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두 가지 날이 있다. 야구 있는 날과 야구 없는 날. 롯데의 홈구장인 사직구장에 경기가 열리는 날은 '야구있는 날'이고 그렇지 않은 날은 '없는 날'이다. 베이징올림픽 야구금메달을 기념해 프로출범 27년 만에 처음으로 4개구장 완전 무료개방을 실시한 '대국민 감사의 날'이 열린 2일. 사직구장은 '야구 있는 날' 중에서도 '특별한 날'이었다.
◇역시 구도! 불붙은 야구열기
사직구장은 경기시작 4시간 전부터 '부산 갈매기'가 몰려들었다. 2학기 수업이 한창인 중·고교생들은 "보충수업을 빼먹고 왔어요"라며 들뜬 표정을 숨기지 못했고 한 70대 노 신사는 "오늘 공짜라 캐가 20년 만에 왔다"며 감회에 젖은 표정을 지었다. 경기시작 1시간 전인 오후 5시 30분. 사직구장 앞 사거리 횡단보도에 서 있던 김호찬(23·동래구 노포동) 씨는 "야구 없는 날에는 사직구장 앞 공원에 아무도 없는데 이러다 못들어가겠다. 자리가 벌써 다 찼나보다"며 함께 온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함께 신호를 기다리던 학생들도 "자리 없단다. 뛰라!"며 덩달아 단거리 육상선수로 변했다.
◇구름관중 속 미리 시작된 가을축제
김 씨는 무사히(?) 경기장에 들어갔지만 오후 6시가 조금 넘자 사직구장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매진기록을 갈아치운 순간이었다. 17차례 만원. 화요일 매진은 올 시즌 홈 개막전인 4월 1일 SK전 이후 두번째다. 무료입장 행사로 대구구장도 '유이'하게 만원을 기록했지만 부산의 경우 3만석짜리 빅 스타디움이고, 그것도 3연속경기 매진을 기록했으니 부산의 야구열기가 어느정도인지 실감케 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10연승의 신바람을 낸 선수들이 뜨거운 야구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롯데 타선은 1회말부터 조성환~이대호~가르시아~강민호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3득점 해 사직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9년만에 '가을잔치' 참가를 기정사실화 한 팬들은 미리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듯 했다. 이대호의 귀여운 몸매(?) 때문에 롯데 팬이 됐다는 정의환(32·연제구 거제2동) 씨는 "올 해는 가을에 야구할낍니더. 두고 보이소. 못가면 내 손에 장을 지집니더"며 "이번 포스트시즌에 부산에 오면 야구응원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응원에 흠뻑 취해 있는 동안 경기는 어느덧 종반에 접어들고 있다.
롯데의 11연승을 눈앞에 둔 채 사직구장, 아니 부산은 가을야구 신드롬에 벌써 푹 빠져있었다.
문성재 - 부산 갈매기 (Remix Version)
첫댓글 야구는 잘 모르고 그저 일본을 이기는 스코어만 볼줄알으니...
내 손에 장 을 지집니더 ㅎㅎㅎ표현이 참 잼있네요~^^
부산 뿐만이 아니라 전국이 들썩거립니다.
좀 부산사람들이 별나기는 해도 야구사랑은 거의 광적입니다 ㅋ ㅋ
야~ 관중이 만원사례다 저렇게 부산사람들이 야구를 좋아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