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포항과의 경기, 기억나시나요? 옆집 롯데의 식구들이 찾아와 우리팀을 응원해 줬었죠. 로이스터 감독은 서툰 모습으로 시축을 하기도 했었구요. 오늘은 우리 선수들이 그 답례로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황선홍감독님과 안정환선수는 축구장만의 스타가 아니었습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롯데의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마운드에 나섰을 때는 팬들 모두가 함성을 내질렀지요. 항상 말끔한 모습의 단복 차림만 보여주시던 감독님께서 오늘은 운동화에 청바지, 롯데의 유니폼, 거기다 야구모자로 한껏 ‘야구장패션’을 뽐내셨습니다. 안정환 선수 역시 탁월한 패션감각으로 야구장에 나타났구요. 특히 안정환 선수는 지난 포항전 마해영 선수와 교환했던 바로 그 유니폼을 입고 와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황선홍 감독님과 안정환 선수는 입을 모아 축구도 열심히 해서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겠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하셨지요.
시구와 시타에 앞서 황선홍 감독님은 로이스터 감독과 사인볼을 교환하며 우정을 과시했고 안정환 선수는 이번에는 롯데의 주장 정수근 선수와 사인볼과 야구 배트를 교환하였습니다.
우리 사인볼을 들고있는 정수근 선수도, 야구배트를 들고 있는 안정환선수도 조금은 어색해보입니다. (웃음)
인사를 하고 내려와 잠시 시구연습을 하던 황선홍 감독님. 공과 함께 해온 세월탓일까요, 축구공은 아니지만 야구공도 그리 어색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멋진 폼으로 야구공을 던지고 받는 모습이 꽤나 잘 어울리시던걸요? 연습하는 감독님 곁으로 롯데의 포수 강민호 선수가 다가와 ‘스트라이크가 아니면 받지 않겠다’고 하자 감독님께서는 ‘(받기전에) 정환이가 친다던데~’라는 답으로 주위를 웃음짓게 했습니다. 하지만 감독님의 말씀은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안정환 선수 몸쪽으로 간 공 탓에 안정환 선수는 배트를 공에 대보지도 못하고 공을 피해야만 했으니까요. (웃음)
이날 감독님과 안정환 선수만 경기장을 찾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경기 시작 30분 전 빨간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우리 선수단이 단체로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감독님과 안정환 선수의 인사가 끝나자 우리 선수들 역시 소개 되었지요. 홈베이스와 1루 사이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던 우리 선수들. 역시 낯선 곳에서 만나면 너무 반갑습니다. (웃음) 마치 소풍 온 학생들처럼 밝은 표정의 우리 선수들이 기억에 남네요.
내일도 훈련이 있는 탓에 9회 말까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이런 작은 것들이 모여 팬들의 발걸음을 축구장으로 돌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 선수들을 대하는 롯데의 팬들을 보니 야구장으로만 향하던 발걸음을 어느 정도 돌릴 수도 있을 것 같던걸요? (웃음)
언젠가 팬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 없는 아시아드에서 목 놓아 서포팅할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오늘 롯데 홈 구장에서 본 (사실 조금 부러웠던) 그 광경처럼 말입니다.
첫댓글 훈훈 하다~ 앞으로도 부산이 롯데만큼이나 야구 열풍이 불었으면 좋겠어요ㅜㅜ
축구 열풍이겠죠 ㅎㅎ
부산야구팬들의 열기를 반만 끌어와도 엄청날 것 같은디..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