!! 내 머리 어쩔거야?!! 죽구싶어? 이러고 어딜 다니라는 거야?"
"아- 죄송합니다- 다시"
"씨발- 웃기는 몰골로 2시간을 참아 줬더니- 나보고 또 참으라고?"
파마 해 본 사람을 다 알꺼다- 거기다 여자도 아닌 남자가 이꼴로 2시간 참아 준 것도
모잘라 또 이짓을 하라는 건 씨 개털린 일이다. 거기다 옆에서 덩달아 따라온 현성은 뭐가
좋은지 히죽히죽 웃어댄다.
망할자식-
"넌 또 왜 웃어!!! 이게 웃겨?!! 씨- 야 노란대갈!! 다시 펴놔!! 도로!!"
결국 현성의 자극에 이런 꼬라지로는 도저히 못 나가겠다고 판단, 1시간을 더 투자해
머리를 도로 해 놓으라고 했지만 약간 상해버린 머리카락이 심히 거슬리는 듯 노란머리를
홱 야린다. 노란머리는 자기보다 한참은 어려뵈는게 막말하자 화가 날려했지만 손님에게
그것도 자신의 실력이 안되서 망쳐버린 손님에게 화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 애써 누그러뜨리
고 있었다.
"젠장- 초짜면 손님 머릴 건드리지 말아야지? 양심에 개털란거 아니지? 설마 나한테 염치
도 없이 돈 내노라고 하면 이 미용실 아주 쓸어버릴지도 몰라!!"
다행히도 양심은 살아있었는지 음찔 쫄아서는 박차고 나가는 나와 현성을 붙잡지는 않았다,
되려 다시 오지 말아주길- 어서 나가주길- 이딴 눈깔로 나의 심기를 긁어둘 뿐-
"씨발- 지금 나 나가라고 고사지내내 아주"
"그만 가자- 그만 신경질 부리고 응? 그럽시다~~~"
되먹지 않은 애교를 부리는 현성에게 미친- 이란 작은 욕설을 부어주곤 그 미용실을 나왔다.
씁- 이 머리 어쩔거야? 젠장- 머리결 죽었네 쓰벌-
성질을 죽여보고자 편의점에 담배라도 살까 들어서는데-
......살다살다 그렇게 예쁜 여자는 처음봤다.
답지 않게 두근대는 심장을 미쳤다고 몇 번 두드리고는 최대한 낮게 이제 막 지나간 변성기
를 들키지 않으려는 듯- 굵은 목소리로 내 뱉었다.
"어이- 던힐 하나"
여자는 내 얼굴을 여기저기 훑더니 인상을 팍 쓰고는 귀찮다는 듯 손을 훠이훠이 내 젖는다.
"난 미성년자한테 담배 안팔아 딴데가서 알아봐-"
"씨- 누가 미성년자야?"
"어쭈ㅡ 네가 아주 늙어보이나 보지? 적어도 중학생? 아님 고등어로 보이거든?"
"야-!!!!!!내가 너보다 더 처먹었으니까 좀말할때 내놔라-!!!"
쯧- 그때 난 이 여자 성격이 이런 줄 몰랐지- 알았다면 건드리지 않았어! 결코
천하무적에 무슨 여자가 황소고집인지 자기가 결정한건 번벅할 줄 모르지 휴-
나를 죽일 듯 노려보면서 신문을 둘둘 말아서는 내 허리며 어깨며 사정없이 내리치고는
정말 여자한테 그렇게 맞어본 적은 이제껏 살면서도 이 여자한테 밖에 없지- 암암-
밖으로 뻥 걷어차버리는 생긴 거완 아~주 딴 판의 무지막지한 힘의 터프녀였다.
"야!! 너 다신 오지마 재수없게- 누굴 짤리게 하려는 거야?"
세상엔 나쁜 일이 있으면 기쁜 일도 있는 것이다-
내게 그녀를 만난 것이 기쁜 일이었다.
......
..........
.....................
그 뒤로 일주일 한 달 되는대로 학교가 끝나며 그 여자를 만나러 갔다.
