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난관에 봉착하여 삶이 힘들 때가 있는데, 이때 타개의 능력에는 주관적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이는 못 받아드려 심신이 미약해진다든지, 어떤 이는 스트레스로 마구 먹어대는 사람, 또는 털어버리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 기도드린다든지, 몸으로 부딪혀 실질적인 해결을 하려는 사람 등 다양하겠지요.
저는 “일을 만들어 거기에 몰입하는” 부류입니다.
지난여름에 집에 물이 새서 이사를 계획했었으나 그냥 눌러살기로 했죠.
그러다 보니 시설 보완하느라 땀깨나 흘렸는데 힘이 달려 팔다리에 생채기가 여러 곳 생겼어요.
빗물이 비좁은 창고로 흘러 수리할 때, 마침 앞집에서도 수리를 하기에 거기서 버리는 자재조각들을 주워 창고 하나 더 만들었고, 금이 간 화분들도 폐기물 버릴 때 요금을 보태서 버렸죠.
사실은 계획했던 걸 실천한 것뿐인데, 관심 갖는 주윗분 들은 좋게 한 마디씩 해줬지요.
평소 볼거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던 옆집아주머니는 기대하는 게 있으신지? 적극적이더군요. 더 버리라고요...
해서 주일오후 아내와 창고, 그리고 장롱정리를 하며 과감히 버렸더니 집이 더 넓고 여유로워졌지 뭐예요.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며, 벽에 못하나 못 박는 사람이 있듯이 사람마다 본인의 달란트가 있잖아요?
저는 일하다 생긴 제 몸의 `생채기`에 대한 말을 일절 않으니 주위에서 “일 하나는 똑 소리 나게 한다.”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실상은 일 마무리하고 성당 소속단체모임에 늦게 참석했었을 때는 졸음이 와서 힘겨워 중간에 나와버렸을 정도였는데도 말예요.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각기 다르겠지만, 일이든 신앙이든 추구하는 목표는 얼추 비슷할 것입니다.
일을 미뤄두지 않고 처리하려 하듯이, 신앙도 호시탐탐 노리는 악에 넘어가서는 안 되며, 특별히 수호천사와 모든 성인의 통공과 성모님께 보호받음으로 해서 맑은 영혼으로 영위되리라 싶고. 궁극적으로 하느님이 계신 쉼터, 영원한 안식처가 목표일 것입니다.
하느님을 안 믿는 사람도 자신의 영혼을 위한 소망은 있더군요.
그들이 말하는 "피안의 언덕"이란? “영혼을 정화시키기 위한 충전소” 같은 곳일 것 같아요.
어떤 이는 그 언덕을 두고 그들이 갈구하는 곳이며 혼령들의 영원한 쉼터라고도 하더군요.
침묵의 안식처로서 마지막 단련을 끝내고 평화를 얻는 곳,
그들은 모르지만 실상은 하느님의 관심이 있는 곳, 그런 곳이 “피안의 언덕”이 아닐까? 싶어요.
신앙이 없는 그들에게도 하느님께서 관여하실 것으로 추측해 봤더니, 우리가 주님을 믿고 직관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그나 큰 은총이었습니다.
첫댓글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간간이 생활 속의 이야기들을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예쁜 손녀의 모습이 참 사랑스럽네요.. 여름내내 고생하셔서 넓은 공간을 얻으신 거 축하드립니다. 저도 미니멀리즘을 지향하고 있는데 뭘 버리는게 우찌 그리 어려운지요...ㅋㅋ 욕심이 없다고 하면서 욕심을 버리지 못하니 그것또한 욕심에 놀아나는 꼴이기도 하더라고요...ㅋ 여튼 성당 선배님들의 늘 고민하며 사시는 모습, 그리고 그 느낌을 나누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도 닮고자 합니다..^^*