현성이 혀를 끌끌 찼지만 나를 때리던 그녀가 -미친 놈이 된 것인지- 때리는 그녀가 자신에겐
무지 예뻐보였다는 거다. 미친놈-훗-
처음엔 편의점 문을 열었다는 이유만으로 개패듯 신문지 뭉치에 맞아야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이젠 무시하기 시작했고- 2주가 되자 나를 은근히 기다리는 눈치였다.
꼭 이런 말을 빼먹지 않고 하긴 했지만-
"죽어도 나 너 기다린거아냐!! 알았냐? 꼬맹아?"
하지만- 말동무 해주는 내가 은근슬쩍 기다려지는 건 어쩔 수 없었겠지 흐흐-
성질 하면 한 성깔하던 나 정재경을 부드럽게 만든 여자였다.
나중에 안거지만 그녀는 나보다 무려 6살이나 많았고-사범대를 다니는 23살의 대학생이었다.
이제 곧 교생을 나간다는- 쩝- 왠지 교사가 되는 건 말리고 싶었지만 교생실습을 기다리는
평범한 여자였다.
열일곱 머리땜에 아주아주 드러웠던 운수가 그녀를 만난 최고의 날이되어버린 날부터
정재경은 그 여자에게 코가 꿰어버렸다. 쩝-
.......
"음- 안 자고 뭐해?"
"휴~ 담배 고파라 쿡쿡"
"담배 끊은 거 아니었어?"
"그랬지- 쿡- 근데 오늘 따라 유난히 땡기네 너 처음 본 날 생각하니까 후후"
"쳇- 맞으면서 좋아하는 메조키스트 같은 놈"
"큭- 그때 때리면서 얼굴 벌개져서 얼마나 귀여웠다구"
"어이 그만 잠이나 자슈"
그녀에게 팔배게했던 손을 끌어서 그녀를 품에 확 안아버리는 나-
그녀를 만난지 2년- 그리고 그녀와 함께 산지 반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묻고 싶었던 걸
조심스레 꺼낸다.
"넌 후회안해? 드레스 못 입은거?"
"됐어- 난 그런거 입고 싶지 않은 대한민국 여자 중에 유일한 인간이니까"
"쿡- 그걸 어떻게 장담해?"
"내 감이야 여자의 직감 쿡쿡"
"혼인신고만 한거 난 후회해- 내가 아무리 고등학생이래도 미성년자래도 법적으로
결혼해도 아무 문제 없는거고 실제로 혼인신고도 했고-그냥 식 올리는 건데-
나 그리고 무지 보고싶었다고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 분명 엄청 이뻤을꺼야"
"음- 난 이게 더 좋은데~~ 결혼식같은 형식 적인 것 보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내 몸 위로 올라타는 그녀- 그러더니 살며시 자신의 입술을
갖다댄다. 훗- 유혹하는데 우쩌겠는가
어쩔 수 없이 응해주는 수 밖에- 후후-
결혼식도 없이 신혼여행도 없이- 우린 반년간 합법적 동거를 한다.
아직 내가 미성년이란 이유로 난 사실 이거에 반대다!!열아홉 먹을 만큼 먹었고!! 활기왕성
한데 쳇- 사랑하는 여자랑 한 집에서 그 짓을 못 한다는 건 매우 애석할 수가 없다!!
우린 부부고 관곌 갖는다고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는데 따로 방을 써야하는 현실이
아주-아주 빈정대고 싶을만큼 마음에 안든다.
그러나 우쩌겠는가 안 그럼 당장에 스킨쉽 금지령이 내려질텐데!!!
저 여잔 도대체 날 사랑하긴 할까?
사랑하는 사람하고 한 몸이 되고 싶은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음-지금까지 제가 처음 쓴 ㅠ 허술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이 내용을 이어가 소설을 써보려고 하는데 ㅠ 힘드네요
어떤 글이 될지 참 애먹고 있습니다. 아직 처음 밖에 쓴 건 없지만요
아무쪼록 읽어주신 분들!!사랑합니다 하핫;;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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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닷단편소설
[단편]
[박낭자] 터프한 연상과의 첫만남
박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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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1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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